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삼복더위 기간이라 라이딩 방학 시즌이지만, 쇄도우수 김명수는 코스를 미리 선정하고 대원들에게 참가여부를 묻는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코스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제공해 준다.
이번 라이딩은 용문역에서 시작하여 여주역에서 마무리 짓는 긴 코스 구간으로, 만만치 않은 고개가 3개 포함되어 있다.
쇄도우수 김명수는 라이딩 코스를 선정함에 있어 가급적 차도를 피하고 산과 하천, 들녘을 포함한 한적하고 아기자기한 코스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긴 코스다 보니 차도를 피할 수는 없었다. 이른 아침에는 하늘이 잔뜩 흐려있었고 세우(細雨)가 조금씩 흩뿌리고 있었다.
일찍 서둘러서 출발한다고 하였지만 상봉역에서 용문행 전철을 5분 차이로 놓치고 30분을 기다려야만 했다. 쇄도우수 김명수와 스카이 천, 베어 킴은 7시 33분행 전철을 타고 이미 떠난 다음 이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베어킴이 중랑역에서 문산방향 승강장으로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용문행 열차를 놓치고 말았다고 하면서 덕소행 열차를 타고 덕소에서 기다리겠다고 전화가 왔다.
한편 기쁘기도 하였지만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였다. 용문역에 도착한 시간은 예정된 시간보다 15분 늦은 9시 15분경 이었다. 물을 퍼붓듯이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맹우(猛雨)를 맞으며 상쾌한 기분으로 라이딩을 시작하였다. 줏대잡이 역할은 쇄도우수 김명수의 몫이다. 용문역을 벗어나 흑천으로 접어들고 천천히 페달을 밟았다.
흑천 물줄기를 따라가면 광탄리 유원지가 나오고, 6번도로를 타고가면 용머리 휴게소를 만날 수 있다. 짙은 초록빛으로 물든 산과 들에는 비 구름이 낮게 깔려있었으며, 하천에는 비안개가 자욱하여 몽몽한 운치가 그윽하였다.
용두교차로에서 원주, 횡성방향으로 접어들면 도덕고개에 이른다. 도덕고개는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과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을 연결하는 고개이다.
금물산과 삼각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위치하며 높이는 해발 300m이다. 국도 제6호선이 지난다. 베어 킴이 도덕고개 문턱에 다다를 즈음인 14km쯤 왔을 때 매우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다.
브레이크 패드가 바퀴에 달라붙어 있어 속도를 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참동안 브레이크 패드를 수리하였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오르막 시점이라 베어킴은 땀을 뻘뻘흘리며 온갖 힘을 다하여 겨우 올라왔다. 그 다음부터는 신나는 내리막길이었다.
석화삼거리에서 우회전하고 409번 지방국도를 따라 줄곧 가면 석화리마을이 나온다. 석화리 횡성 옥석쉼터점에서 횡성의용소방대 차량에 부탁하여 베어 킴의 자전거를 싣고 양평군 양동면까지 협조를 구하였다.
이곳에서 부터 계속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에 베어 킴은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이 길로 접어들면 오크밸리CC 입구와 하늘숲 추모공원에 이르는 스무나리고개를 만날 수 있다.
오르막길이 지루하게 길게 이어져 어디가 정상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몹시 지치고 힘이들었지만 다행이도 비가와서 시원한 기분이었다.
성동고 16 바이콜릭스들이 밟았던 코스이고, 특히 60대 아줌마들이 넘었던 고개라 나는 긴장하고 최선을 다하여 끝까지 올라갔다. 스무나리고개는 금왕산 임도 라이딩할 당시 밟았던 친숙한 고개길로 양평군과 횡성군간의 경계지점이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른 다음 양동큰대문집 순대국밥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느즈막하게 하였다. 배가 고픈지라 순대국 한그릇을 다 비었다. 쇄도우수 김명수는 곤지암 순대국 식당보다 더 맛이 있다고 자랑한다.
중앙선 철길 밑을 통과하여 석곡천을 건너 양동로와 여양3로를 따라가면 단석저수지와 서화고개를 만난다. 서화고개는 길게 이어지지 않지만 땀이 날 정도로 비교적 가파른 경사다.
주암교에서 금당천으로 접어들고 시멘트 포장 둑길을 따라 줄곧 달리면 남한강과 마주친다. 금당천은 하천인지 들녘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녹음방초들이 깊게 우거져 있었다.
금당천 주변 들녘에는 온통 초록빛으로 물감 칠한듯 시원 스럽게 펼쳐져 있었다. 금당천 금당교를 건너 신륵사로 향하였다.
신륵사는 지난해 가을에 왔던 코스로, 그 당시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었지만 지금은 싱그러운 녹음이 짙게 우거져 있었다. 인적이 드문 절내는 평화롭고 조용하기만 하였다.
여주대교를 건너 여주역으로 가는 도중에 잠시 길을 잘못 들기도 하였지만,쇄도우수 김명수는 신이 아닌 이상 실수할 수도 있다. 여주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5분 경이었다.
금년들어 가장 긴 코스로 78km 였으며, 시간당 시속 10km로 달렸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 달렸던 속도라고 쇄도우수 김명수는 말한다.
빗속의 라이딩은 드라마틱 하면서도 낭만적인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오히려 더운 날씨보다는 시원한 빗줄기를 맞으며 달리는 것이 훨씬 낫다. 바이크 손은 여름철에는 비를 맞는것이 몸에 좋다고 한다.
시원한 빗줄기가 청량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위로 인해 심장마비가 올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베어킴은 오늘 라이딩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라이딩 출발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된다는 것을 머리속에 익혔을 것이다.
그리고 좋은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늘 좋은 코스와 빗속의 멋진 라이딩으로 하루를 즐겨 기분이 매우 상쾌하다.
첫댓글 진솔 한 글솜씨 실감나는 후기네 스머프차 파이팅!
아~! 스머프차 성근이가 여기에 다른 후기를 올렸었구나! 그래 성근이가 그 날 빗속 라이딩에서 낭만을 즐겼다니 안내했던 보람이 있네 내 마음이 덩달아 즐거워지네. 창인이 말대로 성근이의 글은 참 진솔해, 가끔 너무 어려운 한자성어들을 써서 독해 하느라 새삼 다시 공부하기도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