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와 같은 비행기를 타셨던 분이군요..
저도 인터넷에 그 날의 상황에 대해 올리려 했는데, 아시안스피릿 홈페이지에는 게시판이 없어 제가 이용했던 여행사 게시판에글을 남겼다가 여행사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쳐 삭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같이 고생했던 승객들이 가끔 생각나기도 하고.. 하는데 길이 없어서 인터넷만 뒤지던 중 님의 글을 보고 답변을 하게 되네요. 미처 그 후의 상황은 몰랐는데 호텔에서는 또한 그러한 일이 있었군요..
아래는 제가 여행사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가 삭제한 글로 님이 쓴 글과 내용은 겹치지만 그날의 상황에 대하여 기억하기 위해 적어놓았던 글입니다.
우선 아시안스피릿 항공사 한국에 계신 직원분들은 오늘 일에 대해 해결을 하고자 나름 애를 쓰시던 모습은 안타까워보이기도 했고, 승객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성의표시는 충분히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타고오신분들 중 저의 이 말에 반박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오히려 항공사측에서는 승객들이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가 화가 났던 건 인천공항이 아닌 필리핀에서 겪었던 상황, 즉, 우리가 항공기 결함으로 필리핀에 소재한 어느 공항에서 거의 반 '억류'되다시피해서 7시간을 보냈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고 그 곳에서 항공사측의 대응이 어떠했는지를 항공사측에서는 모르는 상태일 거라 생각하므로 비교적 객관적으로 당시의 정황에 대해 상세하게 글로 남깁니다.
우선 클락이라는 곳에 위치한 DIOSDADO MACAPAGAL INTERNATIONAL 공항에 도착한 것이 3시에서 4시 사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현지시간으로). 거기서 기장 및 승무원으로부터 항공기 고장으로 지금 고치고 있으니 2시간정도 기다려달라는 말을 전해들었습니다. 그때까진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을 즐기는 정도였다고나 할까요?
유일한 한국인승무원에게 어필하는 분이 한두분 있었으나 주위에서 그 어필하는 분을 되려 나무라는 분위기였습니다. 거기서 주는 샌드위치와 음료수에 감사하며 꿋꿋이 기다렸습니다. 60~80명정도 앉을수 있는 소파가 있었고, 135명의 승객들중 자리를 못차지한 사람들은 신문지깔고 바닥에 앉아 기다리면서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갇힌채 밖으로도, 공항 내로도 못나가게 하였지만 그냥 기다렸습니다. (공항이라지만 조그만 터미널같습니다. 담배랑 술,쿠키,향수 몇개 파는 면세점 하나 있고 도너츠와 커피파는 곳 두어개 있는 조그만 공항입니다. )
기장은 2시간 안에 고치면 떠날수 있지만 못고칠 경우 다른 대안을 마련했다고, 그 대안은 세부에서 오는 아시아나항공기에 일부 탑승하거나, 못탄 사람들은 근처에 있는 호텔을 마련해줄테니 내일 아침에 이동할 수 있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최선은 아니었으나 차선의 선택으로는 괜찮았기에 기장이나 승무원이 말할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습니다. 어찌됐든 보다 안전할 것으로 사료되는 아시아나를 타고 가는 것이나 아님 근처 호텔에서 짐을 풀고 떠나게 할거라고 하니 안심도 되었구요.. 그렇게 4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다가 공항 내로 다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소파가 있던 공간에서 나온 우리는 공항 내 차갑고 딱딱한 의자에 각기 자리를 잡고 또 기다렸습니다.
승객들은 일단 아시안스피릿 항공기의 안전성이 불확실하고, 날씨도 안좋고, 어둡고 하니 다른 항공사 비행기를 요구하였으나, 회사측에서는 그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이에 승객들은 135명이 되는 사람들의 갈라진 의견을 모으기 위해 대표자를 세우고, 2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근처에 호텔을 잡아주면 일단 짐을 풀고 비행기 정비를 보다 더 정밀하게 마친 뒤인 다음날 아침에 떠날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을 간신히 모아 대표자를 통해 그 요구를 하였습니다. 저녁 8시쯤이었습니다. 배도 고프고 지치고 해서 어찌됐든 근처 호텔만 잡아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의견을 모아 전달하자마자 공항측에서는 우리가 나갈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습니다. immigration 문제가 발생한다나요.. 하여튼 우리는 호텔도 못나가고 그 춥고 좁은 곳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아시안스피릿 직원이라고 한국인 남자직원분이 회사 입장을 전달하던 중, 그럼 환불해줄테니 알아서 가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물론 농담이었을거라 믿습니다..
