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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섹션은 2014년 6월 29일 연재 종료되었습니다.
톰 클랜시와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지금도 그렇지만 1990년대에는 여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대단한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거의 대부분이 영화로 나오기 이전에 폭발적인 판매부수를 올린 작가의 작품이었죠. 대표적으로 '야망의 함정', '펠리칸 브리프', '의뢰인' 등을 출판하면서 법정 스릴러의 대가로 등극했던 존 그리샴, 일찍이 영화감독이었으며 '쥬라기 공원', '떠오르는 태양', '트위스터', '13번째 전사' 등으로 장르를 넘나들었던 마이클 크라이튼, 그리고 '붉은 10월', '패트리어트 게임', '긴급 명령' 등의 밀리터리 장르에서 전설이었으나 지난 9월 30일에 작고한 톰 클랜시가 있습니다.
글ㅣ 발없는 새 구성ㅣ 네이버 영화
이른바 '테크노 스릴러'의 창시자로 불리는 톰 클랜시는 영화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밀리터리 액션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영화는 의외로 몇 편이 나오지 못했으나, 아예 '레드스톰'을 직접 창립하면서 뛰어든 게임에서는 그의 영향력이 훨씬 지대했습니다. '레인보우 식스'를 필두로 하여 '고스트 리콘', '스플린터 셀' 등은 기존 FPS 게임과는 달리 놀라운 사실성과 무기, 장비, 액션에서 세밀한 묘사를 가미하여 전세계의 팬을 사로잡았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오락성만으로 거둔 명성이 아니라 팽팽한 긴장이 흐르는 현실 속의 국제정세와 각종 신무기를 아주 리얼하게 표현하면서 가능했습니다.
톰 클랜시는 볼티모어에서 우체부인 아버지와 그를 사립학교에 보내고자 열심히 일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1947년에 태어났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로욜라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습니다. 이 무렵에 톰 클랜시는 ROTC에 지원했으나 근시 때문에 부적격 판정을 받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이걸 해프닝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밀리터리 관련 소설로 대단한 명성을 떨친 그가 사실은 군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전문가의 뺨을 왕복으로 후려치고도 남을 만큼의 뛰어난 소설을 썼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만큼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톰 클랜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짬을 내어 쓴 소설 '붉은 10월'을 출판한 1984년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신문에서 스웨덴으로 망명하려고 한 소련의 잠수함에 대한 기사를 읽고 영감을 얻어 집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완성한 '붉은 10월'을 미 해군과 연관이 있는 출판사에 5,000불을 받고 판매했습니다. 담당자가 '붉은 10월'을 읽고 베스트셀러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직감하고는 상사를 설득하여 출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단, 장장 100페이지에 달하는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삭제하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톰 클랜시는 '붉은 10월'을 당초 5,000부 판매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실제로는 45,000부 이상이 팔렸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이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이 기자에 의해 알려지면서 판매부수는 폭증했습니다. 미국 베스트셀러 부문에서는 30주 이상 올랐을 정도로 히트였습니다. 자연스레 톰 클랜시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 그런 시선을 준 사람들 중에는 군장성도 있었습니다. '붉은 10월'에서 기술한 소련의 잠수함, 무기, 전투기, 위성 등에 내용이 놀랍도록 사실과 일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뉴욕 타임즈'의 기사를 보면 군 고위 관계자들조차 그에게 주목했고, 급기야 해군장관이었던 존 레먼은 톰 클랜시와 만난 자리에서 "대체 누가 알려줬나?"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묘사의 정확도가 높았으며 생생했던 것입니다. 물론 톰 클랜시는 누구도 자신에게 발설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그는 공개된 기술 매뉴얼과 군사 서적을 참고했으며 잠수함 전문가와의 인터뷰로 '붉은 10월'을 썼습니다.
