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물류대란 재현되나
연말연시 수입 급증에 따른 항만 적체 최고조 우려
필리핀 상공회의소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작년과 같은 물류 대란의 재발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크리스마스는 필리핀 최대의 명절이자 기념일로, 가족과 친지를 위해 일찌감치 선물 구입에 나서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수입물량 급증에 반해 항만과 도로 인프라가 열악해 항만 적체가 재현될 경우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마닐라시는 작년 2월에도 교통체증 완화를 내세워 화물트럭의 통행을 제한, 물류 대란이 야기된 바 있다. 중량 4500㎏을 초과하는 트럭과 기타 운송수단을 대상으로 특정 시간대(오전 6~9시, 오후 5~9시) 운행을 제한했는데 대부분의 수출입 컨테이너가 여기에 해당되면서 업계의 납기 지연 및 물류비용 증가를 초래했다.
이에 따라 임시방편이 아닌 대체 항만의 물류비 인하, 전면적인 인프라 개선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 A사 관계자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필리핀으로의 컨테이너 운송비(20FT 기준)는 마닐라항이 바탕가스항보다 100달러 정도 싸다. 하역비, 운송비 등은 마닐라항이 다소 높지만 운송업체를 비롯한 물류 관련 업체의 대부분이 마닐라에 집중돼 있고 수빅항이나 바탕가스항 인근 도로 사정이 열악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마닐라 항만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는 것.
결국 대체 항만으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의 항만 시설, 도로 등 인프라 개선 없이는 수출입 물량 분산이 요원한 상황이다.
KOTRA 마닐라 무역관은 “작년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일부 선사는 아예 필리핀 기항을 포기하고 화물선적을 거부하는 극단적인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우리 업체들은 가능한 한 선적 및 운송일정을 여유있게 잡아 납기에 문제가 없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