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마음팁] "왜 스스로 '나쁜 사람'이라고 여길까?"
예일대 스님교수가 전해주는 이야기
미국 예일대 캠퍼스 전경 /예일대학교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교수실에서 1대1로 만나 상담을 받아보면, 대부분 자신이 나쁜 사람인 것 같다, 지금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고민을 가장 많이 받게 됩니다.”
예일대 종교학과 종신교수로 재직중인 일미스님(속명 김환수)이 몇년전 한국에 왔을 때 전한 얘기다.
미국 최고 대학중 하나인 예일대 학생들 중에 행복감을 전혀 못느끼고 불행해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일미스님은 전라도 산속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면서 독학으로 공부해 미 하버드대에서 석·박사를 받고 듀크대 교수를 거쳐 예일대에서 재직 중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자기 어린 시절 못지않게 내면의 고통을 겪고 있는 미국 엘리트 청년들을 보면서 도대체 공부 잘하고 잘 사는 것이 인간 내면의 행복과 얼마나 관련이 있나하는 회의를 깊게 느꼈다고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성업중인 정신과 의사들을 만나보면, 환자들 중에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한다.
시골 산속 비천한 환경 속에서 자랐으나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지금 예일대 종신교수로 재직중인 일미스님. /연합뉴스
외형상 남부럽지 않은 환경·스펙·지위를 가진 사람들인데도 바쁜 삶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은 사람・남편・아내・엄마・아빠・아들・딸・친구・직장 상사・후배 등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자책하거나, 이것이 다시 우울, 불안, 두려움으로 발전되는 악순환을 겪는 것이죠.”
내가 충분히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두려움,
다른 사람이 나를 비난하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
내가 편안하게 있으면 뒤처지고 말거라는 두려움,
조금이라도 고삐를 늦추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말 거라는 두려움,
나의 방어막을 계속해서 유지하지 않으면 완전히 압도당하고 말 거라는 두려움 등등은 어쩌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21세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고민하는 단골 주제일 수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게 사는 21세기 현대인들 중에는 자신이 나쁜 사람인 것 같다거나, 뭔가 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말거라는 두려움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출처=셔터스톡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Yes, we can!’ 구호가 말해주듯 끝없이 목표를 정해놓고 악착같이 노력하는 데도 현실은 여전히 불만스럽고, 허기지게 느껴지며, 결국 에너지는 고갈되고 심신이 피폐해지는 ‘번아웃(burn-out) 상태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늘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유위(有爲)의 생활에서 과감히 탈출해 틈틈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위(無爲)의 시간을 가져야 이런 번아웃 상태를 막는 에너지가 충전될 수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라.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찾아라. 아마 처음엔 어렵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아주 편안한 ‘명상’이 그중 하나이지 않을까.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