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8.〈襄邑道中〉구름이 나와 함께: 宋, 진여의陳與義
飛花兩岸照船紅, 百里楡堤半日風
비화양안조선홍, 백리유제반일풍
臥看滿天雲不動, 不知雲與我俱東
와간만천운부동, 부지운여아구동
양쪽 언덕 흩날리는 꽃잎이 배를 붉게 물들이는데
바람 받아 느릅나무 뚝 백 리를 반나절에 달렸네
누워서 보니 하늘 가득한 구름 움직이지 않던데
구름이 나와 함께 동쪽으로 가고 있음을 몰랐더라네
꽃잎 흩날리는 봄날 순풍에 돛 달고 동쪽으로 가는 나그네의 유쾌한 심경이 잘 드러나 있다. 제2구는 당 이백 (조발백제성早發白帝城)“강릉까지 천 리 길을 하루 만에 내달렸네(千里江陵一日還)”를 연상케 한다.
襄邑(양읍): 하남성 수현脽縣의 고릉 이름. 송대에는 변하汴河가 동도 개봉開封까지 통해 있었다.
陳與義(1090 ~ 1139): 남송 낙양(洛陽) 사람. 자는 거비(去非)이고, 호는 간재(簡齋)다. 휘종(徽宗) 정화(政和) 3년(1113) 상사갑과(上舍甲科)에 급제하였다. 금나라 군대가 개봉(開封)을 함락하자 남쪽으로 피난 갔다. 남도한 뒤 병부원외랑(兵部員外郞)이 되었고, 참지정사(參知政事)에까지 이르렀다. 시를 잘 지었고, 처음에는 황정견(黃庭堅)과 진사도(陳師道)를 배우다가 나중에는 두보(杜甫)를 배웠다. 국가의 환란을 당해 겪은 비탄과 한별(恨別)이 비장하게 그려져 있다. 후세 사람이 강서시파(江西詩派) ‘삼종(三宗)’의 한 사람으로 꼽았다. 사(詞)에도 능했다. 저서에 『간재집(簡齋集)』 16권과 『무주사(無住詞)』가 있다. (중국역대인명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