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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G 논쟁
사탕수수나 타피오카와 같은 식물에서 미생물 발효로 뽑아낸 글루타민산을 나트륨과 결합한 성분을 일러 MSG(Mono Sodium Glutamate)라 한다.(L-글루탐산나트륨이라고도 한다.)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가지 아미노산 중 한 가지로 모유나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과 육류, 감자, 완두콩, 토마토, 옥수수 등 우리 주변 자연식품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성분이다.
2012년 일부 TV프로그램이 MSG를 사용하는 식당에 대해 ‘착한 식당’이 아니라고 낙인을 찍은 후 한국에서는 MSG 유해론이 급속하게 확산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012년도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서비스 평가’에서 MSG의 사용 여부를 평가 기준 중 하나로 정했으며, 2013년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MSG 사용 안 하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MSG 유해론이 빠른 속도로 번지자 정부와 식품업계는 전 세계가 MSG의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MSG 유해론은 비과학적인 루머라고 일축했지만, 한국의 주부들은 대체로 MSG를 기피한다.
세계적으로 안전 식품군으로 분류되는 MSG를 한국인이 기피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역사적 산물이라는 분석이 있다. 박미영은 MSG를 생산하는 국내 두 식품회사가 수십 년간 경쟁해 오면서 상대의 제품을 비방하는 이른바 ‘비방 마케팅’을 전개했는데, 이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자사 제품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행위가 지나쳐 소비자들이 모든 조미료 제품은 안전하지 못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MSG를 이른바 ‘감칠맛’을 느끼게 해주는 조미료로 알고 있는데, 음식평론가 황교익은 MSG와 감칠맛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MSG에서는 감칠맛이 나지 않으며 한국인이 중독되어 있는 것은 MSG가 아니라 감칠맛이라고 했다.
"일본에서 글루탐산의 맛을 발견하고 여기에 うまみ(우마미)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일제강점기에 감칠맛으로 번역되었다. 우마미와 감칠맛은 둘다 ‘좋은맛', '당기는맛’이란 뜻으로 쓰인다.
인간의 혀는 오미(五味), 즉 짠맛, 단맛, 신맛, 쓴맛, 그리고 감칠맛을 느낀다고 한다. 짠맛, 단맛, 신맛, 쓴맛은 혀에서 느끼는 감각을 표현하는 감각언어인데, 감칠맛은 다르다. ‘맛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감성언어이다.
글루탐산의 맛에 감성언어가 붙으니 미각에 혼란이 생겼다.
맛있게 음식을 먹으려면 ‘감칠맛의 그 무엇’을 첨가해야 한다는 강박이 만들어졌다. MSG에 중독된 것이 아니라 감칠맛이라는 감성언어에 중독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MSG 소비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지만, 해외 수출은 매년 증가하는 등 수출효자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8년 4,166톤이었던 MSG 수출량은 2011년 1만 2,730톤에 달했다.
- 연합뉴스 -
¤ 너무 맛있어서 문제인 감칠맛
“조미료를 좀 넣어야 맛있어.” 어머니들은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 실제로 밋밋한 국에 조미료를 조금만 넣으면 맛이 확 달라지곤 했다. 하얀색 가루같은 그 조미료는 대부분 MSG(L-글루타민산나트륨)였다.
한편 식당에서
“내 음식엔 조미료를 넣지 말아달라”
고 요청하는 손님을 볼 때도 있다.
그 때 말하는 조미료도 MSG를 뜻했다.
MSG를 넣지 않는 식당을 착한 식당이라며 추켜세우는 방송이 인기를 끌기도 했고, 반대로 MSG를 쓴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요리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한쪽에서는 조금만 넣어도 맛을 돋구고, 한쪽에서는 몸에 해롭다며 피하는 하얀 가루, 도대체 MSG가 뭐기에 이러는 걸까.
MSG 많이 먹으면 ADHD 걸릴까?
MSG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도쿄대 물리화학과 교수인 이케다 기쿠나에 씨다.
이케다 교수는 다시마나 고기 국물의 독특한 맛이 궁금했다.
당시 혀가 느낄 수 있는 기본맛은 단맛, 짠맛, 신만, 쓴맛 등 4가지 맛뿐이었다. 연구를 계속한 그는 1907년 이 맛에 ‘우마미’라는 말을 붙이고 이 맛의 정체가 아미노산의 하나인 글루탐산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글루탐산 자체는 맛이 없었지만 나트륨이 달라붙어 염의 형태가 되면 물에 잘 녹고 우마미 맛을 낸다. 이것이 바로 MSG다. 우마미는 나중에 5번째 맛으로 공식 인정을 받고, 우리말로는 감칠맛이 됐다. MSG는 처음부터 자연 상태에 있던 물질에서 찾은 것이지 아예 없던 물질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게 아니었다.
MSG의 유해성 논란은 1968년 미국에서 시작된다.
