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빨강. 푸른 물결과 피의 물결이 서로를 만났을때, 둘은 서로 양보를 하려하지 않지.
그러다가 결국 서로 먹고 먹혀 새로운 물결을 연출하지.
차갑고 불길한 기운을 부르는, 그러나 역시 사람을 깊은 낭떠러지 끝까지 유혹하는.
紫流. 보랏빛 물결.
-본문 中-
***************보랏빛 물결 紫流, 그 네번째 이야기*******************
“난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구!여태까지 그래왔고.. 근데 왜, 그 반이야..
맘에 안들어,,, 남자 소굴이라구, 엄마. ”
첫날 밤, 나는 저녁 밥도 먹지 않고 엄마에게 하소연을 해댔다. 무척 난감해 하는 엄마.
“청아야... 그래도.. 그게 너희 둘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학교였어.
같은 반이어야 오빠도 들어갈 수 있다고 했으니까. 오빠랑 졸업 같이 하고, 좋지 않아?”
“뭐가? 뭐가 좋냐고!!!”
벌떡 일어나서 소리를 질렀다. 엄마가 놀란 듯이 자리를 고쳐 앉았다.
“박청아, 너 지금 누구한테 소리 지르는 거야?”
내 반응에 놀라 적당한 말을 찾고 있는 터.
“괜히 맘에 안 드니까 학교 타령.”
놈이 목욕을 끝냈는지 화장실에서 타월을 들고 나왔다.
“야, 옷, 옷입어!!”
근육 진 상체가 훤하게 드러난 녀석. 예의도 모르는 자식.
그런데..왜 내가 얼굴이 발개지는 건지.
“너가 뭔 상관이야.”
“왜,”
나는 입에서 맴돌던 말을 얼떨결에 토해냈다.
“그 율이란 애 괴롭히더니, 기분이 좋은가 보다?”
순간, 방으로 들어가려던 놈이 자리에 우뚝 섰다.
고개를 돌리고 있었지만, 그 녀석의 차가운 시선이 뒷통수를 비수처럼
날카롭게 쏘아대는 듯했다.
“너, 걔 이름 한 번만 더 말하면, 가만 안 둔다.”
쾅.
잘못 건드렸군.. 청아야, 잘 했어. 내일 또 무슨 짓을 당하려고.
“쟤, 왜 저런대..청아야,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
방으로 들어가는 박청유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난 아니에요, 죄송해요, 라는 말을 한 채
내 방으로 들어갔다. 매일 당하는 일인데, 어짜피 저 녀석 비정상적인 모습은 알아줬는데..
왜 쓸쓸한.. 느낌이 드는 거지?
그날 밤, 나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마치 그리우면서도 공포스러운, 그러면서도 쓸쓸한 나날이었던 초등학생 시절이
그대로 재현되는 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내 베개는 마치 물을 먹은 스폰지처럼 흥건히 젖어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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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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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난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학교를 향해 출발했다.
녀석과는 16년동안 그랬던 것처럼 따로 갔다.
“청유랑 같이 가지?”
엄마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나를 잡아끌었지만, 애써 물리치고 현관문을 나왔다.
어짜피 저 자식, 어떻게 가도 나보다 먼저 도착하겠지. 재주도 좋군, 쳇.
집이 학교에서 약간 먼 거리에 있는 터라, 매일 오는 학교 버스를 타기로 하고
전날 신청서를 냈다. 한국에는 영국처럼 스쿨버스는 없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 학교는 왠지 특별하단 느낌이 들었다. 자랑스러운 느낌보다는 오히려 뭔가 잘못되었다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지만, 어쩌겠는가. 지극히 평범한 인간한테 뛰어난 운동신경이
있을 리가 없지. 걸어서 1시간이나되는 거리를 영국에서 체육 낙제점수를 겨우 면했던 내가
걸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이렇게 퉁퉁 부은 눈을 하고서.
