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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기간 내린 눈과 강풍으로 인하여
이번에 제주도로 여행을 갔던 사람들이 발이 묶여
4만여명이나 곤란을 겪었다고 합니다
오늘밤부터 내일까지 중부지방에도 눈이 많이 온다고 합니다
오래 전 얘기지만 한라산 눈산행을 갔다가 대설경보가 내릴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는 바람에 비행기가 뜨니 마니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백록담도 폐쇄되어 용진각휴게소까지 중간까지만 갈 예정이었습니다
다행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날씨가 쾌청하게 개이는 바람에
대설경보도 해제되었고, 백록담 코스가 갑자기 개방되는 덕분에
포기할 뻔 했던 백록담까지 계속 산행을 하였고
무사히 귀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생각이 나서 마침 그 때 써올렸던 산행기를 옮깁니다
사진은 두서없이 몇 장 골라서 첨부합니다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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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눈산행 산행기
2007년 2월3일(토)
참석자(17명): 고교 동기 산악회 회원들
산행개요:
관음사 --> 탐라계곡 --> 삼각봉 --> 용진각휴게소 --> 백록담 --> 진달래휴게소 --> 성판악
총 산행거리: 18.3km
총 산행시간: 10시간 10분
대개 성판악코스로 올라가 관음사코스로 내려오는 것이 보통인데
우리는 거꾸로 코스를 잡았다. 관음사코스가 가파르고 성판악코스는 완만하다.
대설경보로 인하여 원래는 용진각대피소까지만 개방이 되었었는데
오전 11시쯤 갑자기 백록담까지 가는 왕관릉코스가 열리는 바람에
가파른 왕관릉코스를 거꾸로 타고 오르는 고행길을 경험하게 되었다
어리목으로 올라가 영실로 내려오는 코스는 백록담엔 갈 수 없고 윗세오름(1700m)으로 가게 된다
윗세오름에서 백록담의 뒷벽을 보게 된다. 풍경은 영실코스가 썩 괜찮다.
이 코스로도 눈산행을 했던 경험이 있다. 백록담이 막혀서 윗세오름코스로 갔었다.
전 산행코스에 걸쳐 눈이 엄청나게 많이 내렸던 탓으로 대설경보가 발령되어
산행을 시작할 때까지는 용진각 휴게소까지만 올라 갔다가
다시 관음사로 원점회귀를 할 예정이었으나,
다행이 쾌청해 진 날씨 덕분에 한라산 정상 가는 마지막 난코스인
용진각 휴게소로부터 정상까지 올라가는 왕관릉 급경사 구간이 개방되어
백록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원래 한라산의 기상이 변덕이 심하여 밑에서 정상을 보기도 어렵다는데,
2월3일(토) 산행 당일의 날씨는 눈이 부실 정도로 쾌청하였습니다.
엄청나게 쌓인 눈 위로 반사되는 햇빛에 눈을 똑바로 뜨기가 어려울 지경이었습니다.
삼각봉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한라산의 모습은
정말 필설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만큼 장관이었습니다.
사방이 확 트이고 앞으로는 온갖 멋있는 산 능선들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었고,
뒤로는 고운 제주의 모습과 하늘과 맞닿은 바다가 수평선까지 펼쳐져 있었습니다.
세찬 바람에 눈보라가 날리던 웅장한 능선의 모습,
산 아래로 펼쳐지는 제주도의 해맑은 모습과 바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신혼여행 때를 포함하여 꽤 여러 번 제주를 찾았었지만
가장 좋은 날씨가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전 구간에 걸쳐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좁은 눈길만이 열려 있어
다소 산행시간이 지연된 면도 있었으나
남한의 최고봉이라는 한라산의 명성에 걸맞게 만만치 않은 산행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경사가 완만한 성판악으로 정상에 오른 다음
경사가 가파른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는 것과는 반대로
우리는 경사가 아주 급한 관음사 코스의 왕관릉으로 정상에 올랐다가
성판악으로 하산하는 바람에 반대편으로부터 끝없이 밀려오는 등산객들과 마주치느라
산행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힘도 많이 들었던 산행이었습니다
특히나 간단히 라면으로 점심을 했던 용진각 휴게소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족히 70도는 더 되어 보이는 급경사로 원래는 계단으로 된 하산길이라는데
온통 눈에 묻혀버린 계단은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고,
수북이 쌓인 눈도 세찬 바람에 습기를 다 잃어버리고
낮은 기온에 얼어붙어 마치 모래알같이 줄줄 흘러내리는 바람에
아이젠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여 매우 애를 먹었던 코스였습니다.
