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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구봉에서 남서쪽 조망, 어찌 보면 망망대해의 파고 같다
급작이 이는 구름
비를 뿌려 지나가고
고래 같은 물결
배보다 높이 솟고
다다를 나의 港口는
아즉 멀고 멀어라
―― 가람 이병기, 「바다」의 3수 중 제3수
▶ 산행일시 : 2022년 8월 27일(토), 맑음
▶ 산행코스 : 백운동 마을,노루목재,덕대사,덕태산,시루봉,홍두깨재,망암,삿갓봉,선각산,한밭재,투구봉,독진암,
점전폭포,백운동 마을 임시주차장
▶ 산행시간 : 5시간 50분
▶ 산행거리 : 도상 12.8km(산악회 공지 거리 : 약 13.5km)
▶ 교 통 편 : 신사산악회(28명) 버스로 가고 옴
▶ 구간별 시간
07 : 16 - 신사역
09 : 05 - 정안휴게소
11 : 18 - 백운동 마을, 노루목재 삼거리, 산행시작
11 : 36 - 덕대사
12 : 18 - 덕태산(德泰山, △1,118.0m)
12 : 42 ~ 12 : 58 - 1,1128.9m봉, 점심
13 : 12 - 시루봉(1,145.9m)
13 : 30 - 홍두깨재
13 : 37 - 959.5m봉
14 : 08 - 1,098.8m봉
14 : 34 - 삿갓봉(1,131.3m)
15 : 10 - 선각산(仙角山, 1,141.5m)
15 : 30 - 1,045.9m봉, 헬기장
15 : 44 - 한밭재, 임도
16 : 00 - 투구봉(971.4m)
16 : 40 - 점전폭포(용오름폭포)
17 : 08 - 백운동 마을 임시 주차장, 산행종료(18 : 15 - 버스 출발)
21 : 48 - 양재역
2. 산행지도
▶ 덕태산(德泰山, △1,118.0m)
진안 가는 길이 멀다. 추석을 즈음한 벌초시즌이다. 고속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이다. 그래도 버스전용 차로는
형편이 낫지만 버스기사님과 한 회원의 리스크가 크게 작용한다. 오늘 긴급 차출되었다는 버스기사님은 장거
리 운행경험이 전혀 없는지 서투르기 짝이 없다. 항상 신사역에 07시면 어김없이 오던 버스가 16분이 지나서
온 것을 시작으로, 고속도로에 들어서는 죽전정류장을 몰라서 미리부터 버스전용차로를 벗어나 일반차로로
가느라 버벅 대고, 천안논산고속도로 진입로도 몰라 혹시 그 진입을 놓칠까봐 미리 일반차로로 기어갔다.
가까스로 천안논산고속도로에 들었으나 거기는 버스전용차로가 없어 정체가 끊이지 않아 가다 서다를 반복했
고, 정안휴게소는 밀려드는 차량들로 들어가기도 빠져나오기도 매우 힘들었다. 더구나 한 회원의 진상스런
행동은 답답한 진행을 부추겼다. 임시 산행대장이신 낙화유수 님(긴급 차출되었다고 한다)이 부디 09시 25분까
지는 승차하시기 바란다고 누누이 부탁하였음에도, 그는 태평하게 호두과자 입에 우적거리며 10분을 넘어서
왔다. 그러면서도 미안하다는 기색이나 사과 한마디 없었으니 귀싸대기를 갈겨주고 심은 심정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낙화유수 님이 정안휴게소는 너무 붐빌 것이니 그 다음 휴게소인 탄천휴게소에 들르면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레
의견을 물었으나, 다수가 용변이 급하다고 하여 정안휴게소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엄청 붐볐다. 남자화장실에
소변을 보는 데도 입구까지 50m가 넘게 줄을 섰다. 여자화장실이 아니라 남자화장실이다. 종종 명산대찰을
순례하는 단체여행객이 갑자기 몰려 든 것도 아니다. 이런 경우는 내 생전 처음이다.
백운동 마을 임시주차장이다. 덕태산 산행은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상례라는데 버스기사님을 달래 노루목
재 삼거리까지 버스로 간다. 지도에는 덕태산을 백운동계곡 점전폭포로 가서 그 왼쪽의 능선에 붙어 오르기도
하지만, 백운동계곡이 미화공사 중이라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여 우리는 홍골 대도사를 가는 길로 간다. 물론
거기도 덕태산을 오르는 주등로의 하나이다. 이정표에 덕대사까지는 임도 1.09km다.
