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서울지역 분양시장의 최대어의 하나로 꼽히는 서울 은평구 진관내·외동 일대 은평뉴타운의 분양이 2달 앞(11월 예정)으로 바짝 다가왔다. 고분양가 논란 끝에 후분양으로 전환된 지 1년여 만이다.
분양이 임박했지만 요즘 은평뉴타운 일대 부동산시장은 마치 잠을 자고 있는 듯 잠잠하다. 1년 전 은평뉴타운의 분양가가 ㎡당 424만원 선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이 들끓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진관외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는 가게 문턱이 닳도록 매수세가 들락였는데 지금은 파리만 날린다”며 “거래도 가뭄에 콩 나듯 해 주변 중개업소 모두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은평뉴타운 1지구 11월께 분양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내리면 대규모 아파트 공사 현장이 나온다. 구파발역을 중심으로 사방이 다 아파트 공사장이다. 아파트가 꽤 높이 올라간 구역도 있고, 이제 막 터를 닦기 시작한 구역도 있다.
은평구 진관내·외동 일대 347만㎡ 규모로 아파트 등 주택 총 1만6172가구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 중 1지구에 들어서는 4583가구 중 11월께 2800여 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은평뉴타운은 서울 도심과 가깝고 북한산을 끼고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나올 1지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내년 8월 입주(등기) 후 바로 전매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 아파트는 당초 지난해 분양될 예정이었으나 고분양가 논란 등으로 분양을 연기, 이번에 분양하게 됐다. 분양가는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 같다. 그러나 그 내림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보상가격이 비싸고 공공용지 비율도 높아 분양가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따라서 112㎡는 ㎡당 333만원 선, 135~214㎡는 ㎡당 424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예상한다. 서울시는 “원가절감과 상업용지 수익 극대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분양가를 최대한 낮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와는 달리 아직 조용
지난해 9월 은평뉴타운 분양가가 알려지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불광동 등 은평뉴타운 주변 지역 아파트들은 하룻밤 새 호가가 1000만~2000만원씩 뛰기도 했다. 그래도 중개업소에는 매수 문의가 잇따랐고 거래도 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이 온데간데없다. 은평뉴타운 주변 부동산시장은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거래 없이 조용한 편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5000만원 가량 올랐던 불광동의 현대홈타운 109㎡는 현재 5억~5억500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올해 초와 별반 다르지 않다.
불광동 좋은집공인 박명옥 사장은 “주변에서 재개발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이들 지역에서 넘어 온 이주자들이 많아 전셋집이 동났을 뿐 지난해와 같은 동요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승을 부렸던 뉴타운 입주권 불법 거래도 쑥 들어갔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뉴타운 인근의 J공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떳다방(이동식 중개업자)들에 의해 입주권이 최고 1억8000만원(112㎡)에 불법으로 거래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문의만 간간이 있을 뿐”이라며 “가격도 1억550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입주권은 집 등을 수용당한 원주민에게 주어지는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권리다. 분양권과 마찬가지로 등기 후 거래가 가능하다.
반면 은평뉴타운 주변 상가 1층의 부동산중개업소 자리는 권리금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은평뉴타운이 곧 분양되는 데다 내년이면 입주를 시작하기 때문에 중개업소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때문이다.
진관외동 일대 1층 상가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0만~70만원 선(전용면적 20㎡ 남짓)이다. 임대료는 큰 변화가 없지만 중개업소 권리금은 지난해보다 1000만~2000만원 올라 3000만~4000만원한다.
기대 심리는 여전
그러나 은평뉴타운 분양이 시작되면 주변 부동산시장이 지난해만큼은 아니더라도 또 한 번 들썩일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아직은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을 뿐 은평뉴타운 개발에 따른 기대 심리는 여전하다는 얘기다.

불광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시장에 별다른 움직임은 없지만 은평뉴타운 개발에 따른 기대 심리는 여전하다”며 “때문에 매수세가 없다기보다는 다만 기회를 보며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