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업 중 정수기 산업은 성장률 연평균 10.4%
고성장에서 안정적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
LG전자,브리타 정수기 브랜드 선호도 높아
시장 경쟁은 기술·서비스 중심으로 재편
국내 정수기 산업이 지난 수십 년간 국내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오며 물산업의 대표 분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시장 성숙과 함께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됐지만, 렌털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경기 변동에 비교적 강한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융합수학회의<국내 정수 산업의 현황과 전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정수기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1조5천억 원에서 2023년 약 2조2천억 원, 2025년에는 약 3조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0.4%로 집계됐다. 학회는 2022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도 약 7.5% 수준으로 분석했다.
이에 앞서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정규봉)이 조사한 자료에서도 국내 정수기 산업의 성장세는 확인된다. 협동조합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2009년 1조4,400억 원에서 2015년 2조140억 원으로 증가해 6년간 39.9% 성장했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약 5.7%를 기록했다. 당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3%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정수기 산업은 일반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 온 셈이다.
두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정수기 산업은 지난 50여 년 동안 국내 물산업 가운데 지속적인 고성장을 이어온 대표적인 산업으로 평가된다.
다만 2020년대 들어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감소, 생산성 둔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정수기 시장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일정 수준의 신규 수요는 이어지고 있지만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신규 설치보다 교체 수요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수기 산업은 과거의 고성장 산업에서 렌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서비스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터 교체와 유지관리 서비스를 통해 반복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여서 일반 제조업보다 경기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이 특징이다.
생수시장도 급성장, 향후에는 안정 성장 전망
정수기 산업과 함께 먹는샘물(생수)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삼일PwC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은 수입 제품을 포함해 2019~2024년 연평균 약 7.6%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4년 약 6천억 원 규모였던 시장은 2019년 약 1조6,900억 원으로 확대됐으며, 2024년에는 약 3조1,700억 원 규모로 성장해 정수기 시장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 탄산음료와 당류 음료를 대체하는 물 소비 확대, 1인 가구 증가, 온라인·새벽배송 활성화, 무라벨 생수 등 친환경 제품 확대가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삼일PwC는 2024~2029년 생수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약 2.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고성장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수기 산업의 변화와도 유사한 흐름으로 평가된다.
정수기 시장 코웨이, LG전자, SK매직
국내 정수기 시장은 코웨이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LG전자, SK매직, 쿠쿠홈시스, 청호나이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웨이가 약 30~4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LG전자와 SK매직이 각각 약 15%, 쿠쿠홈시스 약 13%, 청호나이스 약 1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위 업체들이 국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얼음정수기 시장은 전체 정수기 시장의 약 20% 수준인 6천억 원 규모로 업계에서 추정하고 있으며, 기술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로 꼽힌다.
기업 규모를 보면 코웨이는 환경가전 전체((정수기,공기청정기,음식처리기,안마,비데등)를 포함한 연매출이 4조 원 이상(26년도 매출 예상 5조6천억원)으로 업계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 (약 8천억-1조원, 정수기,공기청정기), SK매직 (약 8천억~1조 원, 정수기, 공기청기, 비데 ) 쿠쿠홈시스(약 1조 원 ,정수기,공기청정기, 제빙기), 청호나이스( 약 6천억원,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교원 웰스 (약 5천억~7천억 원,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등이 환경가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브랜드평판 LG전자 선호도 높아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2025년 7월 정수기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코웨이가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가 2위에 올랐다.
정수기 사업에서는 후발주자인 LG전자가 단기간에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을 중심으로 위생관리와 고온살균 기능을 강화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AS관리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3위에는 무전원 필터형 정수기인 브리타가 이름을 올렸다. 브리타는 전력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과 압축형 다단계 필터를 적용한 간편한 사용성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품군이 향후 정수기 시장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보다 서비스 경쟁이 더 중요
국내 정수기 시장은 단순한 제품 경쟁을 넘어 서비스 경쟁이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필터 교체와 정기 점검 등 유지관리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국적인 서비스망과 고객관리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수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 환경가전 전반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얼음정수기와 커피정수기, 스파클링 기능을 결합한 복합형 제품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정수기 산업은 2000년대 이후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기술개발과 서비스 품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ESG와 사회적 책임 강화해야
손종렬 한국융합수학회 회장은 "국내 정수기 산업은 대기업이 기술개발과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소비자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사회공헌 활동은 아직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학회와 협회, 소비자단체, 원천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환 한국융합수학회 부회장은 "정수기 기업들은 먹는물의 마지막 공급 단계에 있는 만큼 물 안전과 환경 분야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며 "과불화화합물(PFAS), 미세플라스틱, 적수 문제 등 먹는물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융합수학회는 "정수기 산업은 물산업의 핵심 생산 분야로 성장했지만 정책과 학계, 지방정부, 소비자단체 간 연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원천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포함한 통합적인 물산업 순환경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서정원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