이른 봄이어도 아직 겨울이 완전히 물러가지 않아 그런지, 찬바람이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내 온 몸을 무자비하게 휩쓸고 지나갔다. 무의식적으로 다리가 덜덜 떨린다.
영국에서 짐이 다 도착하지 않아서 미처 코트를 준비하지 못했더니,
이런 불상사가 발생할 줄이야...
집에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유일한 겨울용 옷은 흰 목도리 하나뿐이었다.
어디서 받았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꽤 오래전부터 이것만 하고 다녔으니
매우 오래되었다는 건 기억한다. 눈부시게 흰색이던 빛이 점점 회색으로 변해가는 것
같으니..... 꼬박꼬박 손빨래를 해주어도 이 모양이다.
“왜 이렇게 버스가 안와....”
하나뿐인 목도리를 움켜쥐고 조금이라도 더 온기를 느끼려 노력했다. 한참 지나
저 멀리에서 1초마다 점점 커지는 짙은 남색 학교 버스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늦어서 미안하다. 학생이 박청아야?”
“네? 아.... 네.”
“이름이 예쁘네~계속 학교 버스 탈거지? 반갑다. 기사 김우현이에요.”
자동문을 열어준 20대 후반정도 보이는 버스기사가 활짝 웃으면서 악수를 건넸다.
한국 버스 기사 아저씨들은 다 안 좋다고, 가까이 하면 안된다고 채팅사이트에서 친구가
말해준 적이 있는데, 이 분은 정말 좋아보여.
이리저리 꼬여있던 내 긴장된 마음이 조금씩 매듭이 풀어지는 것만 같아 한숨이 나왔다.
“잘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영국에서 살았다고? 그래서 그런지 예의가 바르네.. 영국은 신사의 나라잖아? 하하.”
“아,” 얼떨결에 따라 웃었다. 다시 어색한 분위기.
우리 집에 사는 인간 보세요, 그 말이 나오나..
내가 기다린 곳이 마지막 정류장이어서 그런지, 버스는 학생들로 거의 만원이었다.
윽...다 남학생이잖아...
박청유 때문에 영국에서부터 난 남자 기피증이란 병이 생겨버렸다. 놈과 같은 인간이
수~없이 많다고 생각해보라. 죽는게 나을 지도 모른다. 나는 그길로 고개를 푹 숙이고는
힐끔거리며 빈 자리를 찾았다. 맨 뒤에 있는 자리하나를 포착하곤 난 모든 사람들을 지나쳐
재빨리 털썩 앉았다. 그리고는 가방을 무릎에 놓고 마치 내 보호막이라도 되는 것처럼
꽉 끌어안고는 창문에 몸을 기댔다.
그 인간.... 지금쯤 뛰고 있을 라나? 뭐.. 시내 버스도 있으니까.
어제 무슨 꿈을 꿨던 것 같은 데,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울었다는 것 빼고는.
피곤한 나머지 창문에 머리를 슬며시 기대고 자려는데, 어디서 조그만 콧노래가 들려온다.
허밍이지만 정말 듣기 좋은 목소리.곁눈질을 한 나는 그제서야 뒷자리에 나말고 한 명이
더 있다는 것을 알고 놀라 몸을 바로 세웠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이. 작은 얼굴에 살짝 세운 머리,
그리고 고집스러워 보이는 눈. 어제 휘민이가 소개한 아이들 중 하나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름이 뭐였더라...
성이 두 글자였던 것 같은데..
“저기,, 안녕.”
용기를 내어서 말을 걸어보았다.
예상했지만,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커서 그런지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조금 민망했지만 이왕 친구들을 만들어야 하는 거, 한 번 더 불러보자.
창문을 응시하고 있는 그 아이의 팔을 조금 다가가서 툭 건드리려는 순간이었다.
탁.
주의를 끌기 위해 팔을 치기도 전에, 무릎에 있는 MP3 플레이어를 잡고 있던
그 아이의 손은 어느새 내 손목을 움켜쥐고 있었다.
고개는 여전히 창문을 향한 상태. 얘.. 뒤에 눈이 달렸나? 그나저나.. 아프다고.
