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여행] 박하사탕보다 달콤한, 사랑이야기 "나 돌아갈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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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여행] 박하사탕보다 달콤한, 사랑이야기 "나 돌아갈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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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風明月[청풍명월]은 소백산과 치악산, 월악산이 감싸 안은 해발 320m의 고원 도시는 지금도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품고 있다. 바다같이 넓은 청풍호가 크고 작은 명산을 거느린 여름 제천은 한 폭의 수묵화다. 유랑자는 ‘박하
사탕’을 찾아 그 수묵화 속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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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은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였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고즈넉한 여행지에서 자연을 느끼며 물놀이 하
며 재충전하기 좋은 계절이다. 매년 8~9월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가 열리는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 제천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영화와 음악을 즐기며 ‘힐링’하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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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음악 영화제인 JIMFF는 2005년 시작돼 매년 세계 각국의 음악영화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한데 모
아 선보이고 있다. 청풍호 와 의림지 등 시원스러운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JIMFF는 제천의 대표적인 문화적 아이
콘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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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제 속엔 아련한 추억속의 ‘박하사탕‘ 영화도 포함되어 있다. 아름다운 사랑의 왈츠! 달콤한 사랑의 추억을
담아내는 영화, 사랑의 향기가 묻어있는 곳, 진소마을로 가기 위해 유랑자는 제천 시내에서 백운면 모정리 방향
으로 차를 몰았다. 워낙 깊은 산속에 있어 오지 중의 오지라고 했지만 다행히 백운면 입구에 도착하니 목적지까
지는 10㎞. 차로 15분 거리였다. 잘 닦인 포장도로는 세상에 둘도 없는 드라이브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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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산책을 해도 좋을 만큼 고즈넉한 길, 추억을 포장할 수 있는 香臭[향취]있는 길이라고나 할까.
사실 추억이 다 아름답기만 할까. 남루하고 초라해 들키고 싶지 않은 기억, 너무 쓰리고 아파 결코 돌이키고 싶지
않은 시절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면 달콤하고 포근해진다. 이는 시간의 마법이자 세월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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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그런 향기를 풍겨내던 연인의 몽글몽글한 가슴이 그리울 때 우리는 달콤했었던 사랑 추억
을 머리에 떠 올린다. 왜? 감성과 사랑의 로맨스의 장르는 작은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제천시 봉양읍은 읍이라는 행정구역에 걸맞지 않게 중심지가 없다. 관광지도 산길 따라, 철길 따라 흩뿌려져 있다.
복고풍에 새로운 유행을 입히면 ‘레트로’가 되지만, 봉양의 관광지는 그 흐름과도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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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아름답고 때로 눈물겨운 제천 봉양의 오래된 여행지를 유랑자는 2000년 1월 개봉 당시 나왔던 낡은 팸플릿
을 하나 들고 과거를 찾아 오지마을인 진소마을로 향했다. 제천시 봉양읍 과 백운면은 영화 [박하사탕]의 처음과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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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 속 마지막 장면이 선연하게 떠올랐다. 두 개의 터널이 저 멀리 보였다. 첫사랑, 박하사탕, 오월 광주, 오
발탄, 고문, 자살, 철길을 따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플래시백….., 언어들이 한참 동안 침묵에 갇혔다.
박하사탕처럼 달콤한 기억으로 “나 돌아갈래”를 외치던 영호[설경구]의 대사가 울림으로 남는 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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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년 남성의 눈물 맺힌 절규를 떠올리다 보면 내 인생의 영화인 듯이 아직도 가슴이 찡하고 먹먹하다.
