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물폭탄, 오늘까지 최대 200mm 더 쏟아진다
전국이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든 가운데 26일 오후 퇴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 횡단보도를 우산을 쓴 채 건너고 있다. 기상청은 비구름이 빠르게 북상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은 27일까지 최대 120mm, 남부지방과 제주엔 최대 200mm의 비가 더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전영한 기자
올해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25, 26일에 걸쳐 제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비구름이 빠르게 북상하면서 27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에 최대 120mm, 제주와 남부지방에 최대 200mm의 장맛비가 더 쏟아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26일 오후 7시 기준 강원 남부와 충북 북부, 경북 북부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이며 밤부터는 경기와 강원, 제주에 호우 예비특보가 내려졌다. 27일 새벽을 기해 전남, 경남 등에도 호우 예비특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25일부터 26일(오후 7시 기준)까지 제주 한라산 삼각봉에는 311.5mm의 비가 내렸다. 또 25일 전라권과 경상권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린 데 이어 26일에는 강원도와 충청권에도 비가 쏟아졌다. 집중호우가 내린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빗길 교통사고 등 크고 작은 비 피해 신고가 10여 건 접수됐다.
장맛비는 28일 잠시 주춤하다가 29일부터 다시 전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내일 비 그치고 ‘반짝 무더위’… 모레 ‘2차 장마’
장마 물폭탄
내일 낮 최고 33도 ‘찜통 더위’ 예고
2차 장마땐 좁은지역에 집중호우
비 피해 더 우려… 안전 유의해야
27일까지 전국에 많은 양의 장맛비가 쏟아진다. 비가 잠시 주춤한 28일에는 습한 무더위가 찾아오고, 29일부터는 다시 ‘2차 장마’가 찾아온다. 지난주부터 폭염과 비가 번갈아 찾아오는 양상이다.
기상청은 27일 전국 대부분 지역이 흐린 가운데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4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27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제주 50∼150mm(제주 산지 등 많은 곳 최대 200mm), 수도권·충청·강원 내륙·남부 지역에 30∼100mm가 예상된다. 경기 동부, 전남과 경북 내륙, 경남 남해 지역은 곳에 따라 최대 12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26일 밤부터 경기와 강원, 제주에, 27일 새벽 전남 경남 제주 등에 호우 예비특보를 발령했다. 강원 동해안은 10∼50mm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맛비를 뿌린 정체전선은 27일 오후부터 점차 남해상으로 남하해 28일은 가끔 비가 내릴 순 있으나 강수량이나 강도로 보면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비가 잦아들며 27일 오후, 28일 전국 낮 최고기온은 32, 33도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27일 남부지방, 28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장마철 습도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31도 이상이 될 수 있다.
29일부터 정체전선이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활성화되며 다시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9, 30일 사이 전국에, 다음 달 1일에는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장마 때는 집중호우로 인한 비 피해가 더욱 우려된다. 기상청은 “강수대가 남북으로 짧고 동서로 길게 발달해 좁은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서울에 큰 피해를 입힌 기록적인 호우 당시에도 이처럼 남북이 짧고 동서로 긴 형태의 정체전선이었다.
25, 26일에 걸쳐 제주와 남부 지방에서 집중적으로 비가 내렸고 특히 전남 나주와 광주는 각각 시간당 60.5mm, 47.0mm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리기도 했다. 이같이 남부지방에 쏟아진 폭우에 빗길 교통사고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26일 오전 광주 서구 농성동에서 30대 운전자 A 씨가 운전하던 승합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오후에는 광주 서구의 한 공용주차장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토사가 흘러내리거나 도로 배수구에 쌓인 쓰레기가 막혀 물이 넘친다는 119신고도 있었다. 광주시 소방안전본부에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차량 이동 1건, 배수 조치 3건, 나무 쓰러짐 2건, 맨홀 문제 2건 등 비 피해 신고 8건이 접수됐다.
26일 출근길 폭우가 우려됐던 서울 등 수도권은 비구름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예상보다 강한 비가 내리진 않았다. 기상청은 “이날 새벽 비구름이 동쪽으로 이동하며 강원 남부와 경북 북부 등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26일 기준 전국 국립공원 5곳의 150개 탐방로와 30개 항로 40척의 여객선(인천∼백령 등)이 통제됐다고 밝혔다. 전남, 충북 등의 둔치주차장 5곳과 부산·포항의 하천변 산책로 5곳도 출입이 금지됐다. 이날 오전 서울에서도 청계천과 성북천, 정릉천, 우이천 등 4개 하천 출입이 통제됐다.
김예윤 기자, 광주=이형주 기자, 이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