어떤 사람이 의학 학술지에 “중국 음식을 먹고 목 뒤와 등, 팔이 마비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여기에서 ‘중국식당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왔고, MSG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쥐에게 과다한 MSG를 주사하자 뇌 조직에 이상 현상이 나타난 실험도 있었다. 주위에서도 꽤 “MSG를 먹으면 뒷목이 뻣뻣해” “MSG를 많이 넣은 중국 음식을 먹으면 졸음이 와”라며 MSG의 부작용을 몸으로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MSG를 다뤘던 실험들이 “문제가 많았던 실험”이라고 지적한다. 당시 실험에서 쥐의 몸무게 기준으로 kg당 2g의 MSG를 주사했다.
몸무게 60kg인 사람으로 치면 MSG 120g을 주사한 거였다. MSG가 조미료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어처구니없이 많은 양이었다.
더구나 직접 먹이지 않고 정맥으로 주사한 것도 문제였다.
먹었을 때는 아무 문제없던 물질도 주사를 놓으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이다.
MSG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실험에서 문제를 일으킨 적은 거의 없다. 물론 일반인에게 실험해보면 MSG가 들어 있는 음식을 먹고 몸에 이상이 있다고 말한 사람이 1~2% 나타난다. 이는 커피나 땅콩 등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MSG 부작용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MSG가 들어 있다는 걸 감춘 음식을 먹게 하면 증상이 많이 사라진다. 즉 MSG 논란은 음식이 아니라 심리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MSG가 뇌를 공격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MSG의 중심물질인 글루탐산이 뇌에서 신경전달물질로 쓰이는데, 그런 MSG를 직접 먹으면 뇌가 흥분할 거 아니냐는 생각에서 이런 주장은 꽤 설득력 있게 들렸다.
그러나 뇌는 강력한 보호장벽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식품으로 먹은 글루탐산이 직접 뇌로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첨가물의 일종인 MSG의 사용량을 규제하지 않는다는 점만 봐도 일상생활에서 먹는 양으로는 우리 몸에 해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MSG에 중독되지는 말아야
단맛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찾기 위해서 생겨난 맛이다.
짠맛은 신경 활동에 꼭 필요한 소금을 찾는 맛이다.
MSG가 내는 감칠맛은 바로 단백질을 찾는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 10~40%가 글루탐산이다.
감칠맛을 내는 다른 아미노산도 있지만 글루탐산이 가장 강한 감칠맛을 낸다.
글루탐산은 고기에만 많은 것이 아니다. 치즈에도 많고, 토마토에도 많다. 심지어 모유에도 많다.
MSG를 쓰면 안 된다고 비판하는 측에서는 조미료에 들어 있는 MSG는 자연에 존재하는 글루탐산과는 다른, 인공적으로 만든 물질이라고 주장한다.
인공 MSG는 해롭고 천연 MSG(글루탐산)는 괜찮다는 것이다.
하지만 식품학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MSG가 물에 들어가면 글루탐산 음이온이 되므로 글루탐산과 MSG는 사실상 같은 물질이라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MSG는 결코 몸에 해롭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해롭지 않다고 해도 MSG를 남용하라는 뜻은 아니다. 식품첨가물은 필요한 만큼만 쓰는 게 좋다.
더구나 MSG를 많이 쓰면 재료의 고유한 맛보다 감칠맛에 길들여지게 된다.
즉 좋은 고기로 제대로 우려낸 고깃국물 맛대신 MSG를 이용해 간편하게 만든 감칠맛에 길들여지면 우리는 좋은 식재료의 진짜 맛을 잊게 될 것이다.
또 다양한 맛과 풍미 대신 MSG가 주는 간편한 감칠맛에만 만족해 점점 더 많은 MSG를 찾게 될 수도 있다. MSG의 진짜 문제는 바로 이것일지 모른다.
- 동아사이언스 -
¤ MSG는 건강에 나쁘다? MSG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애초 사람이 혀에서 느끼는 맛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 등 4가지 미각만 있는 것으로 알았지만, 여기에 감칠맛의 존재가 새롭게 밝혀지면서 5번째 미각으로 당당히 인정받았다.
음식 재료는 끓이고, 볶고, 발효되는 조리 과정을 거쳐 더 풍부한 맛을 내게 되는데, 이 맛의 핵심은 감칠맛에 있다고 한다. 감칠맛이 요리 맛을 좌우하는 것이다.
그럼 감칠맛의 정체는 무엇일까? 감칠맛은 1908년 일본 도쿄대학 교수이자 화학자인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가 규명했다.
1908년 어느 날 저녁을 먹던 이케다는 "여보, 도대체 무슨 국물인데 이렇게 맛이 있소?"라고 부인에게 물었고, 다시마 국물이라는 부인의 대답을 바탕으로 다시마 국물의 성분을 분석한 끝에 다시마에서 추출한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이 감칠맛의 요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케다는 '글루탐산나트륨'(MSGㆍmonosodium glutamate)이라는 합성조미료를 발견해 이를 '아지노모토'(味の素)라고 이름 붙여 이듬해 상품으로 만들어냈다. 맛을 내는 하얀 가루 아지노모토는 이렇게 탄생했다.
아지노모토 제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세계로 뻗어 나갔다. 일제가 점령한 한반도에서도 아지노모토는 사람들의 입맛마저 점령했다.
