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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속 선방 다단계판매, 재도약 위해 총력
공정위, 2023 주요정보 공개…112개사 매출액 4조 9606억 원
다단계판매업계가 금리와 물가 등 악조건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내며 산업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잠시 주춤하는 정도로 선방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업계 스스로를 돌아보는 가운데, 다단계판매업계는 2023년 총 매출 4조 9606억 원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피할 수 없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전년 대비 8.4% 감소했지만, 업체 수는 오히려 증가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30일, 112개 다단계판매업자의 2023년도 주요정보를 공개했다.
2023년도 다단계판매업자 수는 112개, 다단계판매원 수는 720만 명으로 전년도보다 일부 증가했으나, 다단계판매 시장의 총 매출액은 4조 9606억 원, 후원수당 지급총액은 1조 6558억 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다단계판매자로부터 상품을 구입하거나 다단계판매업체에 판매원으로 가입할 때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지원하고, 다단계판매시장의 신뢰도를 제고함으로써 다단계판매시장에 건전한 거래질서가 정착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단계판매업자의 주요정보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4항 및 ‘다단계판매업자·후원방문판매업자의 정보공개에 관한 고시’에 근거해 매년 1회 공개하고 있다.
이번 정보공개는 2023년도 말 기준 122개 등록업체 중 2023년에 영업실적이 있고, 2024년 4월 말 기준 영업 중인 112개 다단계판매업자의 2023년도 사업 현황을 공개했다. 다단계판매업자 수는 2018년도에 130개를 기록한 이후 2022년까지 감소 추세였으나, 2023년도에 1개 업체가 증가했다. 11개 업체가 시장에 신규 진입했고, 10개 업체가 폐업 등 문을 닫았다.
상위 10개 사, 전체 78% 차지
2023년도 매출액 합계는 지난 2022년 5조 4166억 원 대비 8.4% 감소한 4조 96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팬데믹 여파로 인해 5조 원 미만으로 주춤한 이후 2년 연속으로 5조 원 이상으로 올라섰다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3년 만에 5조 원 문턱에 걸렸다. 다단계판매시장은 금리 정책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크고 작은 등락이 있었지만, 지난 2015년 5조 원을 돌파한 이후 10년 간 약 5조 원 규모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는 애터미와 한국암웨이,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 뉴스킨코리아, 유니시티코리아 등 매출 상위 10개사들이 시장을 이끌고, 중견 업체들이 흔들리지 않고 버텨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출 상위 10개 사의 총 매출액은 3조 8787억 원으로, 업계 전체의 약 7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10개사의 매출 규모는 지난 2022년 4조 2316억 원 대비 3242억 원(7.7%) 감소했다.
매출액 1천억 원 이상인 7개 업체(한국암웨이, 애터미,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 뉴스킨코리아, 유니시티코리아, 한국허벌라이프, 유사나헬스사이언스코리아/ 전체 업체 수의 6.25%)의 매출액은 3조 6592억 원으로, 시장 전체 매출액의 73.8%에 달한다. 매출액 1백억 원 미만 업체는 총 70개로 전체 업체 수의 약 62.5%에 해당하고, 이들의 매출액은 1979억 원으로 시장 전체 매출액의 4% 수준이다.
다단계판매 사업자들이 주로 취급하는 품목은 건강식품과 화장품, 생활용품, 통신상품, 건강보조기구 등으로 전년도와 유사했다.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사의 매출 상위 5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건강식품이 82%(50개 품목 중 41개 품목)의 높은 비중으로 집계됐고,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22.1%를 차지한다. 건강식품은 건강기능식품 외에도 건강 관련된 판매상품을 포괄해 분류했다.