말이 임도이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산길이다. 날씨가 지난주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주는 비지땀 쏟은
여름이었는데 오늘은 선선한 기운이 미만한 가을이다. 대도사 직전에 왼쪽의 절벽인 절개지에 길게 놓인 데크
계단이 덕태산을 안내한다. 덕태산 1.0km. 줄곧 가파른 오르막이다. 오늘 산행거리 13.5km다. 주어진 산행시간
은 6시간 30분으로 데드라인이 18시다. 빠듯하다. 넘어야 봉우리가 5개 좌이다. 아무리 육산이라지만 산 이름
에 걸 맞는 첨봉들이다.
가다가 잠시 멈춰 가쁜 숨을 고르기는 하지만 배낭을 벗어놓고 쉬는 회원들은 없다. 능선에 올라 일순 멈칫하
고는 곧추선 오르막이 이어진다. 지난주 용문산 산행 때 다친 갈비뼈가 아직도 숨을 크게 쉬면 뜨끔하게 결린
다. 걸음걸음이 조심스럽다. 진땀난다. 그래도 등로 살짝 비킨 전망바위에는 들러 지나온 길을 둘러본다. 차라
리 보지 말아야 했다. 이따 넘어야 할 백운동계곡 건너편의 선각산과 투구봉이 아득한 준봉으로 보인다.
등로는 왼쪽 사면을 돌아 오르고, 다시 사면을 돌아 엷은 지능선을 오르기를 반복한다. 발자국계단을 쫓아 오르
기가 잦다. 그러다 잡목 헤치니 불쑥 나타난 덕태산 정상이다. 암봉이다. 빼어난 경점이다. 바위 벼랑 위에 서면
가야 할 삿갓봉과 선각산, 투구봉이 듬직하게 보이고, 그 너머로 팔공산이 그 너머로는 지리주릉이 아련하게
보인다. 삼각점은 ‘임실 305, 2002 재설’이다. 나도 함께 한 오지산행에서는 이 덕태산을 4년 전 무덥던 여름날
에 왔다. 그때는 무박으로 성수산, 시루봉, 덕태산, 선각산, 천상데미로 진행했다. 산행거리 도상 19.9km, 산행시
간 11시간 48분이었다.
덕태산은 일반인에게 낯설지만 호남의 지붕인 진안에서는 명산이다. 산이 덕스럽게 생겨 이 산에서 기도하면
덕을 본다 하여 덕태산이라 한다. 「월간 산」(1999.10)의 소개다.
“덕유산을 지난 백두대간은 육십령을 지나고 백운산(1,278.6m)으로 남하하기 직전에 1,075.6m봉을 빚어 놓는
다. 여기서 백두대간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금남호남정맥은 무령고개에서 잠시 가라앉았다가 남서쪽으로
빠지면서 장수 장안산(1,236.9m)과 팔공산(1,151m)을 거쳐 북서쪽으로 휘어지며 진안 성수산(1,059m)과 마이
산(673m)으로 이어진다.
팔공산에서 성수산으로 이어지는 금남호남정맥은 중간쯤인 오계치까지는 서쪽으로 이어지다가 1,114m봉(삿갓
봉을 말하는 듯하다)을 지나서부터 정북으로 꺾이며 시루봉을 들어 올린 다음 성수산으로 내달린다. 덕태산(德
泰山, 1,113m)은 시루봉에서 서쪽 진안군 백운면으로 가지를 친 능선에 솟아 있는 산이다.”
3. 덕태산 오르는 도중 전망바위에서 뒤돌아 본 경치다. 앞은 투구봉 자락이다
4. 선각산, 그 왼쪽 뒤는 팔공산
5. 앞은 투구봉, 멀리서는 순해 보여도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여간 사납지 않다
6. 앞 오른쪽은 삿갓봉, 그 왼쪽 뒤는 천상데미, 그 왼쪽 뒤는 사두봉
7. 왼쪽은 삿갓봉, 오른쪽은 선각산
8. 멀리 가운데는 사두봉
9. 뒤는 팔공산
10. 진안 주변
11. 가운데가 선각산, 그 뒤가 팔공산
12-1. (4년 전에 신광재에서 시루봉을 오르면서 바라본) 멀리 가운데는 남덕유산, 멀리 왼쪽은 덕유산 향적봉
12-2. 멀리 가운데는 남덕유산, 멀리 왼쪽은 덕유산 향적봉
▶ 시루봉(1,145.9m), 삿갓봉(1,131.3m)
덕태산 정상에서 잠시 서성이며 뭇 산 첩첩한 조망을 감상하다가 시루봉을 향한다. 이제부터 당분간은 부드러
운 산길이다. 홍두깨재까지는 그럴 것이다. 잰걸음한다. 내리막에서 가쁜 숨 고른다. 너른 헬기장(덕태산의 또
다른 정상 표지석이 있다)을 지나면 산죽 숲이 시작된다. 하늘 가린 내 키를 훌쩍 넘는 산죽이라 신우대라고
해도 아무 이상할 게 없다. 등로 주변의 산죽은 헤치지 않아도 되게 베어냈다. 오르고 내리고가 부드러운 산길
이다.
