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먹고 커피한잔 마시고 있다보니 눈꺼풀이 절로 감기기 시작한다. 호텔방으로 돌아와서 기절....
눈을 떠보니 벌써 오후 5시 ㄷㄷㄷ 마지막 날을 아침부터 하루 종일 잠만 잔 것이다. 진짜 컨디션 조절이
중요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허기짐을 느껴서 햄버거를 사러 호텔밖을 나서본다. 햄버거 가계에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워킹
입구에서 항상 의자에 넋을 놓고 앉아 있던 여자 아이가 지나간다. 행색이 정말 초췌했다. 안 씻은지도
오래되어 보이고....
왜 매일 저렇게 거리를 헤메는 것일까?
햄버거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전봇대옆에 쪼그려 앉아 있는 그 아이와 눈이 마주친다.
헉... 길가 전봇대에서 대놓고 쉬야를 하고 있었다. (문화충격) 나와 눈이 마주치고도 아무렇지 않게
익숙 한듯이 엉덩이를 털더니 지저분한 원피스를 다시
내리곤 묻 닫은 가계 입구 돌 바닥에 벌러덩 눕는다.
그 순간 나는 '노팬티야??" 라는 병X같은 생각이 스쳤다.
(대체 내 대가리에 머만 들어가 잇는지 모르겠따)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곁에 가서 말을 걸어봤다.
부모는 없고 나이는 20살이고 혼자서 거리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배가 고프지만 돈이 없어서
이렇게 누우면 시원하고 참을만 하다나? 말하는 입에서 치아가 거의 없었다.
"너 이거 먹어라" 하고 햄버거 봉지를 주니 땡큐 땡큐를 여러번 하면서 허겁지겁 먹는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100페소가 나오길래 손에 쥐어주며 돌아섰다.
내가 아무리 떡치러 왔지만 굶고 다니는 거지소녀를 보니 참으로 필리핀의 빈부격차가 오지다는걸
새삼 느끼게되었다.
호텔로 돌아오니 카운터 이쁜이가 힐끗힐끗 미소지며 수줍게 먼가를 건낸다. 토스트란다.
공항에서 먹으라고.... 귀여운것 ㅋ
다음에 돌아오면 맛있는거 사줄테니 그 때 꼭 먹고 싶은거 말하라고 약속 받아놓는다. 그리고 페이스북
계정도 받았다.
목구멍이 아직도 부어서 감기약 하나 더 먹고 시간 맞춰 깨워달라고 하고 또 잔다.
전화벨에 눈뜨니 11시가 다 되어 있었다. 짐을 꾸리고 나와 인사를 건네고 준비된 차량을 타고
클랑공항으로 갔다.
공항 입구에서 여권과 비행기표를 예매한 프린트를 보여주니 통과시켜 준다.
들어가자 마자 다시 짐 검사를 받는다. 라이터 2개가 보인다면서 꺼내란다. 한개는 가방에 있는거
나머지는 담배속에 넣은거 둘다 꺼내니 이 자슥이 담배를 안 돌려준다.
실실 웃으면서 패널티란다. 미 . 친. 놈
진에어 부스에서 티켓팅을 하고 공항세금 600페소를 내고 2층으로 올라가니 많은 사람들이 12시 50분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다 비행기를 타고 엄청난 소음과 흔들림을 선사해주는 진에어 속에서 3시간 40분을 날아서
한국에 도착했다.
9일만에 도착한 한국 날씨는 더위는 커녕 쌀쌀했다. 얼른 편의점에서 한국 담배와 라이터를 사서 피워본다.
역시 국산담배가 최고다 진심 9일간 필리핀 담배만 폈더니 암 걸릴 거 같았다.
이제 막 돌아왔는데...
여기는 소음도 없고 매연도 없는 깨끗한 대한민국인데...
이상하게 자꾸 앙헬이 생각난다...
오늘 저녁에는 나의 첫 방필 무용담을 기다리는 친구들에게 신나게 썰을 풀어야겠다.
도저히 안 가고는 못배기도록
난 반드시 다시 돌아간다.
그 동안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