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단지 특공..모집 인원 다 채운 곳 없어
대형사도 힘 못써.."관망세에 옥석가리기"
분양시장에 낀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전국에서 18개 단지가 특별공급을 동시 진행했지만 한 곳도 모집 인원을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특별공급은 가점이 적은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등의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려 경쟁이 치열하지만 상황은 달랐다. 힐스테이트 마크로엔, 창원자이 시그니처 등의 일부 타입 또는 부문에는 청약자가 몰렸으나 유보라 천안 두정역 등은 전타입·전부문에서 청약 접수가 미달됐다.
미분양이 확산되고 있는 대구뿐 아니라 전국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였고 대형건설사도 힘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앞으로 1~2순위 청약이 예정돼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일 경기, 경남,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전남, 전북, 충남 등에서 민영아파트 18개 단지의 특별공급이 진행됐다.
단지는 △e편한세상 부평역 센트럴파크 △e편한세상 삼천포 오션프라임 △수성 자이르네 △남중동 오투그란데 뉴퍼스트 △가능역 하우스토리 리버블리스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2-1블록)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4블록) △유보라 천안 두정역 △창원자이 시그니처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 1단지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 2단지 △힐스테이트 마크로엔 등이다.
하지만 △경남 ‘DL이앤씨 e편한세상 삼천포 오션프라임’ △충남 ‘반도건설 유보라 천안 두정역’ △대구 ‘신세계건설 빌리브루센트’ △전북 ‘제일건설 남중동 오투그란데 뉴퍼스트’ 등 14개 단지의 특별공급 전체 경쟁률은 1대 1을 넘지 못했다. 나머지 4개 단지도 일부 타입·부문에선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대형건설사의 청약 성적도 체면치레 수준이었다. DL이앤씨의 ‘e편한세상 삼천포 오션프라임’ 특별공급의 경우 통상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은 신혼부부·생애최초 일부 타입에서 청약 경쟁률이 1을 넘지 못했다. DL이앤씨 관계사인 DL건설의 △e편한세상 부평역 센트럴파크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2-1블록)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4블록) 등은 일부 타입만 간신히 청약 미달 사태를 막았다.
한화건설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 1·2단지’ 특별공급의 신혼부부·생애최초 부문 일부 타입은 청약 접수가 미달됐다. GS건설 자회사인 자이S&D ‘수성 자이르네’ 특별공급의 경우 생애최초 부문 한타입만 간신히 청약자를 채웠고 나머지는 모두 미달이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청약은 주택가격 상승기에 내 집 마련 수단으로 더 많이 각광을 받는데 현재 주택시장이 관망세인 것처럼 청약시장도 비슷한 모습”이라며 “일반적으로 특별공급이 가점이 적은 사람 등에게 유리해 더 선호되지만 이마저도 옥석가리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파트 분양경기 전망은 밝지 않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달보다 0.5포인트(p) 낮은 70.4를 기록하며 지난 5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분양시장 전망을 조사해 집계한 지표다. 기준선은 100이며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주산연 관계자는 “거시경제 리스크에 따라 분양 물량 감소가 지속되고 미분양 물량이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인 경기침체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하방압력이 아파트 분양시장을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