곳곳에 백운동계곡이 미화공사 중이라 등산을 금지한다는 팻말이 있지만(그래서인지 오늘 이곳 단체등산객은
우리뿐이다) 아랑곳하지 않는다. 봉봉마다 장의자 놓인 쉼터다. 사방 나무숲 둘러 아무 조망이 없는 1,1128.9m
봉에서 점심밥 먹는다. 그늘에 들면 시원하고 햇볕에 나가면 따가운 가을의 전형적인 날씨다. 그래서도 산행 시
작한 이후 처음의 휴식이다. 도중에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마음은 급하고 혼밥에 혼술 하니 점심시간이
16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다음 1,140m봉도 부드러운 육산이다. 산죽지대는 계속된다. 볼 것이 없고 누빌 사면이 없으니 줄달음이다.
내리는 줄 모르고 오르는 줄도 모르고 산죽 숲 벗어나니 시루봉이다. 조망이 썩 좋은 암봉이다. 가깝게는 천상
데미에 이은 팔공산이, 멀리로는 덕유산 향적봉과 남덕유산, 백두대간, 지리주릉이 장쾌하다. 시루봉은 산행교
통의 요충지다. 성수산을 넘어온 금남호남정맥이 이 시루봉을 지나고 삿갓봉을 넘어 오계재, 팔공산으로 간다.
홍두깨재 가는 길. 왼발은 장수 땅을, 오른발은 진안 땅을 밟는다. 능선 왼쪽의 장수 땅은 바위 섞인 급경사라
조망 트이는 데가 많다. 쭉쭉 내리다 1,034.7m봉에서 잠깐 주춤하고는 우르르 쏟아져 내린다. 바닥 친 안부는
┣자 갈림길인 홍두깨재이다. 길게 내린 반동으로 959.5m봉을 대깍 넘는다. 긴 오르막이 이어진다. 길은 외길
이다. 시작부터 그랬지만 혼자 가는 산행이다. 숨은 금방 가빠지고 발걸음은 더욱 팍팍하다.
오룩스 맵의 망암(望岩) 근처를 지나기에 조망 좋은 바위가 있나 아무리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0.35km를 더 간 1,098.8m봉 정상의 등로 옆 바위를 망암이라 하지 않을까 한다. 어렵지 않게 오른다. 대여섯 명
은 함께 자리할 수 있는 너른 암반이다. 사방 훤히 트인 경점이다. 일행들은 망암을 모르는지 그냥 지나친다.
내가 독차지하여 주위 가경을 눈 안주하여 탁주 독작한다. 바로 건너편의 삿갓봉이 첨봉이다. 지레 주눅 든다.
그러나 공제선을 가늠하기 어려운 울창한 숲속이기 다행이다. 양봉래가 태산을 오르듯 오르고 또 오른다. 삿갓
봉. 장의자 놓인 쉼터다. 정상은 사방 키 큰 나무숲이 둘러 조망이 없지만 정상을 약간 벗어나면 남서쪽으로 절
경이 펼쳐진다. 지리주릉이 한층 가깝게 보인다. 삿갓봉은 장수군이 선점했다. 이정표와 삿갓봉 소개가 장수군
의 명의다.