다단계판매 업계는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최근 빠르게 시장규모가 확장되고 있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국내 건강기능식품 중에서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면역기능 개선 개별인정형 원료로 허가받은 ‘애터미 헤모힘’은 1400억 원이 넘는 매출로 시장을 리드했고,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의 성장을 견인하는 ‘피엠주스’ 3종(액티바이즈, 리스토레이트, 파워칵테일) 역시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여기에 건강한 체중관리를 돕는 뉴스킨코리아의 ‘TR90’와 종합비타민미네랄 ‘유스스팬’도 저력을 보였으며, 커큐민 수용화 기술로 물에 녹지 않는 커큐민의 흡수율을 크게 향상시킨 인큐텐의 ‘닥터큐민 오리진’ 역시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애터미·피엠, 악재 속 분투…업계 리딩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경제적 악조건으로 시장은 얼어붙었지만, 상위 10개 사의 분투로 급락은 막을 수 있었다. 애터미 등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기업의 총 매출액은 3조 8787억 원으로, 전년(4조 2030억) 대비 7% 감소하는데 그쳤다. 한국암웨이와 애터미는 각각 1조 2397억 원과 9122억 원으로 1위와 2위를 기록, 10위권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업계 전체의 43%의 비중을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가 전년 대비 3.3% 성장하며 5764억 원을 기록, 올해도 3위를 지켜내며 한축을 받쳤다. 뒤를 이어 뉴스킨코리아(3484억 원), 유니시티코리아(2408억 원), 한국허벌라이프(1959억 원), 유사나헬스사이언스코리아(1455억 원), 매나테크코리아(794억 원),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725억 원), 비아블(675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유사나헬스사이언스코리아와 매나테크코리아는 전년 대비 각각 4.2%, 2.5% 매출이 하락했고, 한국암웨이는 7.29%(974억 원) 감소했다.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와 매나테크코리아는 전년 대비 한 계단씩 순위가 올랐고, 비아블은 처음으로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20위권 업체 중 도테라코리아(673억 원)가 2% 이상 성장하며 11위에 랭크했고, 카리스가 630억 원으로 12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엔잭타(540억 원), 앤알커뮤니케이션(536억 원), 라라코리아인터내셔널(526억 원), 하이리빙(426억 원), 인큐텐(409억 원), 포라이프리서치코리아(356억 원), 굿모닝월드(318억 원), 프리즘인터내셔널(292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포라이프리서치코리아는 매출이 15% 이상 감소하며 주춤했고, 하이리빙은 11% 이상 실적이 하락했다. 인큐텐은 2년 만에 누적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을 이어갔으며, ‘2024년 누적 매출 2천억 원’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판매원 720만 명…전년 대비 2.1%↑
2023년도 말 기준, 등록 다단계판매원 수는 약 720만 명으로 집계됐다. 다단계판매업체에 등록된 판매원 수를 합한 숫자로 다른 업체에도 중복 가입하거나 등록만하고 판매활동은 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판매원 수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한다.
다단계판매원 수는 지난 2018년도부터 5년 동안 계속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3년도에는 전년(705만 명) 대비 2.1%(15만 명)가 증가했다.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사업자의 등록 판매원 수는 533.5만 명으로 시장 전체 등록 판매원 수의 74.1%를 차지하며, 지난 2022년 534.6만 명 대비 0.2% 감소했다. 2023년도에 다단계판매업자로부터 후원수당을 지급받은 판매원 수는 약 125만 명으로 전체 등록 판매원의 17.4%이다.
이는 지난 2022년 137만 명 대비 12만 명(-8.8%) 하락한 수치며, 최근 6년간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사업자별 후원수당 수령 판매원 비율은 최대 54.3%에서 최소 7.4%까지의 넓은 범위의 편차를 보인다.
상위 10위권 업체 중에선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의 판매원 수가 크게 증가했다. 등록판매원과 후원수당을 수령한 판매원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총 등록판매원은 77만 7385명으로 지난 2022년 61만 5468명 대비 16만 1917명,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후원수당을 수령한 판매원은 11만 2105명에서 12만 1438명으로 9333명(8%) 늘었다.
한국허벌라이프 역시 등록판매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총 등록판매원은 6만 5644명으로 2022년 6만 4750명 대비 894명(1.4%) 늘며,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영향력을 높이는데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20위권에서는 도테라코리아의 후원수당 수령판매원 수가 늘었다. 지난 2022년 1만 473명 대비 826명 증가한 1만 1299명으로 약 8% 상승했다. 매출액과 후원수당 증가에 이어 후원수당 판매원의 수도 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후원수당 1조 6558억 원…상위 10개 사 79% 쏠림
지난해 다단계판매업자가 소속 판매원에게 지급한 후원수당의 총액은 1조 6558억 원으로 지난 2022년 1조 8533억 대비 1975억 원(10.7%)이 감소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4조 9606억 원 대비 후원수당 지급비율은 약 33.4%로 지난 2022년 대비 0.8%p 줄었다. 매출액 규모 상위 10개사의 후원수당 지급총액은 1조 3070억 원으로, 시장 전체 후원수당 지급액의 78.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조 4598억 원 대비 1528억 원, 약 10.5%가 감소한 수치다.
상위 10개사 총 판매원 약 533.5만 명 중 20.6%인 101.5만 명이 지난해 후원수당을 지급받았으며, 판매원 1인당 연간 평균 129만 원을 지급받았다. 지난해 후원수당을 지급받은 전체 판매원 기준으로 1인당 연간 평균 132.5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이는 지난 2022년 135.3만 원보다 2.8만 원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후원수당 지급액 기준 상위 1% 미만의 판매원 1만 2435명에게 지급된 후원수당은 총 8839억 원이고, 이는 전체 후원수당 지급총액 1조 6544억 원의 53.4%를 차지한다. 상위 1% 미만의 판매원의 1인당 후원수당 액수는 연간 평균 7108만 원으로 지난 2022년 7274만 원 대비 166만 원(2.3%)이 감소했다.
