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젊은이들의 명소였던 백마 카페촌. 수많은 대학생들이 이 곳으로 MT를 왔었다.
정발산 기슭의 아담한 카페촌을 찾아 수많은 연인들과 대학생들의 명소로 자리잡았었지만,
일산신도시의 개발로 백마 카페촌은 풍동 애니골로 이전하게 되었고,
전원주택과 같았던 카페촌이 있던 자리에는 아파트만 가득한 아파트 숲으로 가득찼다.
그래도 백마역만큼은 변하지 않고 카페촌 시절의 낭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지만,
2006년 이후 전철화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그 시절의 흔적까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야 말았다.
비록 흔하디 흔한 凸형 역사였지만 다른 역들 이상으로 뜻깊은 추억을 간직했던 역사가 없어지고,
승강장마저 전부 리모델링되어 이젠 별반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임시역 수준으로 전락했다.
전철이 개통되어 으리으리한 멋진 역사가 들어선다고 해도 그 때의 낭만까지 같이 되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백마역은 서울과 문산의 딱 중간 지점에 위치한 역이다.
서울에서 문산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나 문산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사람들에게는,
이제 중간쯤 왔구나라는 것을 알려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과거에 카페촌이 백마역 근처에 있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백마역 구역사가 20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지도 벌써 1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통기타를 매들고 일상을 탈출하기 위한 작은 출구로 백마 카페촌을 찾았던 대학생들의 추억도...
역사 이설로 인해 모두 산산히 조각나 버린 것이다.
비록 역사는 흔해빠진 凸형 역사였지만, 그 의미만큼은 다른 역들과는 남달랐는데 말이다.
백마역 임시 가역사의 내부는 예전 구역사 시절과 상당히 흡사하게 생겼다.
다만, 매표소가 반대편(오른쪽→왼쪽)에 있고 화장실의 위치가 조금 특이한 곳에 있다는 점이,
다르다면 나름대로 크게 다른 점이다.
역사를 이설하면서 모든 시설물도 전부 갈아치운 백마역...
그렇기에 아직은 모든 것이 낮설게만 보여진다.
이런 가역사에 스탬프까지 존재한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새로 지은 시설물이라 그런지 있을 건 다 있다.
이 자판기도 구역사 시절부터 쓴 것인데 아직까지 남아있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 구역사는 역사 밖으로 나오면 바로 플랫폼으로 진입할 수 있었지만,
임시역사는 좀더 대로변에 가까워져서 그런지 플랫폼과의 거리가 꽤 된다.
이설하면서 새로 생긴 CI와 기존의 CI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 때문인지 입구와 출구가 따로따로 놓여져 있다.
어딜 둘러봐도, 구역사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구역사가 있던 자리에 전철역이 들어서기 때문인 걸까...
백마역 구내도, 역사 이설을 하면서 대대적으로 리모델링되었다.
이전의 정감가는 빛바랜 돌승강장이 아닌 벽돌승강장으로 바꾸어 버렸다.
2번홈 바로 옆으로는 순식간에 백마역 전철승강장과 신역사 철골구조물이 들어서 버리기까지 했다.
전철화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완전히 임시역사처럼 변해버렸다.
현재는 임시 교행용으로만 가끔 사용하는 2번홈. 이설 전과 자리는 그대론데 안내판이 퍼런색으로 변해버렸다.
역을 새로 리모델링 하면서 차단기까지 설치했다.
반대편 홈은 어차피 쓰지도 않는데 굳이 설치해야만 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일산역 방향으로는 끝없이 늘어진 아파트, 백마교 위로 지나가는 셀 수 없이 많은 차들.....
탄현-백마역 사이는 전형적인 경기도 신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정말로 이 곳이 정발산 기슭의 아담한 카페촌 마을이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버렸다.
따스한 햇살 아래 임시역사가 그 빛을 내비치고 있다.
비록 생을 마감한 전 역사가 외적인 멋은 없었을지라도,
그 시절의 낭만과 추억이 있기에 그 어느 역보다도 아름다운 역사였다.
이 역사 또한, 몇 년 가지 못해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 것이다.
백마 카페촌에서 젊음을 만끽하던 젊은이는 어느새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로 성장해 버렸다.
정발산 기슭의 아름다운 전원카페는 아파트 숲으로 빼곡히 차버렸고,
서민들의 열차였던 털털이 비둘기호는 삭막한 전철로 변해가고 있다.
이미 모든 것들이 변해버린 백마역.
더 큰 변화가 다가오면 그 때는 더욱더 삭막하고 평범하게 바뀌어 버리겠지...
첫댓글 경의선에는 바닥에 타일하나도 안깔린 역이 있었는데 역이름은 기억이 안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