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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 서평 -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가>
글: 김개미,그림: 이수연
출판 문학동네 2024.10.11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가지만 그 사람들이 다 바다에 가는 건 아니야 어떤 사람들은 살던 곳과 비슷한 곳으로 가려 고하고 어떤 사람들은 살던 곳과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해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가> 는 김개미 시인과 이수연 작가님이 함께 만든 그림책이다.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권태응 문학상을 수상한 김개미 시인이 쓴 글은 시처럼 아름답고 함축적이 지만, 여러 번 음미할 수록 깊고 묵직한 이야기 를 길어 올릴 수 있다. 2022 AFCC(아시아 어린이 콘텐츠 축제)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이수연 작가님의 그림 또한 아름다우면서도 환상적인, 그럼에도 깊은 메시지를 전한다. 한 권 의 책에서 두 가지 예술을, 더불어 완벽히 조화 된 또 다른 하나의 예술까지 만날 수 있는 것이 다
어떤 사람은 어깨에 멘 가방이 전부고 어떤 사람은 껴안은 아기가 전부야 어떤 사람은두고온 개가 전부고 어떤 사람은 죽은 이웃이 전부야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가>는 모든 걸 버려두고 떠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로지 어깨에 멘 가방이, 꼭 껴안은 아기가, 두고 온 개가, 죽은 이웃이 전부인 사람들. 우리 사회는 이들을 난민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들 앞에는 늘 너무 작은 배가 와.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떠나야 하지
길을 떠나, 길을 찾아 바다로 향하는 이들에게 닥친 현실은 막막하다. 바다에 다다르더라도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떠나야 한다. 집을 고향을, 나라를 무작정 떠나야 하는 이들. 이들에게 바다는 무너진 세상의 끝이자, 알 수 없는 세상의 시작이다. 발걸음은 무겁고, 어깨는 갈수록 쳐지며, 이들의 세상은 칠흑같이 어둡기만 하다. 배를 가장 필요한 사람들 앞엔 항상 낡고 작은 배가 온다. 떠난 배는 늘 항구에 도착하 지 않는다. 항구에 도착하더라도 아무도 내리지 못하기도 한다.
바다에 도착하면 모든 길이 숨어 버리지만 어떤 길은 거기서 시작돼
그럼에도 이 책은 절망과 비극만을 노래하고 있지 않다. 어둡기만 한 세상에서한줄기 희망을 말한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이야기로, 노래로 살아남은 이들은 꺾여버린 날개를 힘껏 박차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날아 오를 수 있다 여전히 이 세상에는 전쟁과 재난, 폭력과 분쟁이 난무하다. 영영 이 비극이 사라지지 않는 한 살던 곳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다. 바다로 향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방법은 이들을 잊지 않는 것이다
> 평생 나와 다른 삶을 살아온 '타자'는 이해와 기억, 연대와 화합으로 '우리'가 된다. 우리가 또 다른 우리로 이어질 때, 그 어떤 재난과 비극에도 극복할 수 있는 단단한 힘이 생길 것이다. 세상의 비극에서 희망을 이어 나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을 펼칠 때 나는 이들과 함께 '우리'가 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