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가 담장을 가득 채우던 계절이었다. 당시, 하늘의 푸르름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고, 온 세상이 회색으로 그을려 있을 뿐이었다.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집에서 휴식을 취해도 됐지만, 그저 오늘도 어딘가 가고 싶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챙겨 일상 속으로의 여행을 떠났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순간에도, 모든 사람들의 손에는 우산이 쥐어져 있었고 하늘에서 대차게 떨어지던 빗방울은 금세 틈바구니로 모여 조그마한 물길을 이루고 있었다.
게다가 덕분에, 이때 망원한강공원을 처음 찾았다. 망원동과 한강을 연결하던 굴다리를 오가던 차량들만 무수히 많았을 뿐, 인기척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쏟아지던 빗방울에 불현듯 느껴지던 공허함과 빗방울을 동반하던 바람소리가 주변을 가득 채웠고, 저 멀리 보이던 군함 한 척이 넘실 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검색을 통해 이곳을 알게 된 것도 신기했지만, 실물로 이렇게 해군 군함을 서울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1. 첫경험
바로 눈앞에 퇴역한 군함 두척과 잠수함을 바로 볼 수 있었다. 비가 쏟아지던 관계로 야외 시설은 개점휴업 상태였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나머지 것들에 대해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순간을 담고자 한 손에 우산, 한 손에 카메라를 파지 없이 연신 셔터를 눌렀다. 물론 이때를 마지막으로 파지 없이 사진을 담는 것은 그만뒀지만, 이때를 생각하면 무슨 행동력으로 그랬는지 나 조차도 가늠을 할 수 없을 정도다. 덕분에 우산 너머로 들이치던 빗방울에 옷이 젖어가는 걸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었다.
2017년에 조성된 서울함공원은 군함 2척과 잠수함 1척으로 이뤄져 있었으며, 입장료 지불 후 내부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그 위용을 간접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이곳이 가족들에게 추천하고 싶었던 것은 모형이 아닌 그 자체가 실제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꽤 긴 시간 동안의 작전 지역을 오갔다는 사실과 더불어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한강에서 아이들에게 군함을 직접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문득 이곳을 걷다가 군함을 볼 수 있는 지역이 따로 있을까?라는 궁금증에 기억을 되짚어 봤지만, 답은 없다는데 도달했다.
더불어 우중 촬영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의욕이 앞선 나들이는 참으로 쉽지 않았다. 당시, 빈 틈 없이 쏟아지던 환경에서 파지의 중요성을 정말 절실히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 덕분에 어쩔 수 없을 때는 그냥 비를 맞으며 사진을 담았고, 피할 수 있다면 최대한 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순간을 담은 결과물들을 집으로 돌아와 볼 수 있었는데, 흔들리던 진동 속에서 간신히 몇 장을 골라낼 수 있을 정도였다.
한강에 두둥실 떠 있는 서울함과 내부 전시 공간으로 따로 분리가 되어 있었다. 저렴한 입장료에 두 곳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축복이 분명하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비를 피하고자 우선 내부 전시공간으로 들어갔다. 우천 상태로 인해 모든 곳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으며, 각 군함과 잠수함에 대한 상세 설명을 바로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작전 내용을 알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에 대한 내용은 적혀 있지 않아 그저 제한된 오픈소스의 정보만 접할 수 있었다.
해군복으로 보이는 옷들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거나 바로 위에서 3척의 군함과 한강에 대한 상설 전시가 펼쳐졌다. 이날 다 좋았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3층 전망대의 존재였다. 물론 서울함공원을 구경하며 이곳의 존재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날씨로 인해 충분한 가시거리와 분위기를 즐길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지금은 그 주변에 다른 즐길 공간이 즐비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풍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2. 잠수정과 군함
확실히 한강과 관련된 전시 내용도 알찼지만, 더욱 눈길이 갔던 건 해군 잠수정과 군함의 존재였다. 평소,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한다. 정도만 알고 있던 잠수정의 모습은 내부를 정말 고스란히 옮겨뒀다. 무엇하나 더하거나 덜한 것 없이, 그 비좁은 공간을 직접 살펴볼 때 장병분들에 대한 무한한 감사함만 느낄 수 있었다. 오래 전, 유튜브를 통해 잠수함에서 생활하신 분의 인터뷰 내용과 겹쳐지며 오직 공공의 안보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그 무한한 감사를 말이다.
이후, 위층으로 올라가 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그곳에 바로 외부에서 보던 군함 내부로 접근할 수 있었다. 비가 쏟아져 미끄러움을 유의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공간이 쇠로 이루어져 있어 부딪힘에 주의해야 했다. 알고 보니 그것은 바로 참수리 고속정이었으며, 군함에 붙어있는 마크와 설명문을 통해 바로 알 수 있었다. 제1, 2차 연평해전에 참전한 기종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해군이야기 영상과 군함모형들을 바로 볼 수 있었다.
한강변에 두둥실 떠다니던 서울함의 위용도 단연 독보적이었다. 양화한강공원과 선유도공원 그리고 바로 옆에 자리한 하늘공원에서도 그 위용을 충분히 접할 수 있었는데, 내부로 들어가니 그 상세한 모습들을 바로 살펴볼 수 있었다. 군함과 잠수정을 돌며 한하지 걸렸던 점은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던 문의 높이가 낮았다는 점이다. 자칫 신경 쓰지 않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였기에, 문득 이곳에서 생활하시던 분들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미사일과 함포 그리고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레이더는 작전 중이던 당시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지금은 현장을 떠난 채, 한강을 지키고 있었지만 그 덕분에 하루하루를 편하게 보낼 수 있음을 매우 잘 알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전해본다. 내부에 전투식량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운영 중에 있질 않았다. 꽤나 넓었던 서울함에서의 시간을 뒤로한 채, 잔잔하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순간을 마무리했다.
더불어 최근 서울함공원 주변으로 스타벅스 망원한강공원점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잠원한강공원 쪽에 자리한 스타벅스와 함께 또 다른 서울의 한강변 전망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이곳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말마다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는 소식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텅 비어있던 우리네의 일상 속 즐길거리가 풍성해져 감을 느끼고 있다. 올해 능소화 피던 그 계절날에 문득 서울함공원을 다시금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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