바람을 피하느라 낮게 자란 나뭇가지에 배낭이 걸려 넘어지기도 여러 번 이었습니다.
위로부터는 연속해서 히프스키를 하며 내려오는
수많은 등산객들 때문에 짜증이 많이 나기도 하였으나,
중간중간 쉬면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한라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은
저의 모자라는 필력으로는 도저히 표현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다음의 짧은 문장들을 나열하는 것으로
관음사에서 용진각을 거쳐 백록담 정상까지 오르던 그날의 느낌을 전하고자 합니다
저 아래쪽에 사진을 첨부하므로서 그 날의 산행기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파랗던 높은 하늘,
맑고 밝게 내려 쪼이던 따가운 햇볕,
온몸 속으로 사정없이 파고들던 매서운 바람,
햇빛이 반사되어 도저히 눈을 뜰 수 없게 만들던 새하얀 눈밭,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 가지마다 눈을 흠뻑 뒤집어 쓴 채 쭉쭉 뻗어 있던 미인송 숲,
햇볕이 차단된 채 키 큰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 차 있던 울창한 한라의 숲들,
세찬 바람에 날리는 눈을 이고 앉은 저 높은 하늘과 맞닿아 있던 웅장한 산 능선들,
하얀 눈 위에 선명하게 찍혀 있던 이름 모를 산짐승들의 발자국들,
끝도 없이 이어지던 힘들고 좁았던 외길의 눈길,
눈보라를 날리고 내 몸을 흔들어 대며 도저히 눈도 뜨지 못하게 하던 정상에서의 강풍,
세찬 눈보라 아래로 바라다 보이던 하얀 눈에 뒤덮인 백록담 분화구,
세찬 눈보라 속에서 백록담 분화구를 내려다 보며 가슴이 벅차 오르던 느낌,
세찬 바람에 날라가 버린 눈을 헤치고, 이곳 저곳 몸체를 들어내던 검은 색의 현무암들,
하얀 눈 세상 아래 외줄기로 울긋불긋 개미행렬을 하던 등산객들의 모습,
출입이 통제된 숲 속에서 자유로이 날아 다니며 마구 울어대던 까마귀 떼들,
새하얀 눈 위로 바쁘게 어디론가 달아나던 너무 예쁘고 깜찍했던 깨끗한 새끼 쥐의 모습,
바람에 온통 이리저리 휘어져, 땅에 붙어 자라고 있던 나무들,
특히 백록담을 내려다 보며 가슴 벅차 오르던 느낌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웅장하고도 수려한 풍광을 뒤로 한 채
성판악으로 하산하는 것이 너무도 아쉬었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어 몸을 흔들고 얼어 붙게 만들어
서둘러 하산길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진달래 휴게소를 거쳐 지루하고 힘들었던 길고 긴 하산 길이 끝날 즈음엔
등뒤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해도 채 뜨기 전인 아침 7시10분 쯤에 시작된 산행이 끝난 시간은
뉘엿뉘엿 해가 떨어지던 오후 5시20분 경 이었습니다.
장장 10시간이나 걸린 고된 산행이었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가벼웠고 정말 보람이 있었습니다.
백록담 - 관음사 코스의 왕관릉으로 오르면 만나게 되는 풍경
눈으로 뒤덮인 백록담 : 세찬 바람으로 물결같은 무늬가 생겼다
한라산 정상에서...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두 사람씩 사진을 찍었다
탐라계곡으로 들어서면서...
으시시하고 을씨년스럽던 이른 아침의 탐라계곡. 길을 잃지 말라고 빨간색 리본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다.
