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에 불교적 이름(속리산 자체도 세상을 떠난다는 뜻?, 법주사, 관음봉, 비로봉 등)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비로봉의 뜻이 궁금해서 검색하다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서 올려드립니다. 비로는 비로자나불의 이름에서 따 왔고 비로자나는 산스크리트어 마하바이로차나(Mahāvairocana)를 한자음을 차용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뜻은 온 세상에 두루두루 빛을 비추는 존재라고 하는데 그래서 한자의 뜻을 차용해서 표현하면 대일여래(大日如來)로 쓰기도 합니다(백과사전에서 발췌)
다음은 속리산 이름의 유래에 대한 한국땅이름학회 배우리 명예회장 의견입니다. 파란색 글자는 제 의견...
"법주사가 창건된 지 233년만인 784년(신라 선덕왕 5년)에 진표율사(眞表律師)가 김제 고을의 금산사(金山寺)로부터 이 곳에 이르자, 들판에서 밭갈이하던 소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 율사를 맞았다. 이를 본 농부들이 '짐승도 회심이 저리 존엄한데,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랴' 하며 머리를 깎고 진표율사를 따라 이 산으로 입산수도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때부터 사람들이 '속세를 떠난다'는 뜻에서 속리산(俗離山)이라 부르게 되었다." 문헌이나 구전을 통해 전해오는 속리산의 이름 유래이다. 속리산은 그 산 이름 자체에서 뿐만 아니라 이 산의 여러 봉우리 이름에서도 신앙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최고봉인 천황봉(天皇峰)이 그러하고, 비로봉(毘盧峰) 관음봉(觀音峰.) 등이 그러하다.
□ '세속을 떠난 산'의 의미를 가진 속리산
백두대간의 남쪽 줄기는 한반도의 남부 내륙을 활 모양으로 휘어내려 영-호남을 구분지어 놓았는데, 이 산줄기 중에는 태백산(太白山), 속리산(俗離山), 지리산(智異山) 등 잘 알려진 산들이 많다. 이러한 산들 중 불교적 유달리 색채가 짙은 이름이 속리산이다. 따라서,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 신앙과 어떤 관련이 있지 않나 여겨지게 한다.
속리산은 우리나라 8경(八景)의 하나로, 예로부터 소금강(小金剛) 또는 제2금강(弟二金剛)이라고도 불러 왔다. 또, 구봉산(九峰山), 지명산(智明山), 미지산(彌智山), 형제산(兄弟山), 자하산(紫霞山), 광명산(光明山), '이지메' 등의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속리'라는 이름을 보고, 한자 그대로 풀어 '세속을 떠나'라는 지명풀이에 머물러야 할까? '세속을 떠나'의 뜻을 한자로 나타낸다면 조어의 관행상 '이속(離俗)'이어야 더 옳을 것인데, 왜 '이속'이 아닌 '속리'가 되었는지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도 한자 뜻으로만 접근을 하면서 궁금했었습니다. 항상 한자는 뜻으로만 접근해 오던 습관이 몸에 배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여러 산 이름들을 살펴보면서 순 우리말에서 출발한 이름들이 한자로 붙여지는 과정에서 뜻의 혼동을 가져온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특히, 음역(音譯)에서 그러한 경우가 많은데, 큰 산, 신성한 산의 뜻인 '감뫼(검뫼)'가 검산(劍山), 감악산(紺岳山)이 된 것이라든지, 밝은 산, 양지쪽 산의 뜻인 ' (밝달)'이 박달산(朴達山), 백산(白山)으로 된 것이 그 예가 될 것이다. (감뫼의 감은 가물다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천자문의 가물현...도덕경에 보면 도를 표현하면서 현지우현(가물고 또 가물다)라고 했는데 우리 옛 말에 너무 큰 존재(하늘이나 땅처럼)이거나 신령스러워서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존재를 가물가물하다 라고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령스러운 산을 '감뫼'....)
□ 승려나 풍수가들이 만든 지명 수두룩
무릇 모든 땅이름이 거의 다 그렇지만, 산 이름도 처음부터 특별히 어떤 이름이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니고, 단순히 그대로 산(山)이나 꼭대기의 뜻인 '달', '두리', '술', '수리', '부리', '모로', '모루', '모리', '마루', '마리', '자', '재' 등으로 불려왔다. 지금과 같이 어떤 큰 생활 영역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던 오랜 옛날에는 사람들이 자기 집, 자기 마을 주위만 알면 그만이어서, '무슨 산'이라는 이름의 필요성을 그렇게 크게 느끼지 않았다. 따라서, '산'이라는 말 자체가 그대로 이름처럼 씌었고, 부득이 어느 산을 따로 지칭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큰산', '작은산', '앞산', '뒷산', '동산', '남산'식으로 불렀던 것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불려 왔던 관계로 전국의 수많은 산들이 몇 개의 아주 큰 산, 잘 알려진 명산을 빼 놓고는 모두 비슷비슷한 이름이었다. 그래서 전국에는 지금까지도 같은 산 이름이 무척 많이 남아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생활권의 확장, 고장과 고장 사이의 교류 왕래에 따라 서로 같거나 비슷한 산 이름이 조금씩 구분지어 불려지기 시작했고, 더욱이 지명의 한자화에 따라 같은 산 이름을 두고도 표기를 각기 달리하는 방법을 써서 이름의 다양화를 꾀하였다. 그래서, '한밝'이 태백(太白), 대박(大朴), 함박(咸朴), 함백(咸白) 등으로 되고, '감뫼(검뫼)'가 신산(神山), 가마산(可馬山), 검산(劍山), 웅산(雄山), 흑산(黑山) 등으로 되었다.
