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남한강변의 호젓한 자전거길과 연계된 양평 물소리길. |
▲ 제주올레에 처음 용역의뢰 지난 4월 27일 양평군 양수역 입구에서는 ‘물소리길’ 개장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사)제주올레가 전국 처음으로 개척한 길이어서, 제주올레와 비슷한 길을 걷기 위해 제주에서도 많은 올레꾼들이 참가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참가자들은 첫날 1코스에 이어 이튿날 2코스를 걸으며, 제주올레와 물소리길의 닮은꼴과 차이점을 음미하기도 했다. | | | 지난 4월에 열린 양평 물소리길 개장행사. |
물소리길이 탄생한 것은 경기도 양평군이 지난해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을 초청해 공무원들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한 것이 계기였다. 자연친화적 도보여행길 개척과정에 감명을 받은 김선교 군수가 양평군에도 제주올레와 비슷한 길을 만들어달라고 적극 매달려 끝내 승낙을 얻어냈다. | | | 양평 물소리길 개장 행사. |
양평군이 물소리길 조성에 들어간 돈은 6억원. (사)제주올레 사무국에 길 탐사와 디자인,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마련 등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순수하게 길을 놓는 데에만 2억3000만원이 소요됐다. | | | 물소리길 출발지점인 양평읍 국수역에 세워진 안내판. |
제주올레는 지난 6년간 국내외 수 많은 루트를 탐사한 노하우를 토대로 양평에도 명품 걷기코스를 만들기 위해 열정을 쏟았다. 10여명의 탐사팀이 석 달간 양평에 상주하며, 토목공사는 최대한 자제하고 자연과 생활문화를 존중하는 제주올레 방식대로 길을 만들었다. 지역의 속살, 마을의 역사를 담아내기 위해 지역주민들과 끊임없이 만났다. 제주올레가 전국 최초로 모든 작업에 직접 관여한 물소리길은 이렇게 태어났다. ▲ 산과 강, 계곡, 비탈길 이어져 앞서 양평군은 2011년 10월 옛 중앙선 철길 33㎞ 구간을 이용해 남한강 자전거길을 조성하며 동호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의 자전거길과 연계해 새로운 도보여행 코스를 개설함으로써 수도권 관광객들을 겨냥해 웰빙과 힐링 명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물소리길은 지난해 11월 길 만들기에 착수한 이후 약 5개월의 작업기간을 거쳐 지난해 4월 두 군데 코스가 완성됐다. 물소리길 1코스는 양수역~국수역 13.8㎞, 2코스는 국수역~양평전통시장 16.4㎞. 물소리길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멀리 내다보이 양수역에서 시작된다. 딱딱한 콘크리트 깔린 농로. 비뚤비뚤 마을길에 이어 완만한 산길을 지나면 남한강 강변이 눈앞에 펼쳐진다. 시골정취가 묻어나는 밭길을 거치면 싱그러운 숲길이 나오고, 옛 철도 터널을 지나면 마을길과 언덕, 강변이 나타난다.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앙선 옛 철로를 중심으로 자연훼손이 적은 길, 험하지 않고 걷기에 적당한 길, 역사와 문화가 잘 보존된 길 등을 중심으로 걷기코스가 만들어졌다. 길 중간에는 몽양 여운형의 생가, 양근향교, 곤충박물관, 군립미술관, 양평전통시장 등이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제주올레가 파도소리를 품는 길이라면, 물소리길은 강과 계곡, 언덕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길이다. 남한강변의 수려한 풍광을 따라 양평 사람들의 스토리와 역사 문화를 체험하며, 스트레스에 찌든 도시민들에 감성여행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 자전거길 연계, 체류관광 명소 채비 물소리길이 생겨난 이후 주말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500여명의 관광객들이 보도여행을 즐기기 위해 양평군을 찾고 있다. 기존의 자전거길에 이어 도보여행 코스인 물소리길이 더해지면서 양평군은 웰빙과 힐링의 관광명소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 | |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군데 물줄기가 합쳐지며 환상적 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두물머리(양수리). |
양평군은 올해 2개 코스를 처음 선보인데 이어 내년에도 2개 코스를 신설할 예정이다. 제주올레처럼 매년 걷기코스를 꾸준히 개장하다, 장기적으로는 양평군 전체를 하나로 연결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10대 경관에 포함된 양평군의 대표적 명소 두물머리와 수변정원 세미원 일대에는 이미 ‘물메길’이 만들어져 정식 코스에 포함될 예정이다. | | | 세계 100대 정원에 포함된 수변공원 세미원. |
물소리길 추진방향은 양평 옛길을 비롯해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 마을안길 등이다. 현재의 두 군데 코스는 농로와 산길을 빼곤 대부분 포장길이어서 다소 아쉬움이 있으나 앞으로도 자연 그대로, 사는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 길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최근 물소리길에는 토속적 웰빙식품인 호박식혜를 파는 구멍가게가 생겨나, 도보여행객들에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2코스 도착지점인 양평전통시장은 문화관광 시장에 선정되는 경사를 맞게 됐다. 앞으로 수도권 전철코스도 개통될 예정이어서 양평군은 물소리길 개통이 지역경제 창출로 이어지도록 묘안을 짜내고 있다. <이현모‧ 최미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