이윽고 손목에서 꽤 심한 통증이 느껴오기 시작했다.
“아, 씨..”
손목을 빼려했는데, 뭔 힘이 이렇게 세?
“좀 놔줄래?”
그제서야 고개를 돌린다. 다른 손으로 이어폰을 뺀 그 아이는 아파서 인상을 찌푸린
내 얼굴과 내 손목을 움켜잡은 자신의 손을 번갈아보다가 이윽고 손을 놓아주었다.
“아, 아파..”
손목이 얼얼하다. 그 아이는 고집스러운 눈을 나에게 돌렸다. 통 떨어질 것 같지 않던
그 아이의 입이 그제서야 벌려진다.
“그러길래 누가 건드리랬냐?”
“불러도 대답이 없으니까 그렇지.”
“너 나 알아?”
“저기요, 저 너네 반 전학생이거든요?”
“그랬냐?”
어이가 없다는 듯한 내 말투에 그 아이는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리고, 못 들은게 아니라 무시한거야.”
“뭐?”
“말했다.”
헐...
얜 또 뭘 잘못 먹은 건지. 무시했다고 하지를 않나, 반사신경이 무서울 정도로
뛰어나지를 않나. 왜 인간들이 하나같이 박청유랑 비슷한 점들이 있냐고, 짜증나게시리.
“너 옆에 누구 있는 지 알긴 안거야? 난 처음에 왔을 때 몰랐는데.”
“너같은 애는 안봐도 알아. 기운이 세니까.”
“뭐?”
재차 물어보는 내 목소리가 본의 아니게 살짝 떨린다. 내가 물어보아서는 안될,
대답을 들어서도 안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고집스러운 눈을 나에게서 떼지 않고
꼬박 꼬박 대답하는 그 아이가, 박청유 못지 않게 두려워진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 아이는 내 마지막 질문을 깨끗이 무시하고 다시 이어폰을
손에 들었다.
“나 건드리려고 할 정도로 배짱 큰 년은 너가 처음이다.”
“예?”
어이없거나 당황하면 존댓말이 나와버리는 버릇은 영국에서나 지금에서나
변한 바가 없는 나. 내뱉어놓고 후회했지만 다행히 내 앞에 있는 괴물녀석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역시나 깨끗이 내 말을 무시하는 놈.
“상으로 하나 알려주지. 제갈 현이다.”
“뭐라는 거야, 너?”
“내 이름 물어보려고 한 거 아니었냐?”
말 없이 입만 뻥긋거리는 나를 보지도 않고 녀석은 다시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몇 분 전만해도 천사의 멜로디처럼 들리던 녀석의 목소리는 어느새
하나의 장송곡과도 같이 나의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게 했다.
그냥 찍어넘었겠지, 하고 쉽게 생각하려하지만 이상하게 무엇인가가 나의 뒤를 계속
잡아당기는 듯하다.
나,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 학교에 들어온 걸까.
.
.
.
.
.
드르륵.
학교 버스가 좋긴 좋아. 지각할 염려 없이 제 시간에 도착하니까 말이다.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오늘은 차들도 많이 없어 수월하게 왔다.
쩝.. 영국같으면 곧장 휴일일텐데... 그럼 이 학교를 하루 쉬어도 되고. 특별히 이 학교
학생들이 나한테 못되게 군 건 절대 아니지만, 왠지.. 불길한 느낌이 점점 엄습해 온다.
박청유 탓인가? 그래, 그럴거야.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이들 몇 명이 벌써 도착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끌세라 조심스럽게 어제 도휘민이 정해준 자리로 가 앉았다.
수업 시작할 때까지 자야지......
“저기..... 앉아도 돼?”
“응?”
책상 위에 엎드린지 오분도 채 되지 않아 내 등을 누군가가 톡톡쳤다.
힘겹게 일어나는 내 눈에 들어온 것은 한 여자애였다.
동그란 얼굴에 짧은 머리를 묶어 귀 아래로 삐져나온 잔머리가 귀여워 보였다.
