한겨레
속편 아니면 재개봉...달라지진 못하고 달리기만 한 올 영화계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극장 전체 관객수는 1억1012만13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만명도 늘지 못했다.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베트남 등 일부 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80% 정도 회복한 북미 시장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13년부터 시작된 연 관객 2억명 시장은 코로나로 무너진 뒤 고착되었다. 시장 침체가 이어지자 대작 영화들이 사라지다시피 했는데, 올해 양대 천만 흥행작인 '파묘'와 '범죄도시4'는 각각 순제작비 100억대 초반의 작품이다. 대작 영화의 기준이 순제작비 100억원이기만 하지만, 최근 순제작비 200억~300억원, 손익분기점이 500만명을 넘는 영화들이 급증한 데 견주면 조촐한 규모다. 특히, '텐트폴 전쟁'으로 여겨지던 여름 시장에서도 '파일럿, 탈주, 핸섬가이즈 등'의 흥행작들은 순제작비 100억원 이하의 중급 영화들이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재편되기 시작한 영화 시장의 특징은 '검증된 영화'(텐트폴) 선호 현상이다. 그리고 관객들 역시도 화제성이 커진 뒤에 영화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2023년 평균 관람시점은 개봉 후 15.5일이다. 지난 19일 국내 극장 흥행작 10편 가운데 5편이 속편으로, '범죄도시 4, 베테랑2, 인사이드아웃2, 모아나2, 듄2'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할리우드에서 더 강세를 보였다. 한국 극장에서도 마케팅비가 신작보다 현저히 적게 들어가고 흥행성이 검증됐다는 측면에서 과거 흥행작과 명작들의 재개봉이 급증했다. '노트북'은 지난 10월 재개봉해 19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지난 10일 극장 관람료에 포함됐던 영화관 입장권 부과금 폐지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영화발전기금은 입장권 가격의 3%에 해당하는데, 2007년 시행 뒤 한국 영화 창작과 개봉, 수출 지원에 가장 중요한 예산으로 쓰였다. 이에 따라 영화인등른 더 직접적인 타격을 걱정하는 형편이다.
# 극장 침체기 # 텐트폴 전쟁 # 재개봉 영화
*텐트폴 콘텐츠: 텐트폴은 텐트를 받치는 기둥이란 뜻. 흥행성이 보장된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말한다.
조선일보
잘나가던 K뷰티·K푸드가 떨고 있다
올해 1~11월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93억달러(약 1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역대 최고치인 2021년 전체 수출액 92억달러를 이미 뛰어넘었다. 올해 11월 말 기준 농식품 수출 누적액(잠정)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90억4800만달러(약 13조1200억원)를 기록했고 수출 상위 품목인 라면(11억380만달러), 과자류(7억600만달러), 음료류(6억900만달러) 등은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그러나 우리 수출의 새로운 엔진이던 K뷰티와 K푸드 기업들이 고환율 변수에 위기를 겪고 있다.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원료 등을 수입에 대거 의존해 왔는데, 환율이 급등하면서 실적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이다. 여기에 계엄 파동 이후 한국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커진 우려도 있다. 화장품 업계는 고환율이 지속되면 한국에서 인기를 끈 후 마케팅의 힘으로 해외에서도 잘 팔리는 '선순환 구조'가 끊길 거스올 우려하고 있다.
특히, 두 업계는 공통적으로 미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는데, 미국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 국내 화장품 중국 수출액은 9% 감소한 반면 미국 수출액은 38.6% 증가했다. 올해 1~10월 대미 농식품 누적 수출액은 13억660만달러(약 1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쌀 가공식품과 라면도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각각 55.9%, 65% 늘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보편 관세 부과를 내세우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해 10% 이상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K뷰티, K푸드 # 한국 수출의 엔진 # 고환율 # 관세 폭탄 # 미국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