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당시 나는 선배에 의해 거의 납치(?)되어 광림교회 지성전 중 하나인 뭐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참고 : 지성전이란?
보통 교회들은 신도가 많아지면 구역별로 새로 교회를 내고 소위 개척교회라며 독립을 시킨다. 이럴 경우 모교회와 개척교회와의 관계는 비유하자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도의 관계로 유대관계는 있어도 공적인 일에 있어 완전히 별개이다. 이와 반대로 지성전은 새로 신생교회를 내는경우 독립된 개척된 교회가 아니라 기업의 지점 혹은 대리점 같은 위치로 목사도 모교회에서 파견하고 재정도 모교회에 종속적이다. 대표적으로 광림, 순복음 등 대형교회들이 지성전을 수도권 근방과 미국, 러시아 등에 두고 있다.
솔직히 감리교에 있어 삼도목사 (김선도, 김홍도, 김국도 이 셋은 형제로 이들의 세 교회가 감리교 재정의 거의 60-70%를 차지한다는 설이 있다. 참고로 김홍도 이분, 섹스 스캔들과 MBC 점거 사태로 유명해졌다) 에 대해서 별로 좋은 감정이 없는 터라 내키지 않았지만 어쩌겠는가? 10년 나이차이가 나는 선배 (이분 K대 나오셔서 직장생활 하시다 갑자기 계시를 받았는지 신학하셨다, 문제라면 K대의 전형적 특징, 선배가 까라면 까라였다) 에게 어찌 노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결과적으로 교회생활은 마음에 들었다. 신도분들 참으로 선하시고 일 열심히 하셨다. 특히 내가 맡은 교회 학생부 봉사하시는 권사, 집사님들과 관계가 좋았다(이상케 아줌마들-결혼하신 자식있는 여성분을 뜻하는 것으로 다른 의미는 없다-께서는 날 참 좋아했는데 그때문에 아줌마들의 고민과 생활상을 이때 참 많이 알게 되었다)
교회사람들과 신도들은 좋았지만 이곳 시스템은 참 묘한 구석이 있었다. 목사님께서는 젊고 호감이 가는 분이셨던 길로 기억난다. 어느날 목사실에 들어갔다가 명패를 보고 처음 황당했다. '선교 목사 000 ', 선교목사라, 참 아이러니 하게도 500명 넘는 신도가 있는 교회를 담당하는 목사 직함이 선교목사라니.
또 하나, 주일 아니 일요일 예배를 드리는데 있어 1,2부 예배는 이곳 목사님 주관으로, 3부 예배는 서울 광림교회 실황중계 방송이었다. 이때는 예배당 앞의 프로젝션 TV 2대를 보며 예배를 드려야 했다. '뭐 21세기를 바라보는 세상에 이럴 수도 있겠다' 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어느날 문제가 터졌다.
상계 광림교회 반란사건
어느날인가 평소때는 3부 위성중계예배가 싫어 다른 시간대 예배를 보려고 했지만 이날은 어쩔수 없이 3부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프로젝션에 중계되는 김선도 목사의 표정이 평소때의 좀 거만하면서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뭔가 고민이 있는 듯한, 집에서 부부싸움이라도 했나? 혼자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어찌된 일인가? 참 궁금하던 차에 선배 전도사께서 내막을 알려주셨다. (이분 참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목회보다는 정치가가 되는게 낳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훌륭한 목사님이 되셨다)
'지금 김선도 목사님께서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려고 작업중이다. 2인자격인 목사님들은 선교다 유학이다 해서 죄다 내보내고 그 자리를 아들목사 라인으로 교체중이다. 이러다 얼마전부터 상계광림교회가 문제가 되었는데, 이 교회 처음 세워질 때 광림교회 출신 신도들은 얼마 안되었고 그곳 목사님께서 처음 계약식으로 들어와서 사실상 혼자 개척해 이뤄놓은 곳이다. 그런데 자기가 개척한 교회 버리고 저기 강원도 신도 열명도 안되는 곳으로 가라고 하니 이분 미쳤다고 가겠나? '
참으로 가관이었고 어의가 없었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세습이라니... 그리고 정말 혼신의 힘으로 교회 개척했더니 난데없이 처음에 몇 푼 쥐어주었으니 내것이니 나가라고 하면 누가 나가겠는가?
어쨋든 이 사건 몇주일 끌게 되었다. 결국 나중 합의를 보고 상계 교회 목사님 나가서 새로 교회 세우셨다는 소문만 들었다. 그곳 신도 대부분 데리고 2000가서... 광림 본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는 선배 말로는 5억인가 10억 받고 나가는 걸로 합의했단다. (뭐 어떻게 보면 새로 교회당 세울 자금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돈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에 내가 괜히 기분나빳다)
이 일로 인하여 나와 같이 일하던 또다른 전도사님 (엄밀히 이분은 전도사는 아니고 다른 일 하시다 감신대 들어가신 분이었다. 나보다 두세살 많았다), 원래 상계광림교회 출신이라 그곳 사람들 많이 알고 있었는데 이 일로 상당히 충격 받았다. 그래서 이곳 관두고 다른곳으로 가버리셨다. 그리고 얼마뒤 이곳 목사님도 바뀌었다. 원래 목사님은 좀더 큰 지성전으로 가셨다. (돌아가는 사정을 보니 앞으로 포스트 광림 2인자 급 라인 배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뜨. 이후 정말 엄청난 변화가 있었으니, 바로 전 예배의 위성중계 방송화였다. 1부도 김선도, 2부도 김선도, 3부도 김선도, 어딜 가나 얼굴을 안볼래야 안볼 수 없었다. 이분께서 작금의 사태가 난 것은 하나님께서 깨달음의 시련을 주신것이라기 보다는 신도들이 자기의 얼굴을 보지 않아 광림 신도라는 일체감을 느끼지 못한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판단하셨나 보다. (별로 그 얼굴 안좋아 하는 나로선) 참 짜증났다. (북한의 3대 혁명 소조운동인가가 생각났다. 전 예배의 위성중계화, 전 신도의 정신무장화, 전 교회의 김선도 소유화!)
무엇보다도 이곳 목사님은 예배시간 내내 자리에 앉아 있기만 했어야 했다. 그리고 이곳 성가대도 특별찬양 때만 광림 위성방송 끄고 노래부르고, 나머지 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앉아 있기만 했다. 성가대원들도 불만 대단했다.
그리고 확인되지 않은 뉴스, 원래 광림교회에서 감신대 100주년 기념관 건립 위해 100억 기부하기로 했다는데, 이번 위성방송 건으로 못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도대체 위성방송비가 얼마야? 뭐, 사실확인 되지 않은 소문이니까 진짜냐고 나한테 물어보지 마라. 그랬다는 얘기만 들었다)
이 사건으로 기독교에 대해 회의를 품고 있던 내가 결정적으로 이 길을 버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얼마 후 난 다른 사정으로 이곳에서 나왔고, 그뒤 김선도 아들 목사가 뒤를 이었다는 얘기만을 들었다.
벌써 8년 전 일이 되는 듯하다. 이 일이 지금 또 생각나는 건 왜일까? 그리고 자꾸 성조기 들고 TV에서 난리치는 일부 기독교인과 목사가 오버랩 되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