'붉은 10월'이 여러모로 화제가 된 것을 계기로 톰 클랜시는 군대와 펜타곤을 방문하고 군장성과의 만남도 잦았으나, 단 한번도 이를 빌미로 기밀 정보를 얻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조사와 상상력으로 창작한 내용이 현실로 나타나는 걸 보면 오싹했다고 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게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실제로 톰 클랜시는 1994년에 발표한 소설인 '적과 동지'에서 일본의 극우파가 나라를 장악하고 미국과 전쟁을 벌인다는 설정을 도입했습니다. 이 소설에서 일본이 비행기로 국회의사당에 자살 공격을 감행하여 수뇌부를 몰살시킨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퍼뜩 떠오르시는 게 있죠? 바로 그 악명 높은 911 테러와 공격방법이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적과 동지'에는 자동차 무역으로 인해 미국과 일본 사이에 마찰이 일어난다는 내용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톰 클랜시는 군사부문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에도 상당한 식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블룸버그'의 기사를 보면 911 테러를 겪은 미국 정부는 보고서에서 '상상력의 실패(failure of imagination)'라는 것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톰 클랜시 본인조차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합니다. 그가 예측 아닌 예측과 분석 등을 하면서 미국 정부기관은 톰 클랜시를 포함하여 창의력이 뛰어난 작가를 초빙하여 강연과 조언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일어날수 있는 상황에 대한 정보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입니다. 군대에서는 복무한 적도 없는 사람이 이뤄낸 것이라고 하기엔 정말 기가 막히지 않나요? 톰 클랜시는 미군을 비롯해 CIA, FBI 등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으며, 펜타곤과 백악관에는 출입증 없이도 드나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민간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 [붉은 10월] (존 맥티어난, 1990)
톰 클랜시의 출세작이자 잠수함을 무대로 한 영화 중에서는 손가락에 꼽히는 수작입니다. 원작이 워낙 뛰어난 소설이기도 했지만 존 맥티어난의 촘촘한 연출과 숀 코네리, 알렉 볼드윈의 호연까지 보태져서 영화로도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고요하게 시작하는 듯하지만 숀 코네리의 굳은 표정에 이어 웅장한 잠수함의 형체를 보여주는 오프닝의 연출만 해도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존 맥티어난은 [붉은 10월]과 스케줄이 겹쳐서 [다이하드 2]를 포기해야만 했으나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지금이야 까맣게 잊힌 감독 중 한 명에 불과하지만 이때만 해도 대단한 경력을 이을 것처럼 장래가 촉망됐었죠.
[붉은 10월]은 톰 클랜시에게 그랬듯 그가 낳은 소설 속 캐릭터인 '잭 라이언'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냉전이 종막에 다다랐을 즈음에 소련의 핵잠수함이 미국으로 망명을 시도한다는 내용이며, 잭 라이언은 CIA 정보분석가로 나와 '붉은 10월'의 진의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애씁니다. 소련에서는 당연히 군사기밀이 넘어갈 판국이라 붉은 10월을 격침하려고 하고, 망명의사를 모른 미국에서는 무력도발일지도 모른다는 예상에 비상이 걸립니다. 다시 말해서 전략무기를 갖춘 핵잠수함을 사이에 두고 소련과 미국이 일촉즉발의 상황을 전개하는 것이 [붉은 10월]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후반부에 붉은 10월호와 이를 격침하러 온 소련, 반대로 지키려는 미국의 잠수함이 한데 벌이는 수중전이 압권입니다.
숀 코네리는 처음 이 시나리오를 읽고는 아무리 영화지만 비현실적이라고 하면서 거절했다고 합니다. (개봉 후 소련에서는 이와 비슷한 이유로 미국에 항의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는 자료를 받아서 읽고는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잭 라이언은 원래 해리슨 포드에게 제의가 갔으나 그가 거절하면서 알렉 볼드윈에게 돌아갔습니다. 어쩌면 최근의 알렉 볼드윈만 아는 분이라면 잭 라이언 같은 인텔리전트의 이미지와 도저히 어울리지 않아서 이상하게 여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이 풍채 좋은 중년 아저씨의 외모가 1990년대에는 아주 날렵한 몸매의 꽃미남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외모로는 세월무상을 느끼게 하는 배우죠.
2) [패트리어트 게임] (필립 노이스, 1992)
톰 클랜시의 세 번째 소설이자 영화화로는 두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시간상으로는 나중에 나왔지만 연대기로 보면 [붉은 10월]보다 앞선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잭 라이언은 CIA에서 은퇴하고 해군사관학교의 교수로 부임한 상태입니다. 그가 휴가를 겸하여 런던을 방문했다가 왕가의 일원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공격을 받는 사건을 목격합니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잭 라이언의 활약이 있었던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고 테러리스트는 사살되거나 생포를 당합니다. 일당 중 리더에 해당하는 이는 종신형을 받고 감옥으로 이송되다가 조직에 의해 구출되고, 런던에서 동생을 죽인 잭 라이언에게 복수를 하려고 미국까지 쫓아옵니다. 잭 라이언은 이들을 물리치지만 가족까지 공격을 받는 지경에 이르자 CIA로 복귀합니다.
