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웃에
자전거를 이쁘게 탈 줄 아는 여인이 있다
가끔 산책삼아 들르는 꽃시장
혼자 걷기엔 조금 버거운날
기꺼이 동무되어 주기를 마다않는
마음씨가 고운 여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여인이
우리집까지는 자전거를 타고와서
꽃시장까진 나와 함께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것이
걷기에 더 아름다운 길이기 때문 보다는
자전거를 못타는 나에 대한 배려라는것을
내가 왜 모르겠는가
자전거...
이왕 자전거 나라에 왔으니
왠만한 거리는 자전거로 다니자는게 그 여인의 지론이다
운동삼아 달리고 나면 기분도 상쾌하고
하루가 조금은 행복해지기도 하더라는 이야기인데
그 말의 의미를 모를리 없건만
학창시절 과대표로
배구선수 노릇을 한번쯤 했었다는 말은 궂이 않더라도
운동신경이 좋다는(?) 말도 더러 듣곤 하는 내가
유독 자전타기는 못하겠더라는 말이지
그런데
그 여인 가끔 하는 말
배워봐...요깟 자전거를 못타니..꽁시랑~^^
요깟? 요깟이라니
후후
그러고 보면 이유가 없는것도 아니다
운전을 하거나 걸을때는 이런저런 생각도 할 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창밖 풍경도 감상할 수 있고...
그런데 두개의 발을 열심히 놀려야하는 그 행위야말로
조금 민망스럽다 라는것은 둘째치고
마음따로 발질따로가 어디 그리 쉽겠느냐는 말씀이다
혹자는 그 모든것을 한꺼번에 잘하는 이들도 있다지만
순전히 내 힘으로 한번에 두가지를 한다는것이
여간 어려운것이 아닌 나로서는
요깟것이 전혀 아닌것이다
어쨌든 부러웠던건
패랭이꽃은 자전거에 싣고
노오란 프리지아를 베낭에 꽂고
자전거에 올라 앉으니
이 여인 영낙없는 봄처녀더라 이거지
망연히 서있는 나를 뒤로하고
알맞게 긴머리 나폴거리며
빠이~~~
나는듯 사라져가는 그녀
감색점퍼에 메달려있는 노오란 프리지아가 덩달아 신나 보이고
후후~
봄처녀인양 아름답고 싱그러운 그녀가 있어
추운 겨울날인데에도
내마음은 이미 봄이었고
나도 배워봐??
하는 생각을 잠시라도 했던걸 보면
모든건 마음 먹기에 달렸다 라는 ...
중얼거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