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젊은 여성 10여명과 ‘일부다처’생활을 한 사실이 밝혀져 일본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던진 A씨(59·도쿄). 협박 혐의로 체포된 그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자택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A씨의 체포로 무너질 것으로 예상됐던 이 기묘한 집단생활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A씨 자택에는 체포 당시 20대 여성 11명이 살았다. A씨는 점을 봐준다며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나 ‘사기’임이 금방 드러났다. 재판부는 “(A씨는) 성욕을 채웠을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수입으로 안락한 생활을 보냈다”며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A씨 체포 후에 이 집을 떠난 여성은 한 명 뿐. 나머지 10명은 예전처럼 A씨 집에서 함께 생활을 하고 있다.
A씨와 공모한 혐의로 체포돼 불기소된 한 여성(27)은 석방 후 1주일이 지나 A씨 자택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녀는 “(가족이 있는) 집에 돌아갔지만 ‘나가라’는 말만 들었다. A씨를 좋아하고 모두 사이좋게 지내는 생활이 좋다”고 말했다.
A씨는 동거여성과 결혼, 이혼을 반복해왔다. 9번째 전처(25)는 “5년전 엄마와 싸움이 잦아 집을 나왔다. 이 곳은 집에서 느끼지 못했던 따스함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방송국 관계자와 모친이 끈질기게 설득했으나 그녀는 귀가를 거부했다. 6번째 전처(25)는 “내 자신이 여기에 있고 싶어서”라고 했고, 3번째 전처(27)도 “(이웃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다. 당당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A씨 동거녀들은 지난달 가족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법적 수속을 밟았다.
이들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외출한다. 이들은 “(동네사람들이)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싫어서”라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마스크 차림의 여성들이 오가는 모습에 “기분 나쁘다”는 주민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경찰 당국은 “집단으로 생활하는 것 자체는 범죄가 아니다”며 묵인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A씨는 재판에서 “여성들에게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설득하겠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돌아가라고 해도 돌아가지 않는다. 더이상 동거녀를 늘릴 생각은 없지만 이렇게 된 이상 함께 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현재도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일을 하지 않고 있으며 동거녀들이 슈퍼마켓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가계를 꾸리고 있다.
〈미디어칸 고영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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