아지노모토가 일본을 휩쓸고 한국 시장까지 차지하면서 이케다는 돈방석에 앉았다.
한일병합 직후 한국에서 처음 발매됐을 때 작은 병 하나가 40전이었는데 쌀 1㎏에 16전 하던 시절이었으니 매우 비쌌다.
하지만 한국 사람 특유의 국물 음식 문화에 맞게 현지화를 시도해 1920년대부터 아지노모토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이것만 있으면 이 세상 음식은 자유자재로 모두 맛있게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음식에 아지노모도를 쳐서 먹으면 신가정, 신여성이 됩니다"
등 아지노모토만 치면 모든 음식의 맛이 좋아진다는 과장 광고로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설렁탕집, 냉면집, 중국집 등 음식점이 생기면서 독점 납품한 화학조미료 아지노모토는 급성장을 거듭했다. 아지노모토 한 스푼이면 진한 설렁탕 국물 맛도, 감칠맛 나는 냉면 육수도 뚝딱 만들어졌다.
2차 세계대전,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전한 이후에도 아지노모토는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MSG는 인체에 해롭다고 알려지면서 위기를 맞는다. 심지어 독극물처럼 취급받는 등 누명을 뒤집어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에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MSG 유해론은 1970년대 미국에서 미국 사람들이 중국 음식을 한껏 먹은 후 나타나는 졸림, 두통, 흉부 압박감, 현기증, 매스꺼움, 두근거림 등 증세를 MSG와 연관된 '중화요리증후군' 혹은 '중식당증후군'(Chinese Restaurant Syndrome;CRS)라고 명명하면서 퍼져나갔다.
중국식당에서 인공조미료인 글루탐산나트륨, 즉 MSG가 다량 쓰인다는 것 때문에 이 성분이 CRS의 원인으로 지목된 데 따른 것이었다.
CRS 표현은 미국에서 점점 광범위하게 쓰여 대표적인 영어사전인 메리엄-웹스터 사전에도 올랐다.
하지만 CRS라는 것이 실제 발생하는지, 그 원인이 MSG인지 등은 지금껏 과학적으로 증명된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여태껏 "중국 음식을 먹고 속이 울렁거리는 이유는 식품첨가물인 MSG 때문"이란 글들이 인터넷 등에 떠돌고 있다.
근래 들어 많은 과학자는 CRS 증상이 모두 MSG와 무관하며 의학적으로 인체 유해성은 없다고 밝혔다. MSG가 건강을 해칠 것이라는 소문은 근거가 없으며 무죄라고 선언한 것이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감칠맛을 내는 데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이지만 유해성 논란에 휩싸인 MSG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식약처는 글루타민산나트륨이 지난 199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연구, 조사한 결과, 평생 먹어도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이미 판명이 났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MSG(L-글루탐산나트륨)의 정식 표기를 '화학적 합성품'에서 '향미증진제'로 변경하는 등 조미료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향미증진제란 식품의 맛 또는 향미를 증진하는 식품첨가물을 말한다.
L-글루타민산나트륨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당을 원재료로 사용해 만든다.
미생물이 사탕수수 원당을 영양분으로 글루타민산을 만들어내고, 이후 정제와 결정화 과정을 거친 후 글루타민산이 물에 잘 녹을 수 있도록 나트륨을 붙이면 L-글루타민산나트륨이 된다.
글루타민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가지 아미노산 가운데 하나로, 모유나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과 육류, 감자, 완두콩, 토마토, 옥수수 등 자연식품에 들어 있는 성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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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L-글루탐산나트륨)>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의 나트륨염.
sodium glutamate라고도 함.
흰색 결정으로 음식이 가진 원래의 독특한 맛을 좋게 한다. 이와 같은 효과는 글루탐산나트륨이 미뢰(혓바닥에 있는 작은 돌기로 맛을 느끼는 기관)를 자극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요리에 중요한 조미료로, 중국에서는 웨이징[味精], 일본에서는 아지노모토, 한국에서는 미원이라는 상품명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동양에서는 해조를 써서 만들었으나, 오늘날 주요생산국인 일본에서는 콩단백질로, 미국에서는 주로 밀이나 사탕무 속에 들어 있는 곡물 단백질인 글루텐으로 만든다.
글루탐산나트륨 자체는 아무 맛도 없지만 고기나 채소 등의 맛을 돋구어준다.
그러나 과일이나 단 음식, 달걀에는 효과가 없다. 양념을 한 것과 담백한 맛의 2가지로 판매되고 고기·수프·채소요리 등에 쓰인다.
상업적으로는 통조림 수프나 분말 수프 및 고기·생선·채소로 만든 식품 등에 첨가된다. 또한 담배의 맛을 더 좋게 할 때도 쓰이며, 간장병으로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도 치료용으로 써왔다.
많은 양을 사용할 경우에는 두통, 뜨거운 것에 덴 듯한 느낌, 발한, 오한, 일시적 마비 등 신체 이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은 로버트 호 만 곽이 연구했다 하여 곽씨병이라 한다. 한편 이 병은 보통 '중국식당증후군'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중국 음식점에서 글루탐산나트륨을 너무 많이 넣어서 요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Daum 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