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는 1968년부터 군 사목에 종사하고 있는 군종 사제를 비롯하여 군인 성당, 국군 장병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물질적으로 돕고자 해마다 10월 첫 주일을 ‘군인 주일’로 지내고 있다. 오늘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의 복음화를 위한 특별 헌금을 봉헌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27주일이며 군인 주일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보시고, 우리에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온 힘을 다하여 아버지의 나라를 전하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우리가 쓸모없는 종임을 깨닫고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을 세상에 드러냅시다.
입당송
에스 4,17②-③ 참조
주님, 모든 것이 당신의 권능 안에 있어, 당신 뜻을 거스를 자 없나이다. 당신이 하늘과 땅을 지으시고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만드셨으니, 당신은 만물의 주님이시옵니다.
제 1 독서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
▥ 하바쿡 예언서의 말씀입니다.1,2-3; 2,2-4
2 주님, 당신께서 듣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살려 달라고 부르짖어야 합니까?
당신께서 구해 주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폭력이다!” 하고 소리쳐야 합니까?
3 어찌하여 제가 불의를 보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제가 재난을 바라보아야 합니까?
제 앞에는 억압과 폭력뿐
이느니 시비요 생기느니 싸움뿐입니다.
2,2 주님께서 나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환시를 기록하여라.
누구나 막힘없이 읽어 갈 수 있도록 판에다 분명하게 써라.”
3 지금 이 환시는 정해진 때를 기다린다.
끝을 향해 치닫는 이 환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늦어지는 듯하더라도 너는 기다려라. 그것은 오고야 만다, 지체하지 않는다.
4 보라, 뻔뻔스러운 자를. 그의 정신은 바르지 않다.
그러나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제 2 독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말씀입니다.1,6-8.13-14
사랑하는 그대여, 6 나는 그대에게 상기시킵니다.
내 안수로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7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8 그러므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분 때문에 수인이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13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주어지는 믿음과 사랑으로,
나에게서 들은 건전한 말씀을 본보기로 삼으십시오.
14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그대가 맡은 그 훌륭한 것을 지키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복음
<너희가 믿음이 있으면!>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5-10
그때에 5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8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 나타나는 종과 주인에 관한 비유를 조금 각색해 보면 이렇습니다. 종은 아침 일찍부터 주인의 밭으로 나가 일하거나, 들로 가서 주인이 아끼는 양들을 치며 온종일 그의 재산을 돌보고 관리하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는 집에 와서도 쉴 틈이 없습니다. 서둘러 음식을 마련하여 주인을 식탁으로 모신 뒤 허리에 띠를 매고 주인이 식사하는 동안 시중을 들고 나서야 하루의 긴 일과가 마무리됩니다. 종은 그제야 비로소 편히 먹고 쉴 수 있습니다.
이 비유는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절대 착각하지 말아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하느님께서 맡기신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또 잘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루 품삯으로 계약을 맺은 일꾼이 아니라, 주인이신 하느님께 온전히 속한 종으로서 그 일들을 수행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밭을 갈고 양을 치고 시중드는 일을 한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거나 마치 큰 빚을 진 것처럼 종을 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만일 우리가 지금껏 해 온 일에 대해서 거들먹거리며 그에 걸맞은 대우와 보상을 요구한다면, 이는 우리의 처지를 망각한 것이 되고 맙니다. 임무를 마친 종이 주인에게 할 수 있는 바른 대답은 이러합니다.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예수님의 비유가 맞는 말씀이기는 해도, 조금 서운하게 들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종을 함부로 부리는 주인 같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비유는 종과 주인의 관계를 잊지 말라는 경각심 차원의 말씀일 뿐, 예수님께서는 그 주인이 사실은 매우 관대하게 자기 종들을 대하는 분이심을 함께 가르쳐 주십니다. 혼인 잔치에 간 주인이 자신을 기다리던 종들을 보고서 어떻게 그들을 대하는지를 전하는 루카 복음의 또 다른 비유도 함께 기억합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12,37).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출처 : 매일미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https://missa.cbck.or.kr/DailyMissa/2022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