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41~42)
마지막 심판 때가 되면, 처음에 씨를 뿌렸던 '사람의 아들'(인자)이 악한 자들에 대한
심판자로 서게 된다.
그는 그의 천사들을 보내어 자신의 나라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던 악한 자의 자녀들을
그 나라 밖으로 거두어 내어, 영원히 타오르는 불구덩이에 던져넣으실 것이다.
여기서 '그의 나라'에 해당하는 '테스 바실레이아스 아우투'(tes basileias autou)는
'그의 왕국'(his kingdom)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그'(he)는 '사람의 아들'(人子)을 가리키므로, '그의 왕국'은 '사람의 아들의
왕국', 즉 '그리스도의 왕국'이다.
그리스도의 왕국은 그의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왕국이지만, 거기에는 악한 자의
자녀들도 활동하고 있던 것이다.
하나의 밭에 곡식과 가라지가 섞여서 자라고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왕국이라는
하나의 세상에 천국의 자녀들과 악한 자의 자녀들이 서로 뒤엉켜 활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러나 결국에는 악한 자의 자녀들이 그 나라에서 거두어 내던져질 것이다.
여기서 '~에서'로 번역된 '에크'(ek; out of)는 어떤 공간이나 영역 '밖으로'라는
의미를 지닌 전치사이므로, 천사들이 그리스도의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왕국에서
버젓이 활동하고 있던 악한 자의 자녀들을 그의 왕국 밖으로 완전히 축출할 것을
보여 준다.
이런 사실은 '거두어'에 해당하는 '쉴렉수신'(sylleksousin; they will weed;
they will gather)는 마태오 복음 13장 28절과 29절에서 '뽑다'라는 뜻으로 번역된
'쉴레고'(syllego)의 미래 능동태로서, 적극적으로 뽑아 격리시킬 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서도 확인된다.
한편 마태오 복음 13장 41절은 주님의 원수인 악마에 의해 그리스도의 왕국 가운데
심기워지고, 종말에는 그 왕국 밖으로 거두어 내어져 불구덩이에 던져질 악한 자의
자녀들(마태13,38.39)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행하는 자들인지 보여 준다.
여기서 '남을 죄짓게 하는 자'로 번역된 '스칸달라'(skandala; thing that offend;
thing that causes sin)의 원형 '스칼달론'(skandalon)은 중성 명사로서 동물을
잡는 '덫'이나 '올가미', 또는 길에 숨겨 놓아 지나가는 사람을 걸려 넘어지게 하는
'장애물'을 뜻한다.
'스칼달론'은 중성 명사이며 뜻도 중성적이지만, 심판받을 대상은 사람이므로
본문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는 그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마태16,23참조).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은 원문에서 '모든 넘어지게 하는 것'으로 직역될 수 있는데,
여기서 넘어지게 한다는 것은 확신과 결단력이 약하거나 분명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을 죄로 유혹하여 범죄하게 하고, 신앙에서 떠나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믿는 이들 가운데 존재하면서 이러한 행위를 하는 자들은 모두 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 다음 '불의'로 번역된 '아노미안'(anomian; iniquity)의 원형
'아노미아'(anomia)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 '아'(a)와 '율법'이라는 뜻의 명사
'노모스'(nomos)에서 유래한 명사로서, '율법이 없는 자의 상태'라는 뜻이다.
여기서 '율법'은 하느님의 의로우신 통치의 근간을 이루는 하느님의 모든 신적(神的)인
법률을 말한다.
따라서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그의 통치 원리인 신, 구약의
모든 율법이 그 사람 안에 아예 없는 자들과 인위적으로 그 법을 조작하거나
무시하며 깨뜨리는 자들로서, 하느님 나라의 통치 체제 자체를 뒤흔드는 자들을 말한다.
이들은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곳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져 영원한 지옥 형벌에
떨어진 것 때문에, 과거의 자기 행위를 후회하면서 극도의 절망과 비탄으로 절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