나보다 키가 좀 작나?
“안녕,”
이 학교에서 무서운 남자애들 말고 여자애가 말을 걸어주었다는 사실이 기뻐 수줍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나, 민시현이라고 해. 청아.. 맞지?”
고개를 갸웃하면서 물어보았다.
“응. 잘 부탁해~”
“다행이다, 이름 안 까먹어서. 이름이 특이한거 같아~”
시현이가 활짝 웃어보였다. 순진한 느낌이 드는 아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시현이의 말
한마디에 지금까지의 피곤이 확 가시는 듯 했다. 처음으로 정상적인 아이를 만났다 싶었다.
“영국에서 얼만큼 살다 온거야?”
시현이 내 앞자리에 터억 앉으며 궁금한 듯이 물어보았다.
“16년.. 그러니까, 지난 달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어.”
“이야...... 진짜? 그런데 왜 이렇게 한국말을 잘해?”
시현이가 또 물어본다. 피곤했지만 계속 대답해 주었다. 호기심이 정말 많은 아이였다.
짧은 시간 안에 나는 시현의 수 만가지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한국에는 올 기회가 어쩐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과, 한국말을 잘 하는 이유는 아빠가
계실 때에 항상 한국말을 가르쳐주시고 국사까지 손수 가르쳐주셔서 완전 배었다는 것.
한국말이 더 편할 때가 많다는 것. 한국에 갑자기 돌아온 이유는 가족 사정때문이라는 것.
(내가 곤란해 하자 시현은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서 논하지 않았다.)
그리고.... 박청유랑 나는 같은 피를 나눈 것일 뿐,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인간이라는 것.
“에? 정말?”
시현이가 놀란 듯이 물어보았다.
“쌍둥이인데.... 그래도 뭔가 친하지 않아? 텔레파시라는 것도 통한다고 하던데,
쌍둥이면.....”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들었니.
“절,대,아.니.야. 저 자식이랑 난.”
질문에 대답하다보니 어느새 나도 말문이 트여 재미있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집에 같이 있으면 얼마나 쌀쌀맞다고... 난 쟤랑 어디 같이 가본 적도 없는 걸?”
“진짜? 신기하네..... 생긴건 무슨 일본 아이돌처럼 잘 생겼는데 성격이....”
시현이 말문을 흐렸다.
“시현아..... 너 혹시.... 박청유한테....”
내가 의심쩍은 눈길로 바라보자, 시현이가 두 손을 휘저었다. 하지만 난 놓치지 않고
시현의 얼굴이 약간 홍조를 띄는 것을 보았다.
“아, 아니야! 내가 감히.. 아니, 그런게 아니라.... ”
시현은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더니, 반을 한번 둘러보고 나서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우리 반에서 진짜 무서운.. 날라리 여자애 하나 있거든.. 걔가 어제 박청유 점찍은 거
같더라.. 걔가 한 번 찍으면, 여자애들 아무도 못 건드려.”
에... 박청유, 경사 났네.
달리 할 말이 없어 난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다.
하긴 뭐, 영국에서도 자기 거랍시고 우리 공립에서 박청유네 사립학교까지 찾아가는 영국인
여자애들이 한 두명이 아니었으니까. 당시 동양인이 우리 가족밖에 없었던 마을 아이들은
놈을 보자 성자라도 되듯이 부러워했다.
영국에서도 그랬는데.. 한국에서도 오죽하겠는가. 나만 귀찮은 게 많아지게 되겠네...
“저기, 말 다했으면 좀 비키지?”
뒤에서 누가 시현이를 툭툭 쳤다. 순간, 시현은 움찔 하더니 얼른 뒤로 물러났다.
“하이.”
도휘민이었다. 웃는 얼굴인데, 시현이가 그 얼굴을 보고 무서워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응, 안녕. 시현아, 나 너 자리 한 번 가볼래!"
시현이가 달라진 게 느껴졌다. 아닌게 아니라 시현이의 동그란 눈은 공포로 가득했다.
