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의 구성은 아주 교묘하게 되어 있어 근기가 낮은 우리도 여러 가지 수준에서 반복해서 가르침을 받음으로서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특히 법화경의 적문에서 부처님께서는 성문제자들을 대상으로 제자들의 근기를 감안하여 3가지의 방법으로 설하십니다. 즉, 상근기의 성문제자에게는 제법실상의 법리를 그대로 설하는 법설주(法說周), 중근기의 제자들에게는 비유를 통하여 설하는 비설주(譬說周), 그리고 하근기의 제자들을 위해서는 부처님과의 인연, 관계성을 밝히는 인연주(因緣周)의 삼주설법으로 제자들을 불도로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각각은 설법(說法), 영해(領解), 술성(述成), 수기(授記)의 네 단계로 구성됩니다.
먼저 부처님께서 설법하십니다. 다음에는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성문제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이해하였음을 증명하기 위해 부처님께 자신이 이해한 바를 아룁니다. 이것이 영해(領解)입니다. 그러면 부처님께서는 그 성문의 이해를 인정하여 칭찬하시고는 더 낮은 근기의 성문제자들을 위하여 부연 설명하십니다. 이것이 술성(述成)입니다. 그런 다음에 부처님께서는 그 성문에게 미래의 성불을 보증하는 불기(佛記)를 수여하십니다. 이것이 수기(授記)입니다.
이와 같이 네 단계를 일순회 하는 것을 일주(一周)라고 합니다. 법화경 적문에서는 부처님께서 성문제자들의 근기에 맞춰 설법의 수준을 달리하면서 이와 같은 순서를 세 번 반복하셨기 때문에 이를 삼주설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상을 바탕으로 삼주설법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먼저 방편품 제2에서 부처님께서는 수자의(隨自意)로 제법실상과 개삼현일의 철리를 설하셨습니다. 그러자 상근기인 사리불존자는 즉시 깨닫고 자신이 이해한 바를 부처님께 아룁니다.(비유품 제3)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을 칭찬하시며 수기를 주십니다. 여기 까지가 법설주입니다.
이 때 사리불은 근기가 낮은 성문을 위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청하셨고 부처님께서는 중근기의 제자들을 위하여 화택유를 설하십니다. 이 때 화택유는 술성이며 동시에 설법에 해당합니다. 이 화택유를 통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달은 4대 성문은 자신들이 신해한 바를 궁자유로 영해하자(신해품 제4) 부처님께서는 다시 약초유품 제5에서 약초유로 재차 설명을 거듭하신 후 이들 네 제자들에게 수기를 주십니다. 바로 비설주입니다.
그러나 아직 깨닫지 못한 하근기의 제자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화성유품 제7에서 삼천진점겁(三千塵點劫)이라는 아주 먼 옛날부터의 사제의 연을 설하셨습니다. 즉, 지금의 제자들은 아득한 옛날부터 대통지승불(大通智勝佛)의 16번째 왕자였던 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왔다는 관계를 밝히신 것입니다. 그리고 화성유로 거듭 부연해서 설명하십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듣고 영해한 제자들에게 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授記品) 제8 및 수학무학인기품(授學無學人記品) 제9에서 수기를 주십니다. 이것이 인연주입니다.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제자(일체중생)들의 근기에 관계없이 모든 제자(일체중생)들을 깨달음으로 이끌기 위해 여러 가지 지혜의 방편으로 우리가 알아듣도록 최선을 다하시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근기가 낮으면 낮은 대로 높으면 높은 대로 실망하지 않고 또한 교만하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진정으로 수지(受持)하도록 노력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