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생 길거리 부랑아로 살 줄 알았어요"
"스스로 운이 좋다고 생각하나요?"
"재능도 있죠"
낙서같은 그림
성공한 그래피티 아티스트
내가 아는 바스키아 그림에 대한 정보는 이 정도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작품 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어
도슨트 시간에 맞추어 갔는데
도슨트는 1월까지로 만료되었다고 해 실망했다
바스키아에 대한 정보야 찾아보면 넘치게 많지만
그림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들을 기회는 많지 않으니....
바스키아는 알디아즈라는 친구와 함께
SAMO@ 라는 그룹을 만들어 거리의 화가로 활약한다
SAMO@는 same old shit( 흔해빠진 낡은 것) 이란 뜻이다
강력한 저항의 메시지인듯 하다
그러다가 스스로 스타가 되고 싶어 이 그룹을 탈회한다
SAMO@ IS DEAD 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훗날 그는 인터뷰에서도 난 유명해지고 싶었다고 말해왔다
거리의 화가로 남길 원하는 알디아즈와는 같이 걸어갈 수 없었을 게다
만일 바스키아가
우리집 대문에 이런 그림을 그려놓았다면
누가 대문을 뜯어갈까봐
밤새 지키느라 다크서클이 내려왔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속물이 다 된 나는
대문을 통째 뜯어 안방에 보관했을 수도 있겠다
이게 얼마짜리 그림인데 하면서....
자료를 찾아보니
이 그림은 시가 2000억 정도의 그림이라고 한다
20억도 아니고
200억도 아닌
2000억이라니
전시작품이 약 150여점이 되는데
이 그림값을 다 합치면 1조원 정도가 된다한다
내 눈 비싼 눈이에요.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시그니처 같은 왕관.
그는 인종차별적인 사회, 불평등 사회에서 소외받은
흑인 재즈아티스트나, 인권운동가, 권투선수 등을 그릴 때
이 왕관을 씌워주곤 했는데
이는 그들에 대한 존경이나 권위를 상징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작품의 제목이 거의 '무제' 이기에
작품을 내 맘대로 해석하며 바라보면 된다
낙서같지만
그 속에 담긴 수많은 메시지와 호소가 느껴진다
그가 나열한 기호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시그니처를
나름 해석도 하면서
상상력을 발휘해본다
어릴 적 교통사고로 병원생활을 할 때
그의 엄마가 읽으라고 준 책이 해부학에 관한 책이었다고 한다
그 때의 영향 때문인지
그의 그림 속엔 뼈, 근육, 장기 등이 많이 등장한다
어린 시절 읽었던 책이
성인이 된 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루브르 박물관의 요지를 차지하고 서 있는 비너스도
바스키아를 만나면 이렇게 변신한다
바스키아다운 비너스 그림
스타가 되고 싶었던 바스키아와
이미 스타가 되어있던 앤디워홀과의 만남으로
두 사람은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며
여러 콜라보작품을 함께 한다
혹평을 받았지만
두 사람은 꾸준히 우정을 이어간다
워홀은 신선한 감각의 바스키아가 필요했고
바스키아는 워홀의 인기가 필요했을 터
뭔가 새로움을 추구하던 시대에
바스키아의 거칠고 힙한 표현법이 컬렉터들의 눈에 들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사기 시작한다
젊은 나이에 부와 명성을 얻은 바스키아는
자신을 너무 소모시킨다
물감이 다 마르기도 전에 팔려나갔다 하고
그가 마약에 찌들어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더 많은 컬렉터들이 몰려들었다고 하니
한 아티스트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닐까
화가가 죽어야만 그림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비현실적인 현실.
작품을 예술보다는 재물로 보는 컬렉터들의 탐욕에
바스키아는 소진되어갔을 것이다
이미 대중의 입맛을 알아버리고
돈을 벌어본 워홀은 바스키아에게
접시에 유명인의 초상화를 그려 팔아보자고 하여
많은 이의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역시 워홀은 아뜰리에가 아닌 팩토리가 어울리는 아티스트다
스스로 팩토리라고 불렀다하니
본인이 상업적인 아티스트란걸 인정한 게 아닌가
이 코너에서는
아는 사람들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 하는 기분으로
여기 **있다
아 **는 이렇게 그렸네
하면서 보물이라도 찾은 듯 즐거워하고 있는 우리들
앙리 마티스는 가위로 표현했다
아마 몸이 불편해져 붓을 들 수없을 때
주로 가위로 종이를 오려 붙이는
'컷아웃' 작품을 하던 시절을 나타낸 것 같다
월트 디즈니는 역시나 그의 영원한 마스코트
미키 마우스와 함께 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아티스트 백남준님
남준 박의 이름을 발견했을 땐
그야말로 보물을 발견한 듯 기뻤다
백남준과 텔레비전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상징과도 같지
신화 속의 누드를 많이 그린 화가 루벤스는
역시 여인의 누두화로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을
이렇게 나란히 진열해주니 반갑다
마티스. 피카소. 살바토레 달리
역시 달리는 콧수염을 빼곤 이야기 할 수 없나보다
바스키아가 의지하던 앤디워홀은
금방 찾을 수 있다
그의 특징을 어찌 이리도 잘 잡아냈는지
워홀 본인도 본인도 만족했을 듯하다
미켈란 젤로의 작품 속
근육질 몸매의 남성들도
단순화 하니 별거 아니네
그냥 보통 남자로 만들어버린 바스키아의 질투쯤으로 해둘까
코만 살짝 그려넣은 세잔느
빈 곳에 사과 하나만 그려넣어 줬어도
금방 찾았을 듯 하다
세잔 하면 사과 아니겠는가
알프레도 히치콕
그는 지금도 뭔가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 듯 하다
더 강렬하고 더 센세이셔널한 작품
이 시대에 웬만한 자극으론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기 힘들답니다
전시장 내의 안내 표지판이 아주 귀엽다
바스키아 스럽다고 해야하나
코너를 돌다가, 방향을 바꿀 때마다
요리로 조리로 하며 안내하는 모습이 귀엽다
아마도 개막실 전 날
바스키아가 몰래 잠입해 그려놓고 간 거 아닐까
SAMO 시절의 특기를 발휘해서
전시장의 BGM 이 참 특이하다고 느꼈다
일반 전시장의 우아하고 조용한 음악이 아닌
뭔가 통통 튀고 있어
리듬에 맡기고 몸을 흔들고 싶어지는 그런 음악
힙한 그림에 어울리는 힙한 음악
나중에 설명을 읽어보니
EXO의 찬열이 음악을 만들었다고 한다
오디오의 나레이션도 참여했다고 하니
팬들은 감상하며 좋아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전시관을 둘러보는 내내
난 미국의 어느 거리를 걷는 기분이었다
바스키아가 유명해지기 전
커다란 스프레이를 들고
밤새
긴 담벼락이나 건물 대문에 휘갈겨대던
그 거리를.
다시 여행이 시작되면
미국의 어느 거리에서건
바스키아의 그래피티 한점이라도 발견할까 싶어
자꾸만 두리번거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
28세,
젊은 나이에 마약에 찌들어 사망한
그의 흔적을
찬찬히 찾아보고 싶어질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