마치 보지 말아야 할 걸 본 아이처럼. 난 나를 가만히 응시하는 휘민을 애써 회피한 채
시현이의 손을 잡고 1분단에 있는 자리로 갔다.
“시현아.. 괜찮아?”
“응, 응... ”
얼굴이 아니라고 하고 있어, 시현아.
“저기, 청아야.”
“응?”
“도휘민이 쳐다보고 있으니까 짧게 말할게.. 걔, 조심하는 게 좋아.”
“도휘민? 왜?”
의아한 내 모습에 시현이는 잠시 주저했다. 하지만 내가 휘민 쪽을 쳐다보자,
마주치기 전에 시현이가 “야!” 라는 속삭임으로 내 주의를 다시 끌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해 줄게. 하지만, 정말로.. 착한 남자애들 우리반에 많긴
한데... 도휘민이랑 홍 율. 얘네 둘한테는 절대로 찍히지 마.. ”
“에?”
“큰일나겠다. 빨리 가.. 좀 있다가 놀러갈게!!”
귓속말과 함께 시현은 살짝 나를 떠밀었다. 얼떨떨해진 기분으로 난 4분단의 내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내 앞에는 아직도 휘민이 시현이를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저기, 말해 있으면 용건..”
되도록 짧게 말했는데, 어째 영어가 직역된, 딱딱한 말투가 나왔다.
“야~ 청아야..” 도휘민이 갑자기 얼굴이 환해지며 웃는다.
"섭섭하게 시리, 왜 이렇게 쌀쌀맞아."
"뭘 말야." 여전히 딱딱한 말투. 되도록 괜찮은 척 하려고 애를 썼지만, 시현이의 마지막
말이 신경이 쓰이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불행히도, 휘민은 내 마음을 눈치챈 듯 했다.
"저 년이 뭐라고 했어?"
"야, 너 시현이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마."
"오~ 한국말 잘 하네?"
"장난 하냐, 너?"
"아니, 무슨 말 한 것 같길래. 언제부터 친해진거야?"
"일일히 알아서 뭐 하시려고요. 너 좀 너무한거 아냐?"
"아하하.. 우리 율이님께서 너한테 관심이 있는데, 친구로써 그정도는 해주어야지."
"뭐, 뭐?" 순식간에 황당한 표정으로 바뀐 내 얼굴을 보며 휘민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표정 지을 줄도 아네? 귀엽다. "
"미친.”
적당한 말대답을 찾고 있는데 뒤에서 낯익은 불만이 터졌다.
아니나 다를까, 욕설과 함께 책상을 발로 확 차 넘어뜨리는 건 자다 일어난 듯한
박청유였다. 언제 학교에 도착한건지 알지도 못했는데.
이상하게 눈 아래에 그늘이 진 얼굴.
저 녀석도 어제 제대로 못 잤나?
"짜져 있어라 좀?"
※안녕하세여~ 케키입니다!! 졸려도 한 편은 더 올려야지~ 하는 심정으로 올립니다!! 이번 화는 청아가 새로운 주인공들과 면담(?)을 가지는 부분들이 꽤 있어요.. 일상 생활 같지만 중간중간에 복선이 있으니 몇 분만이라도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항상 댓글 올려주시는 별난친구s님 감사드리고요, 전에 댓글 올려주신 사명님과 카페디엠님께도 감사드립니다~^_^ 오늘 남은 하루 잘 보내세요~
첫댓글 아핫! 다음 화!!!프리즈~ 이번화도 잘봤습니다! 꾸준히 연재해주심 정말 고마울거예요^^.
ㅎㅎ 감사합니다~^_^ 두분 위해서라도 계속 열시미 쓰겠습니다!!
와왓~! 이번에도 역시 재미있게 봤습니다. 건필하세요~
꾸준히 댓글 남겨주시는 거 정말 고맙습니다.ㅜㅜ^_^ 별난친구s님 위해서라도 계속 열시미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