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2004년 8월부터 서울지하철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인 '고객의 소리'에 499차례 민원을 제기했다"며 경기 안산 A대학 김모 교수를 상대로 '민원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조선닷컴 11월 29일 보도
김씨는 8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1991년 미국에서 귀국했다. 컴퓨터 관련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씨는 A대학에서 시간 강사부터 시작했다. 지하철 인생도 그때부터 시작됐다.
오전 6시 30분, 그는 어김없이 압구정동 집을 떠났다. 3호선, 7호선, 4호선 지하철만 2번을 갈아타고 1시간 30분이 걸려 학교를 출퇴근했다. 그는 "차가 있긴 하지만 주말에 장 보러 갈 때나 사용한다"고 했다.
2005년 2월 사건이 터졌다. 퇴근길 김씨가 압구정역에서 부정 승차로 적발된 것이다. 공익근무요원은 김씨를 역무실로 데려가 과태료를 물렸다. 김씨는 "카드 단말기에 오류가 있었는데 무임승차로 몰아갔다"고 했다.
당시 공익근무요원의 이름을 가르쳐 달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김씨의 민원 항의가 시작됐다. 그는 "말주변이 없어 인터넷상으로 글 올리는 게 편했다"며 "처음에는 '골탕 좀 먹어봐라'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일주일에 2~3차례씩 민원 글을 올리는 일상이 계속됐다. 열차 지연 이유, 냉방 문제, 안내 방송 내용, 무임승차 적발, 고장난 역사 시설 등의 문제가 꼼꼼히 기록됐다. 서울메트로 측도 대부분 답변을 보내왔다.
비판만 하진 않았다. 칭찬해 주고 싶은 지하철 승무원들의 모범 사례도 꼬박꼬박 올렸다. 김씨는 "500건 중 100건은 칭찬글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서울 메트로 노조원들은 2006년 11월 A대학에 찾아가 항의 시위를 했다. 과도한 민원으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니 더 이상 글을 올리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학장실에 들어가 사과를 요구하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향후 어떤 글도 올리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아냈다.
김씨는 "직원들이 피곤해하니 칭찬글도 올리지 말라고 하는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했다. 그는 현재 도시철도공사 홈페이지에 대신 민원글을 올리고 있다.
오전 6시 40분이 되면 3호선 압구정역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백화점 통로 쪽에서 김씨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근무자들도 다시 한번 전열을 가다듬는다. 화장실 갈 일도 잠깐 미루고, 받고 있던 전화도 끊어야 했다.
근무지를 지키지 않았다며, 근무 중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성모 역장은 "지적을 당할까 봐 직원들이 늘 긴장을 한다"며 "작년 가을 역장이 면담을 신청했지만 거부하더라"고 했다.
역사 직원들은 시민의 지나친 간섭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압구정역은 하루 승하차 시민이 10만명쯤 되는 1급지다. 그렇지 않아도 신경 쓸 일 많은 역에서 출근하자마자 김씨 민원부터 체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민원글이 올라오면 담당 직원과 역장은 해당 사항에 대한 경위서를 써 영업 센터에 보내야 한다. 본사에서까지 확인한 답변을 인터넷에 올리게 되고 이는 모두 경영 평가에 반영이 된다.
직원들은 김씨가 아예 관심을 안 가져주길 바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출근할 때 보면 교통카드가 있으면서도 일부러 매표실 쪽을 한번 스윽 둘러보고 간다"며 "근무자들이 뭐하고 있는지 감시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직원은 "A대학에 시위하러 가서 보니 주변 상인이나 버스 기사 사이에서도 사사건건 간섭하는 걸로 유명하더라"고 했다. 노조 측은 김씨가 "직원들을 극도의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지게 만드는 '공공의 적'"이라고 했다.
5~6년간 계속돼 온 상황에서 참을 만큼 참았다는 것이다. 법원은 김씨에 대한 강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김씨는 "비판글을 올리면 직원들이 피곤해지는 사정을 알고 난 뒤 최근에는 그런 글을 안 올렸다"는 입장이다.
첫댓글 존경스럽기도 하고....,, 우리도 서울시를 상태로 건설교통부을 상대로 택시업무 관련 불편한 점을 계속적으로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 했으면 합니다. 일단, 시장주변 불법 주차단속 관련 민원을 계속 넣어야 겠습니다. 1인당 1년에 100건 목표!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 된것이죠. 본인들이 근무를 잘하면 되는것을 민원을 제기 한다는 이유로 항의 방문하는 지하철 노조원 이해가 안되네요.그러면서 뻑 하면 파업에 임금인상 요구하는 참 으로 이해 안되는 부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