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② 떠나는 송병억 사장에게 듣는다
국가대표 자원순환 전문기관은 한갓 꿈인가
매립지 반입량 전년 대비 5% 수준으로 급감
매립 중심에서 자원순환과 에너지 전환기관으로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본격 시행되면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반입 폐기물 감소로 재정 기반은 흔들리고 있지만, 반대로 자원순환 전문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도 열리고 있다. (사진/수도권매립지 자원화시설)
오는 7월 말 3년 임기를 마치는 송병억 사장은 이러한 변화를 "위기이자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진단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우리나라 최대의 자원순환 전진기지다. 국가 폐기물 정책의 변화가 가장 먼저 반영되는 기관이기도 하다. 그만큼 지금의 수도권매립지가 순환경제 시대에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들어 공사는 큰 변화를 맞았다. 구아미 매립본부장, 김두환 기획본부장, 이인홍 사업본부장, 김상훈 상생본부장이 차례로 자리를 떠났고, 7월 말에는 송병억 사장까지 임기를 마친다. 반년 사이 주요 임원 5명이 교체되는 셈이다. .(사진/초대 이정주사장과 송병억사장,좌로부터)
한 조직에서 주요 임원 5명이 6개월 사이에 결별을 고한다.부도가 나기 직전 주요 임원들이 떠나는 모습이 연상된다.
매립지의 임직원들은 역대 사장들을 돌아보며 매립지의 대부이며 상징적 인물로 초대 이정주 사장을 꼽는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역대 대통령중에 국가를 재건한 박정희 대통령을 꼽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환경부의 권력 3인방이던 이정주 사장은 매립지의 단, 중, 장기 청사진을 그렸다. 30년 환경부 공직자로서 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에도 성공했다. 강성 주민협의체 위원들이 이정주 사장 앞에서는 더 이상 무조건적인 반대의견을 할 수 없었다. 사업전략으로 일련의 매립지 사업은 물론 에너지 박물관, 테마파크등 미래의 설계도도 구성했다. 박정희의 고속도로 사업과 석유, 철강, 시멘트등 기간산업을 육성한 설계와 궤를 같이 한다.
이정주 사장이 떠난 20여 년 후 10대 송병억 사장(54년생, 인천서구, 인천기계공고, 단대 화공, 행정학석사)이 취임했다. 송사장은 매립지 초창기 주민대표이면서 인천서구의원으로서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 위원(2000-2002년)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6년 후인 2008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감사를 역임하고 12년 후에는 사장으로 취임하여 매립지의 총수가 된다. 꺼진 불이 아니라 군불을 되살리며 역대 사장중 매립지와 30년 가까이 인연의 탑돌이를 한 송병억 사장이다.
반입량 80% 감소, 재정은 최대 위기
지난 1월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본격 시행되면서 매립장으로 들어오는 생활폐기물은 연탄재와 도로청소 폐토사 등 극히 제한된 품목으로 반입량이 전년 대비 5% 수준으로 급감했다.
예외적으로 소각시설 정비나 고장, 재난상황 등에 따른 반입은 허용되고 있지만 전체 반입량은 예년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공사의 핵심 수입원인 반입수수료 역시 급감하면서 재정 압박은 현실이 됐다.
인천시장 인수위원회 제출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예외적 직매립 허용 물량은 연간 16만3천316톤이다. 서울 8만2천335톤, 인천 3만5천566톤, 경기 4만5천415톤이며 반입수수료는 톤당 14만6천880원이다.
송병억 사장은 이를 공사의 가장 큰 위기로 진단했다.
"반입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공사로서는 반입량 감소가 재정을 크게 위축시키는 위기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공사의 미래 방향과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는 "공사는 수십 년간 매립뿐 아니라 매립가스 발전, 음식물폐수와 하수슬러지 자원화 등 폐기물 자원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앞으로는 매립 중심 기관에서 자원순환과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전문기관으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미래 전략은 차기 매립지 사장의 몫이다.
매립지는 그동안 이같은 현장 실증처리시스템의 강점이 있으면서도 관련된 홍보는 물론 교육, 기술연구발표 등 시장확보에서는 매우 미흡했다. 속도감도 늦었으며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서도 평가절하되고 있다.
천형적으로 해안매립으로 태어난 수도권매립지는 어떠한 공공 건축물을 매립장 위에 건설할 수가 없다. 그 태생적 공간에 쓰레기의 자원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공공소각시설과, 재활용선별시설등 정부 정책에 앞서서 선도적으로 서둘러야 했다.
국가대표 자원순환 전문기관이 목표
송 사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공사의 역할 변화다.