한편, 지급액 기준 상위 1%부터 6%까지의 판매원 총 6만 2511명은 연간평균 734.5만 원을 수령했고, 상위 6%부터 30%까지의 판매원 30만 176명은 연간 평균 81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0%의 판매원 87만 5393명은 연간 평균 8만 원을 수령했다.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 125만 명 중 82%인 102.5만 명은 연 50만 원 미만의 후원수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 중 연 3천만 원 이상을 받은 판매원은 1만 369명으로 전체의 0.8%이고, 이는 지난 2022년 1만 1135명 대비 766명이 감소한 수치다. 3천만 원 이상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 중, 상위 10개 사 소속 판매원은 8511명으로 82%를 차지했다.
연 1억 원 이상의 수당을 받은 판매원은 1894명으로 지난 2022년 2145명 보다 251명 줄었다. 1억 원 이상 수당을 받는 판매원은 전체 후원수당 수령자의 0.15%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업자별 후원수당 평균 수령금액의 차이가 큰 이유는 이들 중에 상당수가 제품만 구매하는 자가소비 목적의 판매원과 부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자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문판매법상 후원수당 지급한도는 매출액의 35%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를 초과한 수당지급을 약속하거나 지급하는 것은 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후원수당 35%를 초과한 업체로는 유니앤코어(43.02%), 스테미코리아(42.72%), 바이온글로벌(38.57%), 에이뉴힐(38.01%), 힐리월드코리아(36.96%), 지티비코리아(35.82%) 등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후원수당 지급한도를 제한하는 이유는 다단계판매조직의 지나친 사행화를 방지하고 이로 인한 피해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다”며 “후원수당을 많이 받을 욕심으로 자신의 경제적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거래(구매)하는 행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후원수당 35% 가까이 못 주는 이유?
다단계판매업계는 사업자들의 실적에 대한 보상인 후원수당을 임의로 지급할 수 없고 방문판매법에 의해 35%로 제한돼 있다. 때문에 많은 업체들은 사업자들의 성과와 노력을 최대한 보상하려는 취지로 35%에 가깝게 지급한다. 특별히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없거나 사업자들과 본사 간 소통이 원만하다면 34% 이상으로,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선까지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실제로 34% 이상 후원수당을 지급한 업체는 전체 112개 업체 중 36곳에 지나지 않았다. 30% ~ 34% 업체는 42곳, 20%대는 19곳, 10%대로 지급한 업체는 6곳으로 나타났다. 후원수당을 지급한 업체 중 10% 미만으로 지급한 곳은 2곳이나 됐다.
10위권에서 한국암웨이와 유사나헬스사이언스코리아 등이 34% 미만으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33.09%(4102억 원)의 후원수당을 지급한 한국암웨이는 약 230억 원을 더 지급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고, 33.72%(490억 원)를 지급한 유사나헬스사이언스코리아 역시 약 18억 원을 사업자에게 후원수당으로 더 지급할 수 있었다.
20위권에서는 하이리빙(33.92%), 엔잭타(31.69%), 굿모닝월드(31.48%), 앤알커뮤니케이션(29.88%), 포라이프리서치코리아(27.33%) 등이 34%에 미치지 못하는 후원수당을 지급했다. 이들 중 앤알커뮤니케이션과 포라이프리서치코리아는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후원수당을 지급, 마케팅에 비용을 쓰지 않고 회원에게 이익을 되돌려준다는 기본 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와 반면, 한국허벌라이프(34.88%)와 애터미(34.83%), 인큐텐(34.69%), 도테라코리아(34.54%)는 34.5%가 넘는, ‘꽉 눌러 담은’ 후원수당률을 기록했다.
공제조합 가입 등 등록 여부 살펴야
이번 정보공개 대상 다단계판매업자들은 방문판매법에 따라 등록돼 정상 영업하고 있는 업체들로서, 모두 소비자피해보상보험에 가입돼 있다.
공제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미등록 업체(불법 피라미드)는 그 행위(미가입·미등록) 자체가 불법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금전적 이익을 미끼로 판매원 가입이나 물품구매를 강요하는 이들 업체에 속지 말고, 신속히 경찰이나 공정위, 공제조합 등 관련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거래하고자 하는 다단계판매업자가 소비자피해보상보험에 가입돼 있는 등록 업체인지 여부는 공정위 홈페이지의 다단계판매업자 정보공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개별업체 상세정보에는 자산과 부채 및 당기순이익 등 주요 재무정보와 반품·환불요청 건수 및 금액, 법위반으로 조치 받은 내역 등의 정보도 포함돼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와 판매원들은 자신이 거래하는 다단계판매업자가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등록업체인지 확인해 거래할 필요가 있다”며 “다단계판매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법 위반행위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출처 : https://www.next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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