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케한 여행
2010년 11월 12~15일간 3박 4일에 걸친 일본 동북지방의 미야기현 센다이를 거점으로
내륙 오지를 따라 간 여행은 한마디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 여행이었다.
센다이(仙台) 하면 마츠시마(松島)가 일본 3경의 하나라는 정도만 알고 떠났기에
마츠시마 관광후에는 단풍구경이나 하고 온천욕을 하는 정도로 기대했다.
그런데 가보니 그 것이 아니었다.
이 코스는 에도시대의 하이쿠(徘句) 시인 마츠오 바쇼(松尾芭蕉 1644~1694)가 300여년전인
1689년에 걸어서 갔던 길을 따라가는 이름난 코스였다. 즉 바쇼의 여행기 '오쿠로 가는 작은 길
(奥の細道)'의 코스를 따라 센다이에서 마츠시마, 즈아간지(瑞巖寺)에 들리고 야마가다(山形)현의
야마테라(山寺) 릿사쿠지(立石寺)를 거쳐 모가미가와(最上川) 강, 하구로야마(羽黑山) 영지를
지나 내륙을 횡단하여 최서단에 있는 사카다(酒田) 항구까지 가는 긴 여정이었다.
그러면서 온천지역으로 유명한 나루코(鳴子)와 자오(藏王)의 온천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몇 몇 명승지를 둘러보고 센다이로 돌아오는 한 번 가볼만한 좋은 코스였다.
진행하는 순서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이 코스는 일본 동북지역의 역사와 지리, 문화에 관해
예비지식도 필요한 수준 높은 고급 여행코스임을 알게 했다.
첫번째 방문지 마츠시마의 경치는 경탄할만한 풍광은 아니었다. 일본 3대 절경의 하나라고 하여
당초 계획에는 들어있지 않았던 유람선 탑승도 추가했지만 장관이라는 260여개 섬 둘러보기는
우리나라의 다도해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우리 속담을 떠올리게
알맞을 정도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마츠시마 섬 관광은 껍대기이고 알맹이는 따로 있었다.



일본의 국보 즈이간지(瑞巖寺)는 826년 慈覺大師 엔닌(円仁) 창건한 절로서 일본의 명찰이다.
1601년 이 곳 미야기번(宮城藩)의 번주가 된 다테 마사무네(伊達政宗)가 瑞巖寺와 五大堂을 복원했다.
이 즈이간지(瑞巖寺)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慈覺大師 엔닌(円仁)이 어떤 인물인지 알 필요가 있다.
엔닌(794~864)은 10년간(838~847) 당나라에 유학하여 천태종을 배워와 일본에 전파한 일본의
천태종 제3 좌주(座主)다.




아래는 즈이간지 옆에 있는 고다이도(五大堂) 앞에서 찍은 일행의 모습이다.

엔닌은 우리나라의 義湘대사가 661~671년에 걸쳐 당나라 유학을 하고 해동화엄종주가
된 것보다는 70여년 늦었지만 그는 옛날 우리나라와도 깊은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엔닌이 쓴 여행기 '入唐求法巡禮行記'는 라이샤워 교수가 현장(玄奘), 마르코 포로의 여행기에
비견할 명저라고 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그의 여행기에서 당시 당나라에 있었던 신라방을
비롯하여 제당 신라인들의 생활상과 특히 장보고에 관한 기록이 나오고 그의 여행은
제당 신라인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까지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그의 여행기에서 그는 특히 "신라방에서 많은 신세를 졌고 신라인 해상왕 장보고의 통치 아래
있던 신라방이 자신에게 베풀어진 배려가 아니었으면 돌아가기 힘들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 이 엔닌이 瑞巖寺를 창건하고 다음에 나오는 릿샤쿠지(立石寺)도
세웠다고 한다. 瑞巖寺는 관세음보살을 모셨고, 立石寺에선 아미타불을 주존불로 모시고 있다.
山形県山形市山寺의 名勝史跡 霊場山寺 立石寺는 마츠오 바쇼(松尾芭蕉)가 여행기
"오쿠로의 작은 길"『奥の細道』에서 "한가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 소리"
「閑さや岩にしみ入る蝉の声」라고 하는 하이쿠(俳句)를 읊은 것으로 유명한 명소다.
입구에 松尾芭蕉의 동상이 있다.

이 山寺 立石寺도 860년에 慈覺대사 엔닌이 창건한 절이다.
등산로 입구를 지나 산으로 올라가면 1015개의 돌 계단이 방문객을 반긴다.

중간 지점에 오르면 유명한 바쇼의 매미 무덤(芭蕉せみ塚)이 나온다.

▲芭蕉せみ塚


開山堂 , 왼쪽이 納経堂


無量壽殿,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를 모시고 있다.

맨 위에 위치한 대불전(大佛殿) 역시 아미타불을 모신다.
이 立石寺에는 山形 藩主였던 最上義光의 霊屋과 慈覺대사 円仁의 유골이 봉안돼 있다.
첫댓글 그때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서울의 삼구동문들이 많이 걱정했던 생각이 나네요 지금은 후쿠시마 방사능으로 가기가 그리 편한 지녕기 아니라고 듣고 있습니다.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