탐라계곡을 지나 삼각봉으로 이어지던 숲길
햇빛을 차단할 정도로 울창했던 숲길
한라산 국립공원 직원 들이 수고하여 겨우 한 사람 지나갈 정도의 길이 뚫려 있었다
뒤쪽의 구름 아래로 바다도 보이고, 민가들도 보였다
한라산 아래로 펼쳐진 바다와 수평선이 손에 잡힐 듯하다
탐라계곡을 지나고 소나무숲을 지나서 삼각봉에 이르기 바로 전...사방이 눈으로 뒤덮였다
뒤쪽이 삼각봉이다. 지나치는 등산객 들을 피해 길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했던 날씨.
전날 밤까지도 엄청나게 눈이 내려 대설경보가 발효되었다. 등산로 난간이 눈에 파묻혔다.
삼각봉
온통 눈으로 뒤덮인 등산로 주변...삼각봉을 지나 용진각휴게소로 가는 길
왕관릉을 오르던 중 잠시 쪼그리고 앉아 다리품을 쉬는 중
세찬 바람에 흩날리던 눈보라
고사목 옆으로 난 눈으로 뒤덮힌 경사가 가파른 왕관릉 계단길을 천천히 숨을 고르며 오르는 중
세찬 바람에 습기가 다 날라간 사막의 모래알같은 눈들이 흘러 내리는 중...바람이 무늬를 만들었다
왕관릉을 오르던 중 등산로를 비켜나 잠시 쉬면서...
눈이 강풍에 습기를 잃어버리고 모래알처럼 부슬부슬하였다. 키가 작은 나무들이 눈 속에 파묻혔다.
눈으로 길이 막혀 한 줄로 개미행상하는 등산객들
성판악 코스로 하산을 하던 중...바람이 몹씨 불어 추웠다
성판악코스 하산길...올라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하산하는 팀은 우리뿐이었다
오색딱따구리
하산길에 마주친 까마귀떼
첫댓글 님덕분에 눈이 호강하네요,
편안하게 한라산 설경을 공짜로
구경을 하게 되네요,고맙습니다.
눈이 호강하셨다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청솔님~
제주도로 여행 간 사람들이 4만명이나 곤락을 껵었네요.
설경이 아주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저는 따뜻한 봄이나 가을에 갔습니다.
구경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봄이나 가을도 좋지요
그 때만 하더라도 객기를 부리느라고
한라산 눈산행을 몇 차례 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주도를 여러번 갔지만 한라산
등반은 못했습니다 부럽습니다
제주도엘 여러번 다녀 오셨군요
한라산이 남한에선 최고봉이라서
산꾼 들이라면 한번쯤 오르고 싶어 하지요
특히 겨울 한라산이 참 멋집니다
감사합니다
어찌 어찌 노숙 신세로 여름날
생각없이 계곡에서 자다가
비 만나 식겁하고 휴게소로 대피 한
기억이 납니다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계곡에서 큰 비를 만나면 큰일나지요
바로 대피해야 합니다
식겁하셨겠습니다
청솔님~
한라산 설경이넘 아름답네요
전 제주도는 세번 정도 갔는데
한라산 올라갈 것은 꿈도 안 꾸고
술만 잔뜩 퍼 마시고 왔답니다 ㅎㅎ
네 한라산 설경이 장난이 아닙니다
중턱 쯤 올라가서 내려다 보는 풍경
구름아래로 펼쳐지는 바다와 수평선
그리고 중산간 마을의 경치가 끝내줍니다
그러셨군요
저희도 산행 마치고 한 잔 했습니다
단체로 횟집에 가서 회포를 풀었지요
지금 서울엔 눈이 펑펑 내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지다.....ㅎ
덕분에 한라산 설경 구경잘합니다....감사....
네 감사합니다. ^^*
두고두고 읽고 보아도 감동이겠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여름방학 때 올랐다가
백록담 물도 못 보고 내려왔는데요..