[패트리어트 게임]에서 잭 라이언을 연기한 배우는 [붉은 10월]에서 같은 캐릭터로의 캐스팅을 거절했던 해리슨 포드입니다. 해리슨 포드는 [붉은 10월]이 잭 라이언보다는 소련 잠수함의 라미우스 함장에게 더 무게가 쏠렸다는 이유로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숀 코네리의 연기가 매우 좋기도 했지만 실제로 그랬습니다) 그를 대신하여 [붉은 10월]에서 잭 라이언을 맡았던 알렉 볼드윈은 브로드웨이 무대에 설 예정이었던 관계로 다른 배우를 물색하다가 해리슨 포드가 낙점됐습니다.
이 때문에 소설에서 바뀐 부분이 있습니다. 본디 [패트리어트 게임]은 앞에서 말했다시피 [붉은 10월]의 이전 이야기지만 영화에서는 달랐습니다. 해리슨 포드가 알렉 볼드윈보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아울러 잭 라이언을 연기한 배우 중에서 다수가 해리슨 포드를 최고로 꼽는데, 정작 톰 클랜시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벤 애플렉을 적임자로 인정했습니다. [붉은 10월]에 이어 [패트리어트 게임]도 흥행과 비평에서 준수한 반응을 얻었으나 소설과 일부분이 다르다는 것으로 인해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톰 클랜시는 시나리오의 초고가 나온 것을 읽고는 아예 [패트리어트 게임]의 제작에서 하차했습니다. 그만큼 불만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행동이겠죠.
3) [긴급 명령] (필립 노이스, 1994)
해리스 포드가 두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잭 라이언을 연기한 영화입니다. [패트리어트 게임]에서 책과 달라서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연출에는 큰 이견이 없었기에 필립 노이스가 그대로 영화를 이었습니다. [긴급 명령]에서 잭 라이언은 암으로 투병을 시작한 그리어 국장을 대신하여 CIA 부국장의 위치에 오르려고 합니다. (그리어 국장은 잭 라이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삼부작에 빠지지 않고 출연한 캐릭터입니다. 제임스 얼 존스가 세 편 모두에서 그리어 국장을 연기했습니다) 그는 한 남자가 요트에서 일가족과 함께 몰살당한 사건을 접합니다. 알고 보니 현직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였던 피해자는 자그마치 6억 불이 넘는 돈이 걸렸을 정도로 콜롬비아의 마약 조직과 깊은 연관이 있던 자였습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친구를 죽인 조직이 미국에게 위협적인 존재라고 언질을 하고, 이를 받든 국가안보자문은 불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해 마약 조직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잭 라이언이 수사를 시작하지만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수록 알 수 없는 압력에 시달립니다.
다른 작품들이 그랬듯이 톰 클랜시는 [긴급 명령]도 어느 정도 현실에 기반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국회의 동의 없이 월권으로 정보기관을 파견해 사적으로 악용한 것은 '워터게이트'로 유명한 닉슨 대통령을, 마약 조직의 보스로 나오는 인물은 실존했던 마약조직의 보스인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모델로 한 것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마약 문제로 몸살을 앓으면서도 '카르텔'이라고 부르는 남미의 마약조직을 일망타진하지 않는 데는 모종의 거래가 있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습니다. 이것을 증명이라고 하고 싶은 듯이 [긴급 명령]에서는 미국 정부와 콜롬비아의 카르텔 사이에 서로에게 득이 되는 조건을 건 대담이 오고 갑니다. 근작인 [솔트]를 봐도 알 수 있듯이 필립 노이스는 액션과 스릴러에 장기를 갖고 있는 감독입니다. [긴급 명령]은 전작인 [패트리어트 게임]에 비해 액션에 보다 치중한 형태입니다. 이것 때문에 자칫 영화가 느슨해질 수도 있었던 것을 무난하게 커버하면서 [긴급 명령]도 비교적 성공을 거뒀습니다.
