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우리말편지를 다시 시작합니다. 성 박사께서 귀국을 하셨거든요.^*^
어제는 학가산 송이를 조금 구했거든요.
그래서 친구를 불러내서 저녁겸 술 한잔 했습니다.
제 배가 송이불고기를 애타게 찾더군요. ^^* 박나물을 넣고 끓인 송이불고기는 냄새부터 죽여주더라구요. ㅎㅎ
옆 테이블에서는 추어탕을 시켜서 드시는데...
그 옆에 들깨 가루를 담은 통을 가리키며, 그걸 쳐 먹으면 좋다고 하더군요. 우스갯소리입니다. ^^* "손님, 들깨 가루를 쳐 먹는[처멍는] 것이 좋습니다." "뭐라고요? 처먹으라고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걸 쳐 드시라고..." "처먹으나 처드시나... 이런..."
오늘은 '처먹다'와 '쳐 먹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먼저, '처먹다'는 "욕심 사납게 마구 먹다."는 뜻입니다. 또, '먹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죠. 발음은 [처먹어, 처먹으니, 처멍는]입니다. 여기에 쓴 '처'는 '함부로, 마구, 심히'의 뜻이 있습니다.
이와 달리, '쳐 먹다'는 두 개의 낱말로 만들어진 구입니다. 여기에 쓴 '쳐'는 "적은 분량의 액체를 따르거나 가루 따위를 뿌려서 넣다"는 뜻의 '치다'에서 온 말입니다. 곧, '쳐'는 '치-'의 활용형인 '치어'의 준말입니다.
따라서, '들깨 가루를 쳐 먹다'는 '들깨 가루를 추어탕에 뿌려서(또는 넣어서) 먹다'는 뜻이고,
'들깨 가루를 처먹다'는 들깨 가루 먹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것입니다.
문제는, '쳐 먹다'와 '처먹다'의 발음이 같다는 것입니다. 이건 뭐 어떻게 풀 방법이 없네요. 어르신 앞에서는 조심스럽게 쓰는 수밖에...^^*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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