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0 총선에서 집권 여당 국민의힘은 참패했다. 여당의 참패는 대통령에 대한 심판으로 직결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충격은 두 배로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대통령 선거는 전국적인 선거라 공약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총선은 지역마다 현안이 다르고 인물도 달라 공약보다는 선거일에서 가장 가까운 시일에 발생한 사소한 이슈가 불러온 순간적인 감성에 좌우하게 된다. 이번 총선이 그러한 성격을 지녔다. 제1차 세계 대전도 사라예보에서 울려진 단 한 발의 총성 때문에 발발했듯, 선거에서도 언제나 사소한 것이 승패를 좌우하게 마련이다.
정치사회 심리학을 연구한 유명한 저널리스트 ‘월터 리프만’은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는 현상으로 여론의 비합리성을 지적한 바가 있다. 평상시에는 상식이 통하는 대중들도 선거 때만 되면 진실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자기 나름의 좁은 경험의 테두리 안에서 그것을 해석하기 때문에 선거에는 감성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민주주의의 원조라는 영국에서도 선거 때는 감성이 절대적으로 작용한다고 유력지 “파이넌셜 타임스”에서 보도한 적이 있다. 감성 선거는 프랑스에서도 늘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이처럼 4.10총선에서 두드러진 것이 있다면 프로파간다에 능한 좌파성향의 민주당 후보들이 ‘월터 리프만“의 이론을 십분 백분 활용한 것으로 보였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흔히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고, 정치꾼은 다음 선거만 생각한다는 말이 있다. 아시다시피 민주당 이재명과 조국은 범죄자들이다. 이들은 나라 걱정보다 자신들의 범죄 회피에만 신경 쓰는 정치꾼들이다. 조국은 고법에서 판결한 2년 징역형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법정구속과 더불어 국회의원직도 상실하게 된다. 숱한 사건에 연루된 이재명도 마찬가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당선자 중에는 범죄혐의자, 부동산 투기자, 역사 왜곡, 막말, 욕설 전문가 등 형편없는 정치꾼들이 상당수 당선되었다.
왜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났을까?
한국 유권자의 이념분포는 대략 보수 30% 안팎 진보 30% 안팎, 중도 40% 안팎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이런 구성이다 보니 선거의 승패는 언제나 중도층의 표심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중도층의 마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인물경쟁, 정책경쟁을 펼치지만 중도층에 있어 감성은 늘 막강한 영향력을 끼쳤다, 특히 이재명과 조국의 사활이 걸린 이번 총선은 중도층 쟁탈전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성 보다는 감성이 유난히 판을 쳤다. 야당이 감성을 자극하니 여당의 공약은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그 결과 질 떨어지는 양아치 급 정치꾼들이 상당수 국회에 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사회가 이성이 공론으로 작용하는 사회라면, 윤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도 3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다수의 국민은 집권당을 밀어줘 대통령이 남은 임기 중 일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는 이러한 합리적 사고보다는 윤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대한 유권자의 감성적 비호감의 정도가 총선 결과를 결정했다고 본다. 사실 윤석열 정부 성적표는 그리 나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외교와 대북정책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았고 한일관계를 정상화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부활시켰으며 한미관계도 양국정상 간 돈독한 신뢰를 바탕으로 최상의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또한, 남북관계와 한,중 관계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굴욕적 저자세 입장을 과감히 탈피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경제와 사회 분야에서 성과를 못 낸 것은 국회 다수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비협조적 행동에 기인하는 바 크다는 점도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은 압도적이었다. 이렇게 된 것은 야당의 비호감 프레임이 윤 대통령의 뚝심을 고집불통과 오만, 독선으로 만드는데 주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에서는 야당의 선공을 역공으로 되받아치는 대비책이 없었다. 다시 말하면, 야당이 거세게 공격한 사소한 몇몇 스캔들 관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국민의 감성을 건드린 결과를 가져와 참패를 당했다고 봐야 한다.
만약, 윤 대통령이 김건희 명품 가방 사건이 터졌을 때, 즉시 유감을 표하고 총선 이후 특검을 하겠다고 했다면, 해병대 채 상병 사망도 수사결과가 미진하면 특검을 하겠다고 했다면,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을 총선 이후로 미루었다면, 또한 민주당이 대파 한 단 값 875원을 선동, 선전 도구로 활용했을 때, 대통령이 즉시 나서 전후 사정을 충실이 설명하여 오해를 해소했다면, 황상무 수석 발언 파동을 즉시 수습했다면, 어쩌면 지금의 여, 야의 의석수는 크게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일각에서는 패배 원인으로 의대 증원도 거론하지만, 의대 증원은 국민적 지지 여론이 높았기 때문에 선거기간 내내 민주당에서도 이 문제는 건드리지 않았다. 민주당이 건드리지 않은 것은 패배 원인으로는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대신 민주당과 조국당이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은 대통령의 무능을 부각하기 위해 끈질기게 대파 한 단 값 875원을 거론했고, 대통령의 불공정과 오만, 독선을 돋보일 목적으로 김건희 명품 가방 특검 공세, 채 상병 특검 공세, 이종섭 호주대사 도망 공세, 황상무 수석 발언 공세 등 ,국민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만 집요하게 공격하여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둔 셈이 되었고, 민주당의 악랄한 감성 프레임 공격에 전혀 대처하지 못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용산 참모들의 정무 감각 기능 부실은 숱한 양아치 같은 무리들이 국회로 진입하는데 동인(動因)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여당의 참패는 집권세력이 선거에 있어 감성의 중요성을 간과한 데서 비롯한 참사(慘事)였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겠나 싶다.
첫댓글 “선관위 전산망 1주만 감리하면 모든 의혹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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