“오랜 옛날 천천면 비룡리 암자에 기거하던 한 스님이 아름다운 절경 속의 삿갓모양의 봉우리를 발견하고 마을
의 안녕과 풍요를 위해 천일 불공을 드린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 선각산(仙角山, 1,141.5m)
삿갓봉에서 0.2km 내리면 Y자 갈림길로 왼쪽은 금남호남정맥의 오계재, 팔공산을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선각
산을 간다. 자칫하면 길을 잘못 들기 쉽다. 오계재로 가는 길이 뚜렷하고, 선각산 가는 길은 짙은 풀숲에 가렸
다. 완만한 오르막의 1,023.5m봉을 넘고, 잠시 잠잠하다 곧추선 오르막이다. 아예 고개를 푹 꺾고 간다. 들숨날
숨과 박자 맞춰 걸음한다. 고개 돌리는 것조차 무용한 행동이라 삼간다. 키 작은 나무숲 위로 머리 내밀고 곧
선각산 정상이다.
우람한 자연석의 정상 표지석이 있고, 데크전망대도 마련하였다. 오늘 산행 최고의 경점이다. 배낭 벗어놓고 휴
식하며 조망한다. 동으로는 남덕유산과 금원산, 기백산이, 남으로는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지리주릉이, 서로는
백련산이, 북으로는 마이산, 부귀산, 운장산이 둘렀다. 국토정보플랫폼 지명사전의 선각산 유래이다.
“『진안지』에 “저는 듯 쓰러질 듯 위태한 형세이지만 바라보면 흰 구름 푸른 놀이 선인의 그 진면을 가리는 듯하
다. 문인소객(文人騷客)이 올라 많은 시를 읊었다.”고 실려 있다. 산 부근의 지형이 선인이 춤추는 명당인 선인
무수(仙人舞袖) 형국인데, 선각산은 선인의 머리에 해당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한다.”
문인소객(文人騷客)이 올라 많은 시를 읊었다 하여 여러 자료를 두루 찾아보았으나 하나도 찾지 못했다.
13. 성수산 너머 파고
14. 삿갓봉 가는 길에 남쪽 조망
15. 앞 왼쪽은 시루봉, 그 오른쪽 뒤는 성수산
16. 멀리는 지리연릉, 그 가운데는 반야봉
17. 멀리 오른쪽은 지리산 천왕봉
18. 멀리는 사두봉
19. 멀리 가운데는 남덕유산
20. 앞 오른쪽은 팔공산, 멀리 왼쪽은 반야봉
21. 선각산 너머 남쪽의 산군
22. 팔공산
▶ 투구봉(971.4m), 점전폭포(용오름폭포)
눈이 시원하여 하산한다. 오를 때처럼 가파르게 내린다. 뚝 떨어져 내렸다가 한 피치 숨차게 오르면 너른 헬기
장인 1,045.9m봉이다. 뒤돌아 선각산의 푸짐한 품을 둘러보고 내린다. 골로 갈 듯이 내린다. 저절로 막 내리쏟
아지는 발걸음을 제동하느라 땀난다. 안부는 아스팔트 포장한 임도가 지나는 한밭재다. 이정표에 투구봉
0.44km다. 마지막 스퍼트 낸다. 투구봉도 상당한 첨봉이다. 한밭재에서 투구봉까지 15분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무척이나 긴 시간이었다.
투구봉은 투구모양(?)의 커다란 바위가 있다. 여기도 빼어난 경점이다. 여태 가만히 웅크리고 있던 내동산이
기지개를 편다. 마이산이 용각 혹은 마이의 모습이다. 마이산은 철에 따라 네 가지 이름을 가진다. “봄에는 안개
를 뚫고 나온 두 봉우리가 쌍돛배 같다하여 돛대봉, 여름에 수목이 울창해지면 용의 뿔처럼 보인다고 용각봉,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의 귀 같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여
문필봉이다.”
투구봉에서 하산은 점전폭포 쪽으로 내리는 길이 지정등로로 유일하다. 덕태산에서 여기를 바라볼 때는 미끈
한 능선이었는데 실지는 아주 사나운 능선이다. 바윗길을 오르내린다. 독진암(獨陣巖)은 왼쪽 슬랩을 핸드레일
밧줄 잡고 돌아 넘으니 별 어려움이 없지만, 울퉁불퉁한 바윗길은 이끼 끼여 미끄럽고 더러 낙엽에 가려 엎어
지기도 한다. 몇 번이나 사면 돌아 능선을 갈아탄다. 마침내 능선 벗어나 골로 가서는 인적이 흐릿하고 펑퍼짐
한 풀숲을 헤치고 질척이는 얕은 도랑을 한참 내린다.