4) [썸 오브 올 피어스] (필 알덴 로빈슨, 2002)
톰 클랜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네 번째 영화입니다. 전작인 [긴급 명령]으로부터 8년이 걸렸는데, 실은 [썸 오브 올 피어스] 전에 역시 톰 클랜시의 소설인 '크레믈린의 추기경'을 영화화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여기에 1년을 소비했으나 결과적으로 영화로 옮기기에는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썸 오브 올 피어스]의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썸 오브 올 피어스]에서 잭 라이언은 CIA 국장과 대동하여 핵사찰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합니다. 이때부터 어떤 음모가 엿보이기 시작하더니 러시아가 분쟁이 있던 체첸에 화학무기로 공격할 것을 감행합니다. 잭 라이언은 이 역시도 수상쩍게 여기지만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이 한 짓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합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서는 핵폭탄이 암시장에 나왔다는 첩보가 들어옵니다. 네오 나치가 이를 입수하여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전쟁을 일으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막는 데 한발 늦어버리면서 핵폭탄은 슈퍼볼 개막식이 열리는 볼티모어로 향합니다.
[썸 오브 올 피어스]는 3대 잭 라이언이자 원작자인 톰 클랜시가 잭 라이언을 연기한 배우 중 최고라고 인정한 벤 애플렉이 출연했습니다. 알렉 볼드윈과 해리슨 포드를 거쳐 더 젊은 배우인 벤 애플렉에게 역할이 주어졌다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썸 오브 올 피어스]는 리부트를 하면서 잭 라이언의 젊은 시절로 돌아간 영화입니다. 감독은 [꿈의 구장], [스니커즈] 등을 연출한 필 알덴 로빈슨입니다.
이전 두 편을 연출한 필립 노이스와 주연인 해리슨 포드는 모두 거절했다고 하며, 각본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테러리스트가 이슬람계인 것으로 나오나 영화에서는 네오 나치로 바뀌었습니다. 이를 두고 911 테러 때문에 변경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그 전에 제작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흥행에선 성공적이었지만 앞선 삼부작에 비하면 [썸 오브 올 피어스]는 평가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톰 클랜시 소설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고, 일부에서는 벤 애플렉의 연기를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5) [잭 라이언 : 섀도우 원] (케네스 브래너, 2013)
[잭 라이언 : 섀도우 원]은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잭 라이언의 다섯 번째 영화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전의 영화들과는 달리 톰 클랜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것은 아닙니다. [잭 라이언 : 섀도우 원]은 톰 클랜시가 창조한 캐릭터인 잭 라이언을 가져와서 다른 이야기에 가미했습니다. 이 과정이 좀 복잡하고 자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최초의 각본은 [썸 오브 올 피어스]에서 이미 시도했던 리부트를 재차 목표로 하고 [드라이브]의 호세인 아미니가 쓴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아담 코자드가 각색하여 '두바이'라는 제목의 각본을 완성했습니다. 에릭 바나가 주연할 액션영화로 예정했으나 제작사인 파라마운트의 요청에 따라서 주인공 캐릭터를 잭 라이언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잭 라이언 : 섀도우 원]은 11년 만에 돌아온 작품인 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각본을 거쳐간 인물만 해도 호세인 아미니, 아담 코자드, 앤소니 펙컴, 스티브 자일리언, 데이빗 코엡이 있습니다. 2008년에는 샘 레이미가 연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스파이더맨 4]의 촬영과 겹쳐질 것을 우려해 잭 라이언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밝혔습니다. (이 당시에는 샘 레이미가 네 번째 [스파이더맨] 영화를 연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를 대신하여 티비 드라마인 [앨리어스], [로스트] 등을 연출한 잭 벤더에게 감독 역할이 돌아갔으나 스케줄 문제로 도중에 하차하고 말았습니다.
케네스 브래너가 들어온 건 이 다음이었습니다. 제작을 눈앞에 뒀다가 크리스 파인이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촬영에 들어가는 바람에 보류하기도 하는 등, 잭 라이언을 되살리는 데 무지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잭 라이언의 초기로 돌아가 미국의 경제를 붕괴시키려는 러시아 테러리스트로부터의 공격을 저지한다는 정도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잭 라이언 : 섀도우 원]이 어떤 내용일지 상세하게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케네스 브래너는 직접 출연도 하며 잭 라이언의 부인인 캐시 라이언은 키이라 나이틀리가 연기했습니다. [맨 오브 스틸]에서 과연 녹록하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던 케빈 코스트너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