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마이너스 통장에 아직 마이너스 잔고가 남아 있는데도 매달 적금 통장에 꼬박꼬박 저축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는 경제 원리가 아닌 심리 원리에 휘둘리기 때문에 하게 되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주변을 보면 마이너스 통장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의 한결같은 고민은 마이너스 통장의 잔고가 늘 마이너스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돈이 없어서인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심리적인 이유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은행에선 ‘마이너스 통장의 법칙’이라고 한다.
마이너스 통장을 잘못 쓰고 있다고 할 만한 몇 가지 증상을 정리해보자.
첫째, 줄어들지 않는 마이너스 통장 잔고를 보면서 “그래 마이너스 통장은 원래 마이너스 잔고로 남아 있어야 되는 거야.”라고 자위하고 있다.
둘째, “마이너스 잔고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다가 나중에 퇴직금이나 목돈이 생길 때 한꺼번에 정산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셋째, 마이너스 통장을 쓰면서 적금을 열심히 붓고 있거나 비상금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
넷째, 신용카드 결제 구좌를 마이너스 통장 구좌로 지정해 놓고 있다. 만일 당신이 지금 이런 행위를 하고 있다면 대단히 큰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런 비합리적 방법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쓰는 것일까?
여러 가지 심리적 이유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마이너스, 즉 ‘손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심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손실은 처음 발생할 때는 심리적인 충격이 매우 크지만, 그 이후 발생하는 추가적 손실로 인한 충격은 약하다. 따라서 처음 마이너스 100만원에는 크게 놀라지만 그 이후 이자가 불어나고, 추가로 돈을 인출해서 늘어나는 몇만원, 몇십만원의 손실은 심리적으로 그리 크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마이너스 잔고에 대한 사람들의 적응력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두 번째 심리적 이유가 매우 중요하다.
마이너스 통장은 사실 신용카드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데, 다른 점이라면 신용카드는 다음달에 청구액을 갚지 않으면 카드 사용이 정지되고, 신용 불량자로 넘어가는 등 즉각적인 처벌이 뒤따른다. 그러나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 신용카드 처럼 즉각적인 처벌이 없고 이자도 마이너스 구좌에서 빠져나간다.
즉각적인 처벌이 따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잔고를 0으로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인출할 때 마땅히 느껴야 하는 손실감은 같은 액수의 현금을 분실했을 때 느끼는 손실감과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 쓰면서 적금 드는 심리
마이너스 통장을 쓰면서 적금을 붓는 행위는 매우 비합리적이다.
마이너스 통장의 높은 이자율과 적금의 낮은 이자율을 고려하면 그 이유는 더욱 자명해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구좌가 적금 통장이든, 마이너스 통장이든 모든 구좌를 합한 총 자산을 고려해야 하는데도 이 두 가지를 합칠 수 없는 독립적인 별개의 구좌로 간주한다.
그래서 마이너스 통장에 빚이 있더라도, 적금 통장에 저축을 하면 심리적으로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적어도 모아 놓은 돈이 얼마는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두 개 구좌 중 적어도 한 곳에는 돈이 모이고 있다는 심리적 만족을 얻고 싶은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에 잔고가 남아 있는데도 현금을 비상금으로 갖고 싶어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 돈을 마이너스 통장의 빚으로 갚고 나면 눈에 보이는 현금은 사라지고, 마이너스 통장의 잔고는 여전히 마이너스인 채로 남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손해 보는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반면 현금을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으면 적어도 손에 잡히는 곳에 돈이 있다는 ‘심리적 포만감’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현금이 생기더라도 마이너스 통장의 잔고를 줄이기 위해 쓰기보다는 심리적 만족을 위해서 비상금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쓰면서 적금 드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비유를 하나 들어보자.
한 유통회사에서 운영하는 매장이 여러 곳 있는데, 적자가 나는 매장도 있고 흑자가 나는 매장도 있다. 전 매장의 이익을 모두 합해보니 큰 손실이 났는데도 몇 군데 매장에서 흑자가 났다고 좋아한다면 훌륭한 CEO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개인의 금융자산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개인 경제를 성공적으로 경영하려면 자신의 전 구좌를 통합해서 총 자산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첫댓글 그런데 나는 바보는 아닌가봐 마이너스 통장을 쓰고있으나, 적금은 붓지않으니까?
ㅋㅋ 그냥 대충살어^^
마이너스 한도를 쓸수 있을 때가 좋은겨~~~
대출도 재테크라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