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주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최근 주택시장을 살리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고, 이들의 4분기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반면 중견급 건설업체의 주가는 최근 상승세다.
올 초부터 17일까지 GS건설(-4.18%)과 대우건설(-4.32%)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현대건설(000720)(1.85%)이 그나마 선방하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14%)을 웃돌고 있다.
18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추정한 이들의 4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는 대우건설(047040)이 1024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약 7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GS건설(006360)과 대림산업(000210)의 영업이익도 각각 283%와 225% 정도 늘 것으로 전망됐다. 희망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에도 이들의 주가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왜 주춤할까. 투자자들이 중소형 건설사에 몰리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중소형 건설주는 대통령직 인수위가 국토해양부 업무 보고에서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에 주택 문제와 관련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고려개발(004200)과 삼호(001880), 벽산건설(002530), 한일건설(006440)등의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금호산업(002990), 동부건설(005960), 성지건설(005980), 한신공영(004960)등 중견 건설사들의 주가도 5~10% 올랐다. 16일에도 일부 중소형 건설주들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대형사들이 국내 주택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소형 건설사 주가가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은 "건설 업체의 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중소형주들이 계속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30대 건설업체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중 AAA급 65%, A급 56%, BBB급 53%, BB급 68%를 1년 이내 상환해야 한다.
김익상 연구원은 "등급별 재무구조와 만기연장능력 등을 감안할 경우 A급과 BBB급 업체들은 향후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우발채무란 당장 채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향후 사업이 부진해질 경우 부담해야 하는 채무를 말한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이 한국보다는 유럽 EPC(설계·구매·시공) 업체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회사 간의 경쟁도 심해져 수익을 벌어들이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상반기 건설업종의 실적과 수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낮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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