순 우리말 산 이름을 한자로 바꿔 붙일 때, 우리 조상들은 가급적 뜻이 좋은 한자를 취하였다. 특히, 불교가 성해지고, 풍수사상이 널리 퍼지면서 산 이름을 붙임에 있어 산과 관련이 많은 승려나 풍수지리 학자들이 산 이름을 그러한 쪽으로 이끌어 간 흔적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속리'을 한자풀이의 차원이 아닌, 우리말의 유추 차원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속리'는 '수리'의 차음일 듯
한자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에서 쓰고 있지만, 잘 알다시피 그 뜻은 같되, 읽는 법은 나라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天(천)'이란 한자 하나만 보더라도 중국 음으로는 '톈'이요, 우리 음으로는 '천'이며, 일본 음으로는 '덴'인 것이다. 그런데, '天'은 우리의 옛 자전에 '하늘 텬'하는 식으로 '텬'으로 읽은 것으로 보아 처음에는 세 나라가 이 글자를 거의 같은 음으로 읽어 왔음을 알 수가 있다. 이것은 한자의 발생지가 중국인 점에 비추어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한자의 음이 처음에는 중국 본래의 음에 가까웠으리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한자로 기록된 삼국시대의 옛 지명을 우리말로 유추해 보면 이 추측은 더욱 굳어진다. 따라서, 음역이 확실한 어느 한 지명을 가지고 우리 본래의 음으로 유추할 때, 지금의 우리식 한자음에 맞추기보다는 음역되었을 당시의 발음 상황을 고려해야 더욱 확실한 우리 본래의 땅이름을 찾아낼 수가 있다.
속리(俗離)를 음역된 지명으로 보고, 이를 옛날식 우리 음을 따라 유추해 보면 결국 '수리'가 된다. '속(俗)'은 중국 음으로는 '쉬'이고, 우리의 옛 음으로는 '수'이니, 속리는 결국 '쉬리', '수리'이거나, 아니면 이에 근사한 어떤 음일 것이다. '수리'는 '꼭대기'를 뜻하는 옛말로서, 오늘날의 머리의 '정수리'도 바로 이 말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수리'는 그 원말이 '술'일 것이며, 폐음절(閉音節)이 주를 이루었던 원시 언어로까지 올라가면 '숟(숫)'일 것이다.
·수리<술<숟(숫)
·마리<말<맏
·가리<갈(갇, 갓)
그렇다면, '수리'의 뿌리말인 '숟(숫)'은 원래 어떤 의미를 지녔던 것일까? 이에 대하여 학자층에서는 '높음(高)'이나 '힘셈(强)'의 뜻이었으리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지금의 말에 '숫놈', '숫소' 등의 그 '숫'과도 연결지어 볼 만하다. 신라시대의 벼슬로, 지방민에게만 수여한 외위(外位;外職) 11관등 중에 '술간(述干)'이란 것이 있는데, 여기서의 '술'도 '높음'의 의미로 새겨 볼 수 있을 것이다. '간(干)'이나 '한(汗)'은 신라시대 고위직(벼슬) 이름에서 접미사처럼 많이 붙는 음절이다. 따라서, 산이름에서 '술뫼'나 '수리뫼'처럼 '술(수리)'가 들어가 있을 때는 '큰 산(大山)'의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수리'를 음역으로 한 산 이름에는 수리산(修理山)(경기도 안양시), 소래산(蘇來山)(경기도 시흥시), 소리산(所伊山)(강원도 이천군 *대동여지도상의 지명), 소의산(所衣山. 경기도 가평군), 소라산(所羅山. 황해도 평산군) 등이 있다. 차산(車山), 차령(車嶺), 취령(鷲嶺) 등도 모두 '수리'를 수레(車)나 수리(鷲)로 보고 한자로 취한 것이다.
공인된 내용이 아니니까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산행 때 뵙겠습니다.
첫댓글 산은 그 깊이 만큼이나 이름의 유래에도 많은 설과 의미가 포함되어있네요.. 좋은 정보 감사^^
어렵다,,,말(문자)의 어원에 대해서 꽤나 조예가 깊구나,,,어렵다,,,
후배님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구,산행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