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인천 유나이티드가 크로아티아 1부리그 디나모 자그레브의 수비형 미드필더 야스민 아기치(30, 크로아티아)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디나모 자그레브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인천이 이적료 80만 유로, 연봉 50만 달러의 계약을 제시했음을 밝혔다.
187cm 80kg의 신체조건에 유사시 왼쪽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는 아기치는 1999년 크로아티아 대표로 데뷔하여 지금까지 14회의 A매치에 출전했다. 유로 2004 본선을 앞두고 터키,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 나왔지만 본선 최종 23인 명단에는 들지 못했다. 1997년 크로아티아 1부리그의 리예카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아기치는 세 시즌 동안 주전으로 뛰며 리그 79경기(선발 69회)에 나와 4골을 기록했으며 2000년 디나모 자그레브로 이적한 후에는 지금까지 리그 118경기(선발 112회)에서 4골을 넣으며 역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팀으로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디나모 자그레브는 이번 시즌 전반기 18경기에서 7승 6무 5패 31득점 23실점으로 리그 7위에 머무는 예상 외의 부진을 보이고 있으며 준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한 UEFA컵에서는 예선 통과에는 성공했으나 조별리그(40강)에서 G조 4위에 머물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이 불투명하기 때문인지 아기치가 팀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나 아직 인천 외에 다른 구단의 공식 영입 제의는 없다.
아기치에게 대한민국은 그리 낯선 곳이 아니다. 그는 한일 월드컵 본선 준비를 위해 2001년 11월 10일과 13일 각각 서울과 광주에서 열렸던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전한 경험이 있다. 10일 경기에서 90분을 모두 소화했으나 한국의 최태욱(23, 시미즈 S 펄스)과 김남일(27, 수원 삼성)의 연속골로 팀이 0-2로 패하는 것을 막지 못했던 아기치는 13일 광주 경기에서는 전반 45분을 뛰고 수비수 다니엘 흐르만(29, 하이두크 스플리트)와 교체됐다.
최용수에게 선제골을 내준 크로아티아는 61분 수비수 보리스 지브코비치(29, 슈투트가르트)의 만회골에 힘입어 1-1무승부를 기록하며 원정 2연패를 모면했다.
창단 첫 시즌인 지난해 리그 12위에 머문 인천은 이번 시즌에도 큰 전력 보강은 없는 상황이다. 팀의 간판이라 할 수 있었던 최태욱이 J리그로 이적했으며 지난해 용병 5명 중 3명의 방출을 확정했지만 전북에서 미드필더 서동원(29)을 영입한 것 외에는 크게 주목할만한 영입은 보이지 않는다.
터키 전지훈련에서 유럽팀들과의 잇단 평가전을 통해 성장한 고졸 신인 공격수 이근호와 청소년 대표 출신 수비수 이요한이 그나마 팀에 위안을 주고 있지만 세밀한 공격을 주도하는 플레이메이커의 부재는 여전히 인천의 약점으로 꼽힌다. 현재 3-4-3 대형에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동원과 김우재, 서기복과 노종건 등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기 운영 능력보다는 성실함이 눈에 띄는 선수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이 수비형 미드필더인 아기치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일단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한국 대표 이상헌과 플레잉코치 김현수 등 경험 많은 선수가 포진한 인천의 수비진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지만 역동적인 공격에 대한 방어에서는 부족한 면을 보였던 것이 사실인데 현역 유럽 대표를 중앙에 가세할 경우 수비 안정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유망주인 김치우와 여동원을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세르비아몬테네그로)에 임대 보내는 등 동유럽 축구에 대한 정보에 밝은 것으로 보이는 인천이 비록 전문 플레이메이커는 아니지만 아기치가 선 수비 후 위협적인 역습을 이끌 정도의 패스 능력은 있다고 판단하여 영입을 제의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기치 본인의 팀 잔류 의사가 낮고 26일 시작되는 크로아티아 리그 후반기를 앞둔 시점에서 유럽팀의 뚜렷한 영입 의사가 없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이적료를 제시한 인천에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해 창단기념 경기에서 J리그의 감바 오사카를 4-0으로 대파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리그 최하위권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던 인천이 유럽 현역 대표 영입 성사라는 선물을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천은 27일 감바 오사카와 창단 1주년 기념 경기를 갖고 2005년 첫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첫댓글 설마, 황새가 하니까 뱁새도 한다는 식인가? -_-;;
우리나라리그도 투자좀해서 재미잇는리그가되엇으면... 그럼 자주경기장에갈텐데ㅠㅠㅠ
용병 3명은 너무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