승객들이 불안해하고 지쳐있고 노인분들과 어린아이들이 30프로는 되었던 그 상황에서 바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무조건 기다리게 하면서 호텔을 잡아준다는둥 아시아나에 태운다는 둥 했던 기장의 말들은 그저 안심시키게 하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게다가 항공사에서는 고작(고작이라는 표현을 써서 죄송합니다만..) 승무원을 통해 계속 회사 입장을 전달하고, 사장이라는 사람은 근처에 왔다고 하는데 얼굴도 안보이고, 기장도 처음에 안심만 시켜놓고 얼굴도 안보이고, 그러다가 결국엔 10시 다 되어서 비행기가 밖에 대기하고 있으니 일단 타라고 하더군요. 8월 1일에 처음 운항할 예정인 비행기랍니다. 타고 오던 것도 고장였는데 처음 운행하는 것인데 얼마나 겁이나던지..
그렇다면 집에가는 차편이나 인천에 도착해서 호텔은 잡아주어야되지 않겠냐 했더니 회사측에서는 소정의 보상을 해줄테니 영수증을 챙겨서 청구하라고 하더군요. 아니 누가 영수증 악착같이 챙겨서 어떠한 경로로 그걸 보상을 받을 것이며, 또한 기다리는 7시간동안 회사측에서 승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했던 얘기들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아시안스피릿에 대한 신뢰가 이미 무너진 상태에서, 보상해줄테니 일단 타라고 하는데...
저희가 볼때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고 안나고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우선 무척 다행이란 생각뿐이었습니다. 7시간이라는 시간적 손해는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승객들을 안심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비용에 급급해하는 대처방식.. 서비스 업종으로서 너무나 후진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항공사측의 자세로 인해 화가 나는 것이고, 과연 비젼이 있는 기업인가 의심스럽고 염려스러울 정도입니다.
전날 8시 30에 도착했어야 할 것을 이튿날 새벽 3시 30에 도착후 항공사 직원들과의 미팅에서 또 한시간 이상을 기다리고 5시 넘어서야 저희는 집으로 택시를 탈 수 있었답니다. 처음에는 버스를 대기시켜놓고 숙박을 원하는 사람은 을왕리에 숙소를 잡아놨다고 하더군요. 결국엔 화가 날대로 난 승객들의 항의에 부랴부랴 콜밴을 불러서 태워보내느라 항공사측은 비용은 비용대로 깨지고 승객은 또한번 불편을 겪고, 결과적으로는 아시안스피릿은 신뢰를 잃었고, 승객들은 추억을 잃었습니다. 꿈과 같던 보라카이는 없어지고 좁디좁은 공항에서 불안해하던 일만 생각납니다.
조금만 대처를 일찍 잘 했더라면, 아니면 후속조치로라도 보상함에 있어서 비용절감하느라 급급해하지 않고 고객만족에 좀더 신경을 썼더라면, 잃는 것이 별로 크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어느 승객분의 항의가 기억에 남습니다.
“내가 0만원짜리야?! “
참고로 이건 여담입니다만, 비행기를 탔는데 담요며 베개도 모자라서 담요가 없어서 신문지 덮고 온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릴때 보니 승무원들의 담요는 있더군요.. 승객들이 담요갔다달라고할때는 없다고 하더니 그네들 덮을 것은 따로 있던 모양이더군요. 그분들도 사람인지라 물론 담요가 필요하겠지만.
첫댓글 흠.. 이글 전에 본거 같은데 ㅡㅡ?ㅋ
예전에 테리웁s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본글
퍼온거라자나욤 ㅋㅋ
읽으면 읽을수록 화가나는 글이에요 덴장마즐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