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정복한다는 것은 ‘지금’이 되고 공간을 정복하면 ‘여기’가 된다.
인간의 역사는 어차피 시간과 공간을 정복하기 위한 투쟁의 연속상 위에 있었다.
지구의 한정된 공간(토지. 바다가 포함된다)을 서로가 소유하기 위하여 그 많은 시간과 비용이 희생되어야 했으며 인간의 삶과 죽음조차 공간에서 시작하여 공간에서 끝나게 되어 있다.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소유하지 못한다면 완전한 소유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유인력법칙으로 유명한 영국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이 2060년에 지구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예언한 고문서가 영국 국립박물관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지구 종말론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 중 몇 가지만 살펴보자..
먼저 잉카문명(마야인)에서 지구 달력이 2012년도까지 밖에 없다는 흑점 증가설도 있다.
또 성경의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종말론으로 혜성 충돌론도 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도 2012년에 집약되어 있다.
우주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한 한 때의 신드롬으로 치부되곤 했던 빙하기, 열하기, 소행성 충돌, 블랙홀에서 나오는 감마선에 의한 지구폭발 등 우리들은 영화 ‘아마겟돈’ ‘딥 임팩트’ ’투모루우‘ 등을 보았고 또 각자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종말론에 대한 접근을 그 동안 해 왔던 것만은 사실이다.
어두운 암흑과 고요하기 그지없다는 우주는 우리 인간이 직접 체험할 수도 없으며 느낄 수도 없는 그저 미지의 공간일 뿐이다.
과거 조상들도 우리들처럼 우주를 바라보며 많은 환상을 가졌고 우주와 인간의 기원에 대해서 다양한 관념과 이론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주의 기원에 관한 통설이 우주 탄생에 대해서는 온갖 추측과 학설만 난무할 뿐 확실히 증명된 것은 없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 지역 고흥군 외나로도에서 미지의 공간을 정복하는 최초의 도전을 실시하였다.
어차피 인간의 역사는 끝없는 도전의 반복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번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에 대해 많은 언론과 미디어에서 절반의 실패는 절반의 성공을 의미한다고 스스로를 자위하는 보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도전이란 아름답고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소에 생각해 왔었다.
지금 우리의 ‘나로호’는 우리나라 최초로 하늘이라는 공간을 열기 위한 아름다운 도전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나로호’의 숨겨진 비밀이다.
도전에는 실패와 성공이 동시에 공존할 수 있는 법이다.
굳이 절반의 성공이나 절반의 실패를 수치적으로 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주 강국들에게 먼저 빼앗겨 버린 공간 정복을 이제라도 우리가 도전을 시작했다는 것으로 의미를 부여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이번 발사가 궤도 안착에 실패하였다고 해도 오늘의 도전이 후손들에게 ‘공간 정복’을 완성하라는 계시가 될 수는 있는 것이다.
필자는 역사적인 순간(내 생애에 있어서 다시는 볼 수도 없을 것 같은 예감 때문에)을 먼발치에서 본다는 것이 아쉬워 오전 업무를 서둘러 마치고 차를 직접 몰고 고흥으로 달려갔다.
전라남도 고흥군 남열면, 일출로 유명한 남열 해수욕장.
고흥군에서 관람객들을 위하여 벌써 많은 준비와 안내를 하고 있었다.
필자가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가시거리 3km(실제는 17km)의 거리에서 손마다 태극기를 들고 역사적 시간을 함께 하려고 모여 있었다.
발사 순간!
어느 누구라고 할 필요 없이 모두가 하나였고 모두가 가슴에 뭉클함을 발사체에 실어 저 멀리 우주로 달려가고 있었다.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한들 두려울 게 없었다.
우리도 드디어 ‘공간 정복’에 나서는 첫 발을 디딘 것이다.
우리도 드디어 우리일 수 있는,
우리만의 ‘시간’과 ‘공간’을 소유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만의 비밀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