그러셨군요
네 두고두고 보아도 그 날이 생각납니다
하얀 눈과 파란 하늘의 조화
그런 풍경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16년 전이니
한참 혈기왕성 할때군요 ㅎ
저도 그때쯤 해서 갔다가 입구에서 포기하고 왔어요 눈을 뜰수가 없을 정도로 바람이 쎄서요
파란 하늘에 하얀 설경이
아름답네요
네 한참 산에 미쳐서 돌아 다닐 때입니다
그 해에는 또 제가 산악회장을 맡았었습니다
맞습니다
겨울 한라산이 바람이 무지하게 쎄지요
백록담 정상에서 날라가는 줄 알았습니다
얼굴가리개를 하고 선글라스를 끼고
제 사진 보시면 얼굴이 없습니다 ㅜㅜ
감사합니다
너무 멋지긴 한데
겁이 많은 전 겨울 산행 무서워서
못합니다. ㅎㅎ
네 그래서 겨울산행이 준비물이 많습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따라서 배낭이 커지게 되지요
비상식량, 추가의 보온의류, 비상장구들
무거운 배낭을 지고, 아이젠을 차고,
두툼한 옷을 몇 겹씩 껴입고 뒤뚱뒤뚱
그래도 그게 그렇게 재미있습니다
저는 눈산행을 아주 좋아 했었습니다
이제는 그럴 일도 없겠지요
감사합니다
저는 10여년전 성판악에서 진달래휴게소를거처 백록담 올랐다가
갔던 길로 되돌아 온 것이 유일한 백록담 등산 경험입니다
그 대 아침 6시30분경 성판악에서 출발하면서 무거운 베낭을 성판악 휴게소에 보관시키고 오르는 바람에
관음사로 내려가질 못하고 되돌아 왔지요
그 때도 눈이 1미터 정도 쌓여 단단해진 눈길을 아이젠 덕분에 편하게 올랐던 추억입니다
영실코스 윗세오름으로는 세번정도 올랐었는 데 백록담은 딱 한번 올랐더랬습니다
백록담에서 내려 오시면서 성판악에서 올라가는 사람과 어깨를 많이 스쳤을것 같습니다
저도 일찍 올랐다 오는 바람에 많이 그랬었지요
설경 좋은 광경 많이 사진으로 남기셨군요
저는 혼자 갔기에 사진은 별로 남은 게 없고 추억으로만 남았습니다
덕분에 구경 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보통은 성판악에서 오르고
관음사로 하산하지요
저도 어리목, 영실코스는 몇번 갔었습니다
백록담은 날씨가 궂으면
못 올라가게 하더라구요
그러면 할 수 없이 윗세오름으로 가지요
네 저는 단체로 가서 사진을 좀 건졌습니다
즐감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관음사에서 백록담, 성판악으로 완주하셨으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눈덮힌 백록담의 풍경은 꿈나라 같아요, 흰눈에 쌓여있는 한라산의 자연, 경이롭습니다.
그 추운 곳에 오색딱따구리도 보이구요. 국립공원 북한산 깃대종인데 추워서어떻게 살고 있는지...?
한라산의 멋진 설경사진 많이 올려주셔 보고 또 보게 됩니다.
여러 악조건에서도 무사히 완주하셨음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2022년 2월 13일 1박 2일, 5670 카페에서 단체 산행하였습니다.
첫날, 어리목, 윗세오름, 영실로 내려왔구요. 둘쨋 날, 성판악, 백록담, 관음사로 완주,
관음탐방안내소에서 완주증을 주어 좋았어요.(손주들한테 자랑, ㅎ)
이틀동안 연속 알찬 산행을 하여 금년 2022년 산행 중 가장 으뜸 산행이였습니다.
성판악, 관음사 어느 곳에서 오르던 정상 인증샷 보여주면 완주증 준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설경과 해설! 감상 잘 하였습니다.
먼 훗날까지 가슴시리도록 추억하십시요.
예전엔 완주증 같은 건 없었지요
네 너무 멋있었습니다
정상 인증샷 갖고가서
지금이라도 완주증 달라고 할까요? ㅎㅎ
감사합니다
@청솔 ㅎㅎ. 전에 3번 완주하였어도 없었어요.
완주증은 2022년 처음 받았습니다.
@아리 받으실만 합니다
윗세오름과 백록담을 이틀 연속 완주하셨으니
참으로 대단한 산행실력이십니다
아리님을 존경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인생 버킷리스트가 한라산
백록담에 가는것입니다.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시군요
꼭 이루어지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