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일산역, 운정역과는 달리 탄현역의 역사는 매우 짧다.
2000년 8월, 탄현지구 주민들의 서울 진입을 위해 임시역사를 건축한 것을 시작한 이래 7년째 영업을 해오고 있다.
탄현역이 영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경의선 전철화가 한창 핫 이슈가 되었던 만큼,
정식 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지 않고 대매소를 운영하는 임시역사의 형태로 개통되었다.
일산의 서북쪽 끝에서 조용히 싹을 틔우기 시작하는, 사람과 비교하면 아기와도 같은 역이다.
탄현역 앞은 생각외로 꽤 혼잡하다.
경의선에서 가장 비중있는 역 중 하나인 일산역앞이 완벽한 시골 읍내 분위기인 반면,
탄현역앞은 상가단지, 아파트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상당한 역세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릉역, 지행역이 이와 비슷한 사례인데, 도시 조성당시부터 역 건설을 염두해 두고 만들었던 것 같다.
덕분에 수요를 끌어모으는 데는 한층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더없이 인위적이고 딱딱한 느낌만 묻어나오는 탄현역사.
그도 그럴것이 2000년 "임시역"으로 개통되어 임시로 사용하기 위해 역사를 건설했기 때문이다.
이용객 수로만 보면 경의선에서 꽤 비중을 차지하는 탄현역이지만,
틀림없이 아직까지는 한없이 작게만 느껴지는 역이다.
대부분의 역들이 광장-역사-구내로 이어지는 구조인 것 과는 달리,
탄현역은 광장(입구)에서 바로 역 구내로 이어지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탄현역에서 무임승차를 하는 일은 껌을 씹는 일처럼 쉬운 일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승강장을 이설하면서 접근성이 나빠져 무임승차 승객 수는 줄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탄현역사는 역 구내로 들어가는 입구 한켠에 조용히 박혀 있다.
그래서 오히려 승차권 구입 없이 바로 열차를 타는 게 더 편하다.
대매소에서 전국 모든 표를 상시 발매하고는 있지만,
경의선의 경우는 하차역에서 현금으로 요금을 지불해도 아무 상관이 없기에
상당수의 승객이 승차권 구입을 하지 않고 곧바로 열차를 탄다.
예전에 승강장과 선로가 있던 자리는 이렇게 흙으로 덮혀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승강장을 이설해도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일산역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전철역이 지어지지 않고 있는 곳은 성급하게 해체작업을 하지 않고 천천히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대편의 선로가 이미 걷히고 신 노반으로 덮혀있는 것과는 달리,
여기는 이제서야 선로를 걷어내고 침목을 걷는 단계에 불과하다.
오른편의 신 노반이 마치 지어진지 오랜 시간이 흐른 노반처럼 낮설지 않게 느껴진다.
예전 승강장이 탄현역입구에서 북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던 것과는 달리,
새로 이설한 승강장은 탄현역입구를 정확히 가운데에 두고 있다.
전철화 공사 때문에, 승강장이 남쪽으로 살짜쿵 밀려난 셈.
원래부터 단선 임시승강장이었던 탄현역. 전철 개통 직전까지는 임시역 그대로 남아있어 줄 것이다.
경의선의 거의 대부분 역들이 그러하듯이, 탄현역도 승강장 이설을 하면서 구 폴사인을 그대로 가져왔다.
하지만 철조망 너머에 위태롭게 박혀있어 언제 철거될지, 무너져내릴지 모른다.
철조망 너머 승강장으로 넘어오고 싶은듯 애타게 선로쪽을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전철 개통 후 "보통역"으로 새로 영업을 개시할 탄현 전철역.
벌써 문산방면 승강장 건설이 완료되고 역사 철골 구조물까지 지어져 있다.
기존의 탄현역이 탄현2지구 상가단지 부근에 위치한 것과는 달리, '전철 탄현역'은 북쪽으로 약 300m 옮겨져 신설된다.
초고층 주상복합단지의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일부러 복합단지 예정지 한가운데로 옮겨 건설하고 있는데,
이 곳이 현재 불법 부동사 매매 등으로 마찰을 겪고 있어 착공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아마 전철역이 개통되어도 접근성이 워낙 안 좋은 관계로,
초창기엔 오히려 탄현지구 주민들에게 외면받는 초라한 역이 되지 않을까 싶다.
왠지 전철이 들어와야만 할 것 같고 꼭 전철이 들어올 것만 같은 분위기지만,
아직까지는 다섯칸 짜리 통근열차만이 한 시간에 두 번 꼴로 정차한다.
2000년부터 쭈욱 탄현역을 수도없이 왕래했던 통근열차지만,
여전히 이 곳에 정차하는 모습은 어색하기만 하다.
초고층 주상복합단지 부지가 한창 공사를 시작할 시기에 탄현역이 정식으로 영업을 개시한다.
그래서 접근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흘러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그렇게 된다면 탄현역의 미래는 통근열차의 그림자처럼 어두워질 수도 있겠지만,
탄현역 진입로 조성이 완료되고 주상복합단지가 계획대로 완공된 후에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역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