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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가 이렇게 변하다니... 상상도 못 했다
성낙선별 스토리 •17시간
'통일전망대'가 이렇게 변하다니... 상상도 못 했다© 제공: 오마이뉴스
가끔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간혹 누군가 '세상이 변한 게 없다'거나 심지어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탄하는 소리를 들을 때도 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세상이 계속 바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떻게든 한 걸음 한 걸음, 더딘 걸음이기는 하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도 그런 역사의 곡절을 읽는다. 이 공원의 예전 이름은 '애기봉통일전망대'다. 통일전망대라고 하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온갖 주의사항을 귀담아듣고 난 뒤, 전망대에 올라가 망원경으로 북한 땅을 내려다보던 기억이 전부다. 전망대 분위기는 매우 무거웠다. 항상 긴장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통일전망대는 으레 그런 곳이었다.
'통일전망대'가 이렇게 변하다니... 상상도 못 했다© 제공: 오마이뉴스
그래서 통일전망대가 '생태공원'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 같은 건 상상도 못 했다. 등치가 불가능했다. 통일전망대는 민간인들이 드나들기는 해도 사실상 '군사 시설'에 더 가까운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 변화를 기대하기 힘든 곳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속단할 일이 아니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통일전망대'도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2017년 11월 공원 조성 사업에 들어가 작년 6월 말이 되어서야 모든 공사가 완료됐다. 이 사업에 약 26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전 애기봉통일전망대에는 기존의 '전망대'와 매년 겨울에 조명을 점등하는 문제로 남북 간 갈등을 야기했던 '애기봉 등탑'이 있었다. 애기봉 등탑은 공원이 조성되기 이전인 2014년에 이미 철거가 된 상태였다.
'통일전망대'가 이렇게 변하다니... 상상도 못 했다© 제공: 오마이뉴스
통일전망대에 찾아온 변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일어난 변화는 무엇보다 시설이 크게 확충되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예전보다 더욱 다양해진 데서 찾아볼 수 있다. 공원은 크게 '평화생태전시관'과 '조강전망대' 구역으로 나뉜다. 공원 입구에 있는 검문소를 지나 산비탈을 타고 오르다 보면 첫 번째로 보이는 건물이 평화생태전시관이다. 전시관 지하에 주차장이 있어 이곳에 차를 주차한다.
전시관은 영상관과 가상현실(VR)체험관, 그리고 '평화', '생태', '미래'를 주제로 한 3개의 전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영상관에서는 조강(한강 하구)과 관련한 영상물을 시청할 수 있다. '조강'이라는 단어가 낯선 사람들은 여행에 앞서, 이곳에서 잠시 이 영상물을 시청하는 게 좋다. 여기에서 한때는 화려했지만, 한국전쟁으로 인해 이제는 과거 속으로 사라진 조강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통일전망대'가 이렇게 변하다니... 상상도 못 했다© 제공: 오마이뉴스
조강은 예전에 '임진강과 한강, 예성강이 만나 서해로 흐르는 한강 하류 끝의 물줄기'를 지칭하던 용어다. '바다처럼 거대한 큰 강', '할아버지 강'이라는 뜻을 가졌다. 한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조강은 '한양과 개성을 오가는 주요 조운로'로 경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곳이었다. 또, '육로에 비해 사람과 물자를 쉽게 옮길 수 있어 견제와 군사 측면에서 최상의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한마디로 조강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