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일제시대 열 서너살에 불과한 어린 여학생들이 근로정신대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었는데요.
이렇게 끌려가 초등학교 졸업장을 잃어버린 한 근로정신대 할머니가 오늘 68년 만에 감격의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김효신 기잡니다.
<리포트>
화순의 한 초등학교 졸업식장
어린 졸업생들 사이에 백발의 할머니가 함께 했습니다.
특별한 졸업생을 소개하겠습니다.
김재림 졸업생입니다.
지난 1944년 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김재림 할머닙니다.
일본의 동아시아 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초등학교를 막 졸업한 김 할머니는 공부를 시켜준 다는 말에 속에 일본에 끌려갔습니다.
하지만 김 할머니를 기다리던 것은 하루 15시간의 노동과 대지진으로 인한 죽을 고비 뿐이었습니다.
<인터뷰>김재림/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건물 밑에 깔려 있는데 오른 쪽 발이 나와있어서 이것을 막 움직이면서 일본말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어려운 형편에 이불 홑청으로 옷을 지어 입고 다니며 졸업한 초등학교였기에 고된 노동으로 잃었던 어린 시절을 되찾은 듯 합니다.
<녹취>김재림/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진짜 눈이 땡땡 붓도록 울었어요.
졸업장을 받는 다는 것이 너무 새롭고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68년만의 오늘 졸업식에는 세상을 떠난 부모님 대신 일본에서 함께 고생한 근로 정신대 동료가 자리를 지켰습니다.
<녹취>)김재림 할머니 졸업 축하합니다.
오는 5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피해보상 국내 재판을 앞두고 있는 김재림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는 것입니다.
KBS뉴스 김효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