그렇다, 첫사랑, 풋풋하고 설레고 몽글몽글한 봄날 같은 사랑. 누군가에게는 젊은 날의 아름다운 기억일 수도 있
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하는 영호처럼 아프고 시린 상처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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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은 1980~1990년대 한국 근현대사를 주인공 영호의 20년 인생사로 압축한 작품이다. 꿈
과 사랑, 희망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송두리째 빼앗긴 영호는 삶을 포기하는 마지막 순간 첫사랑 순임[문소리]
를 떠올린다. 설렘 속에 수줍게 주고받은 달콤한 박하사탕은 순수 그 자체다. 세상에 찌들고 상처받은 오물을 벗
어던질 수 있다면 순백의 그 시절로 “나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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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인 삶을 피하지 못한 주인공 영호(설경구)가 낡고 오래된 철길 위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울부짖던 마
지막 장면은 20여년이 넘게 흐른 지금도 생생하다. 너무 멀리 떠나와 되돌아갈 수 없어서일까. 갓 스무 살 첫사랑
순임(문소리)이 전해준, 그 달콤했던 박하사탕이 그리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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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잃어버린 순수를 찾을 길은 없지만 그러나 돌아볼 수는 있다. 다행히 제천은 아주 천천히 변하고 여전히 자
연과 가깝기 때문이다. 영화 ‘박하사탕’은 새 천년의 희망으로 들떠 있던 2000년에 개봉했으니 이미 추억의 영화
다. 영화는 기찻길을 따라 더 먼 과거로 관객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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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영호[설경구]의 기억은 사흘 전 봄, 94년 여름, 87년 봄, 84년 가을, 80년 5월 그리고 마지막 79년 가을. 마
침내, 영호는 스무 살 첫사랑 순임을 만난다. 직업도 가족도 잃고 삶의 막장에 다다른 마흔 살 영호는 20년 전 야
유회를 갔던 그 냇가 위 철로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절규하며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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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그가 돌아가고자 했던 시절 역시 녹록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고, ‘정의 사회 구현’을 위해 개인의 자
유를 무참히 짓밟은 폭압의 시대였는데 말이다. 영화 촬영지는 38번 국도에서 원서[제천]천이라는 작은 하천과
나란한 시골길로 접어들어 차로 약 10km를 내려간다. 좁고 깊은 계곡을 따라 서서히 하강하던 길은 물굽이가 크
게 휘어지는 곳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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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하천 위를 충북선 [조치원~봉양] 선로가 가로지른다. 지금은 영호처럼 무모하게 선로로 뛰어들 수 없도록 주변
은 철제 울타리로 단단히 막혀 있다. 교각 위 선로는 곧장 터널과 연결된다. 4칸짜리 무궁화호 열차와 수십 량을
연결한 화물열차가 수시로 들고난다. 박하사탕의 추억은 다리 위 선로와 그 아래 하천을 따라 무심하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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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엔 영화 촬영지 팻말 외에 이렇다 할 편의시설이 없고 펜션과 귀촌 가구가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다. 유랑자
는 철길 밑 제천[원소]천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제천시에서 서쪽으로 가장 멀리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원소[제
천]’천은 서울의 한강 보다는 훨씬 못 미치지만 청계천보다 훨씬 넓고 맑았다. 진소마을은 자연이 빚은 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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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운악골에서 잔잔하게 흘러내리는 개울가에는 달개비와 수초들이 무성하다. 유랑자는 영화의 한 장면을
떠 올리며 물끄러미 원소천의 반짝이는 모래와 물가를 바라본다. 영호가 순임과의 첫사랑에 가슴 벅차 “나 어떡
해”를 부르던 그 자리였다. 그들은 앞날의 비극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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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는 텅 빈 공간에서 철길과 대덕산을 올려다보며 寂寞江山[적막강산]의 공기를 원 없이 마셔본다. 조금 있
으려니 한 봉고차가 내려와 빨간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몇 내린다. 여기 영화 촬영지 구경하러 왔어요? 넵, 하자 그
중년의 아저씨는 가까이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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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칭 제천의 토박이라고 하시는 산불전문예방 진화대소속이란 한 아저씨는 “진소마을은 참 진(眞), 깊고 푸른 강
물이 진(길다는 뜻의 충청 사투리)하게 흐른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이번엔 ‘덜컹, 덜컹’ 소리를 내