점전폭포 위쪽의 계류 암반을 조심스레 건너고 빙 돌아 점전폭포 앞에 다가간다. 수량은 그다지 많지 않아 암
벽에 비단 한 폭을 걸어놓은 것 같다. 점전폭포라는 이름의 유래는 알 수가 없다. ‘점전’이 무슨 뜻인지 그 한자
쓰임이 어떠한지도 모른다. 진안군 홈페이지의 『진안고원여행 안내가이드』에는 ‘점진폭포’라고 하며, 그 의미
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점전폭포의 안내판에는 ‘용오름폭포’라고 하며, 이에 대한 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큰 비가 내리던 어느 날 폭포에서 용이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그때 재날망 상황나무 아래에 있던 처자가 이를
보고 크게 소리 지르는 바람에 용이 그만 떨어지고 말았다. 그 후 밤마다 처자의 꿈에 나타난 용이 원망을 하자
처자는 용이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도록 백일기도를 드렸다. 그러자 이듬해에는 용이 승천할 수 있었고 그
처자도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점전폭포에서 백운동 마을까지는 1.7km로 대로다. 백운동계곡을 벗어날 때까지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오
가는 공사장 트럭들로 흙먼지가 자욱이 인다. 17시이면 인부들이 퇴근하니 백운동계곡 진입로 공사장 문을 잠
근다고 한다. 그렇다고 빠져나오지 못할 리야 없겠지만 가파른 도로 절개지를 기어 올라가서 산비탈을 돌아내
리던지, 계곡의 너덜을 지나고 울창한 풀숲을 헤쳐 나와야 한다. 내게 그런 일은 없었다.
백운동 마을 임시주차장. 발걸음을 재촉한 덕분에 버스출발 시간이 넉넉하게 내려왔다. 주차장에는 우리 버스
만 있다. 근처에 음식점이 없다. 산행 중 간식으로 가져온 샌드위치가 그대로 남았다. 이것으로 저녁을 때운다.
서울 가는 진안 길에서 바라보는 차창 밖 저녁노을이 화려하다. 외손자인 초등학교 2학년 윤강이 ‘가을 느낌’이
라는 시를 카톡에 올렸다. 오늘 산행이 그러했다.
하나, 둘, 셋 … 떨어지는 나뭇잎이 보인다.
울긋불긋 단풍이 보인다.
사각사각 나뭇잎 밟히는 소리가 들린다.
솔솔 가을바람이 시원하다.
윙윙윙 고추잠자리가 보인다.
가을이 보인다.
23. 멀리는 지리연릉, 가운데는 천왕봉, 오른쪽은 반야봉
24. 앞 오른쪽은 덕태산, 중간 가운데는 마이산, 멀리 가운데는 운장산
25. 앞은 내동산, 멀리 왼쪽은 벡련산(?)
26. 투구봉에서 남서쪽 조망, 어찌 보면 망망대해의 파고 같다
27. 뒤는 남덕유산
28. 마이산, 그 뒤는 부귀산, 그 뒤는 운장산
29. 백운동계곡 점전폭포 좌폭
30. 백운동계곡 점전폭포 우폭
31. 돌콩(Glycine max (L.) Merr. subsp. soja (Siebold & Zucc.) H.Ohashi)
이 돌콩에 저명한 식물학자 5명이 깊이 연구하고 학명에 이름을 올렸다.
첫댓글 가을
♥이호우
내 머리 이미 희고
가을이 또한 깊다
산야에 열매 다 영글어
젖줄들을 놓았도다
이제 내 허허 웃는 일밖에
무슨 일이 있으랴
가을 길목이라 그런지 산들이 깨끗하네요.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습니다.
지난주는 여름이었습니다.
산은 많고 갈 산도 많고, 뿌듯합니다.
어려븐 남도 행각을 하셨구만요~
아마 추석 연휴가 끝나기 전까지는 남도 행각을 삼가해야 될 것 같습니다.
가고 오는 시간이 산행 시간보다 더 기니 ㅠㅠ
아주 빡빡하게 산행을 하셨네요,,,이젠 가을이라 날씨도 시원하고, 조망 또한 시원합니다...옆구리도 그런데,,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가을이라 버틸 만했습니다.
우리 여성 전사들도 각성해야 한다는 것을 보았고요.^^
호두과자를 입에 물고 나타났으니 얼마나 얄미웠겠습니까 ㅋㅋ 선배님이 대표로 귀싸대기를 한대 갈기시지 그러셨어요 ㅋㅋ
조망이 시원시원해서 좋습니다.
싼 게 비지떡입니다.
싼 맛에 가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