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게 살아가는 법
(입력: 월간현대경영 시와 함께 시리즈 26 – 시감상 이방주 회장)
나는야
세상을 살아가며
멋지게 사는 법을 알았다네
꿈을 이루어 가며
기뻐하고 유머를 나누며
만나는 사람들과
스쳐가는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면 된다네
넓은 마음으로
용서하고 이해하며
진실한 사랑으로 함께해 주며
욕심을 버리고
조금은 손해 본 듯
살아가면 된다네
나는야
세상을 신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알았다네.
- 용혜원, <멋있게 살아가는 법> 전문
만나는 사람들과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면 된다네
용혜원시인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다. 그는 기독교의 박애정신과 더불어 프랑스 계몽사상가 장 자크 루소가 주장한 ‘모든 인간은 태어나서부터 자유롭고 평등하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천부인권(天賦人權) 사상을 굳건히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은 빈부 차이 없이, 학식의 차이 없이, 남녀노소의 차이 없이, 천부인권을 갖고 있음을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은 멋있는 삶, 성공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삶의 자세임을 시인은 알려주고 있다.
월 스트리트의 성공한 기업가들은 회사에서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도 특별한 관심을 표시한다. 그래서 경비나 안내원들에게 친밀하게 어깨도 두드려주고 그들의 이름(last name)을 불러주기도 한다.
용서하고 이해하며
진실한 사랑으로 함께해 주며
남을 용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자기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용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용서의 심리학’의 저자 폴 마이어는 용서는 선택이며 제2의 천성으로 습관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래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고, 행복한 인생이 된다고 한다.
미국 작가 맥코트는 분노하면서 원한을 푸는 것은 내가 독을 먹고 남이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한다. 시인은 용서라는 선택을 택하여 자유를 얻어 멋지게 살아갈 것을 독자에게 권유하고 있다.
욕심을 버리고
조금은 손해 본 듯이 살아가면 된다네
자그마한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할 때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손실 회피 loss aversion 심리가 앞선다. 이러한 심리가 손실을 막고 이익을 내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지나칠 경우는, 오히려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상대방과의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A라는 회사에 10개의 상품이 있을 경우, 6~7개는 그저 본전을 하고 1~2개는 손해를 보고, 이익을 내는 것은 그저 2~3개의 상품에 지나지 않는 것이 평균적인 상황이다. 사업하는 사람은 되도록 손해 보는 상품의 수를 줄여야겠지만 모든 상품에 이익을 내려고 하는 것은 시장이나 경쟁자가 받아들이기 어렵다. 모 대기업이 잘 안 팔리는 상품을 협력회사에 밀어내기를 하여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것이 하나의 사례가 되겠다.
어느 개인이 B라는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하자, 꼭 금전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시간 또는 정신적 투자도 포함된다. 그런데 전망이 없게 된 상황에서도 이미 투자한 것이 아까워서 정리를 못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심리를 매몰 비용 오류 sunk cost fallacy 라고 한다. 이럴 때는 욕심을 버리고 과감히 정리하여 추가 손실을 막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에서 손해를 안 보고 살아갈 수 없다. 때로는 상황에 따라 손해도 보며 살아갈 것을 시인은 권유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상대방과의 관계에도 숨통이 트이게 되고 세상살이가 신나게 되는 것이라고 가르쳐주고 있다. 그러나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생활인으로서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마음과 그 효과를 실제로 한번이라도 경험하게 되면 달라진다. 조금은 손해 본 듯 살고 보니 모든 문제가 잘 풀리고 결국은 세상을 신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한번이라도 경험해본다면, 그는 시인이 가르쳐주는 멋있게 살아가는 법을 체득한 것이라고 하겠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무엇보다도 한 번이라도 경험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훨간현대경영 註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산업개발 부회장을 지내고 현재 제이알투자운용 대표이사인 이방주 회장이 ‘시와함께 걷는 세상’, ‘시와 함께 걷는 마음’이라는 책을 연속으로 펴냈다. 이 글은 문학평론가가 쓴 글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최고경영자가 쓴 시학 詩學으로써, 그가 일고 느끼고 암송한 명시를 공유한다. 올 하반기 코로나 백신 속도가 붙으면 연말쯤이면 코로나 난세亂世도 막을 내리지 않을까? 지금부터 준비하자. 용혜원 시인이 읊은 것처럼. “욕심을 버리고 조금은 손해 본 듯이 살아가면” 우리도 코로나 시대 이후 멋있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 정답이다.
참고자료
이방주 회장 지음 명시산책 / 시와 함께 걷는 세상/시와 함께 걷는 마음 / 북레세피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