며 열차가 터널에서 달려 나온다. 마치 볼륨 있는 마지막 수업 종료 종을 치는 것 같은 아득한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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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누구에게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레간자 같은 젊은 날의 초상이 있다. 가진 것 없어도 절망이 두렵지 않
던 순백의 시절 말이다. 그 힘의 원천은 젊음이다. 젊음이란 아름다운 청춘 푸름을 뜻한다, 고로 박하 향같이 짙푸
른 녹음이 덮여있는 제천천은 사랑하고 싶은 청량한 ‘박하사탕’ 같이 달콤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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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을 추억해 본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영화인데도 수도권 관객만 29만명,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다. 영화 박하사탕의 연관검색
어로 '박하사탕 단역'이 뜰 정도로 그 당시 조연과 단역진이 꽤 화려하다. 김여진, 김인권, 공형진 등 지금은 모두
얼굴이 꽤 알려진 배우들이다. 이 작품은 설경구와 문소리가 오아시스 이후 오랜만에 함께 찍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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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어 안달 난 남자 김영호[설경구]
1999년 봄, 마흔 살 영호는 20년 만의 열린 야유회에 허름한 행색으로 나타난다. 그곳은 20년 전 첫사랑 순임과
소풍을 왔던 곳. 직업도 가족도 모두 잃고 삶의 막장에 다다른 영호는 철로 위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절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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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거슬러 가며 영호가 보내온 인생들을 보여준다. 사흘 전 봄, 죽으려고 하는 그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그
는 첫사랑 윤순임의 남편. 윤순임이 곧 죽는다는 것. 그래서 아내가 사랑했던 첫사랑의 남자 영호에게 마지막 선
물로 작별 인사를 해달라는 것. 영호는 첫사랑 순임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오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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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여름, 잘나가는 가구점 사장님인 35살의 영호. 그는 심부름센터를 시켜 아내의 바람 현장을 덮쳐 아내 홍자를 폭행한다. 그리고 자신은 비서와 바람을 피운다. 87년 봄,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그때 영호는 베테랑 형사다.
운동권 학생을 잡아 모진 폭행과 물고문을 한다. 그게 그때의 그의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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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월 계엄령이 내려진 그때 군인이었던 영호. 한밤중 임무 수행 도중 발에 오발탄을 맞은 영호. 그때 어둠 속
에 귀가하던 여고생을 만난다. 그리고 빨리 도망가라고 재촉하며 총을 쏘다 여고생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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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사랑했던 첫사랑 윤순임[문소리]
79년에 영호를 만나 영호와 서로 순수한 사랑을 꿈꿨던 순임. 영호가 군대에 가고 80년 5월 그에게 면회를 가지
만 계엄령 선포 때문에 영호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다. 그리고 4년 뒤, 형사가 된 영호를 찾아갔지만 영호는 무
엇 때문인지 순임이 보는 앞에서 식당에서 일하는 여자 홍자의 엉덩이를 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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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순임을 그냥 돌려보낸다.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받고 돌아선 순임. 99년 어느 날, 죽어가는 모습으로 영호
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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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내 양홍자[김여진]
형사 영호를 짝사랑했던 식당 종업원 홍자. 그녀는 그와 결혼에 골인했다. 행복할 것 같았지만 형사 생활이 깊어
질수록 영호는 홍자에게 손찌검을 하기 시작하고, 형사를 때려치우고 가구점 사장을 하여 돈을 많이 벌었지만 영
호의 괴팍함은 날로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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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하는 홍자와 영호. 빈껍데기뿐이다. 결국 97년 외환위기로 빚더미에 앉게 된 영
호와 홍자는 갈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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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소마을 박하사탕 촬영지
►주소: 제천시 백운면 애련로10길 154-27
[지번]제천시 백운면 애련리 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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