그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더 이상 '매립기관'이 아니라 자원순환과 에너지화를 이끄는 국가대표 전문기관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공사의 명칭과 역할을 시대 변화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관련 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공사는 매립가스 포집기술 고도화와 친환경 매립기술을 통해 올해 부지경계 복합악취를 측정 가능한 최저 수준으로 낮췄으며 환경민원도 발생하지 않았다.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전년 대비 10% 이상 감축했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에서도 그 어떤 역대 매립지사장보다 강한결속력과 신뢰를 얻고 있다, 이 지역의 토박이 인물이며 주민협의회와 매립지 감사 그리고 사장으로 이어져 온 신뢰성을 발판으로 추진해야 할 일련의 사업들이 단 한건도 진행되지 못했다. 외부 제 4의 공적 기관에 의해 차단된 가림막을 뚫지 못했다.(국회등 정치권, 서울,인천,경기 3개기관, 환경부(기후부), 주민협의체, 언론,학계)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자원화 기술
공사는 2023년 정부로부터 국제 온실가스 감축사업 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
현재 몽골, 볼리비아, 말레이시아, 파나마, 가나, 카자흐스탄 등 6개국 8개 국제감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몽골 나랑진 매립장은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며 향후 매립가스 포집·소각·발전시설이 설치되면 연간 5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볼리비아 산미구엘 매립장 역시 소각·발전시설 도입을 위한 실시설계가 시작됐으며, 코차밤바시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RS매립장, 파나마 세로파타곤 매립장 등에서도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중부발전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해외 매립지를 활용한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자원순환 시스템 완성
공사는 현재 하수슬러지 고형연료화, 음식물폐수 바이오가스화,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 시설 운영,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검사기관 운영 등 다양한 자원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축구장 215개 규모인 제2매립장 상부부지 154만㎡ 활용방안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공사는 2028년까지 759억 원을 투입해 최종 복토를 완료한 뒤 새로운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 수도권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공소각시설과 재활용선별시설 구축은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폐기물의 발생부터 선별, 재활용, 에너지화, 최종 매립까지 하나의 공간에서 완성하는 자원순환 시스템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쓰레기를 묻던 땅을 에너지 생산기지로
송병억 사장은 임기를 마치며 수도권매립지의 미래상을 이렇게 제시했다.
"쓰레기를 묻던 땅이 청정에너지를 만들고 시민들이 가장 바라는 모습으로 활용되는 선순환, 그것이 제가 바라는 공사의 모습입니다. 단순한 폐기물 처리를 넘어 자원순환의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 기관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송 사장은 수도권매립지 주민대표, 주민지원협의체 위원, 공사 감사, 그리고 사장까지 30년 가까이 매립지와 함께해 온 인물이다.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역대 어느 사장보다 주민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나 그런 송사장도 대내외적인 협조를 얻지 못해 끝내 일련의 과제들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수도권매립지 안에서 폐기물의 선별과 재활용, 소각, 에너지화, 최종 매립까지 이어지는 완전한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이다.이 과제는 이제 차기 사장에게 넘어갔다.
국가대표 자원순환 전문기관으로의 전환이 선언에 그칠 것인지, 실제 시스템으로 완성될 것인지는 앞으로 수도권매립지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이자 사명이다. 이 어두운 터널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현안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부 조직의 단결된 의지와 미래지향적이며 결연한 전투적 응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매립지의 임원으로 활동했던 인사들은 ▲우리(매립지)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가 ▲우리는 공기업이라는 바람막이 뒤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겠지 하며 뒷짐만 지고 있지 않았나 ▲살길을 모색하기보다 인천시로만 넘어가지 말아 달라는 기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면 그동안의 차단막만을 열거하며 방관하고 방치한 채, 노력조차 거부하고 있지는 않은가 등 직원들의 부정적 시각이 매우 높다고 평가한다.
매립지는 이제 비관주의나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도전과 노력을 통한 의식의 대변혁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도권매립지 폐기물 자원․에너지화시설 설치 현황
| 구분 | 50MW 발전시설 | 하수슬러지 자원화시설 | 음폐수바이오 가스화시설 |
가연 성폐기물 자원화시범시설 (‘22.8.운영중단) |
1단계 (‘25.7.운영중단) | 2단계 | 3단계 |
| 준공일 | 2006.12 | 2008.12. | 2012.1. | 2020.9. | 2013.8. | 2010.4. |
| 총사업비 | 773억 원 | 398억 원 | 822억 원 | 1,265억 원 | 443억 원 | 254억원 |
| 시설용량 | 50MWh | 800톤/일 | 1,000톤/일 | 768톤/일 | 500톤/일 | 200톤/일 |
자원화 방법 | 매립가스 활용 스팀터빈 발전 | 복토재 생산 | 유기성고형연료 (발전보조연료) 생산 | 바이오가스화 | 고형연료 생산 |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