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레이디’ 7인의 비밀[세기의 비하인드]
퍼스트 레이디의 롤모델 재클린 케네디의 흡연, 유일한 흠이라고 언급된다. PEOPLE 캡처
누구나 작은 비밀이나 약점 하나쯤은 감추고 살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온 나라가 당신의 움직임을 지켜본다면 아무리 작은 비밀도 감춰질 수 없죠. 바로 대통령 옆 퍼스트레이디 이야기입니다.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국민이 있기에 퍼스트레이디는 손짓 하나, 옷매무새 하나에도 신경써야 하는 자리입니다.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작은 비밀이 파헤쳐져 곤란을 겪었던 세계 퍼스트레이디들의 비밀을 살펴봅니다.
미국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아내 낸시 레이건. 그녀는 점성술을 좋아했다.
먼저 미국의 영부인들 이야기를 해볼까요? 낸시 레이건은 미국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아내입니다. 그는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정치나 외교에 관해 다양한 조언을 해왔죠. 그녀의 뒤에는 점성가들이 있었습니다. 낸시 레이건은 남편이 대통령에 오르기 전부터 점성가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여러 가지 문제를 상의해왔습니다.
대통령 자리에 오르고 나서는 더욱 점성술에 의지했습니다. 대통령 연설, 회의, 외교 같은 중요한 행사의 길일을 정할 때 늘 점성술을 이용했죠. 이같은 낸시의 행동에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퍼스트레이디가 국가적인 결정을 전에 의존해서 되겠나, 너무나 부적절하다’고 비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모든 퍼스트레이디의 롤모델, 재클린 케네디는 이지적이고 현명한 퍼스트레이디로 손꼽히지만, 공격의 대상이 될만한 약점은 있었습니다. 바로 담배입니다. 그녀는 골초라고 불릴 만큼 하루 세 갑씩 담배를 피워댔다고 합니다.
이런 흡연 습관은 종종 사진에 찍혔고 언론에도 널리 보도됐습니다. 물론 당시 흡연은 오늘날보다 더 보편화된 기호품이었고 보는 시각도 덜 보수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퍼스트레이디의 흡연은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재클린의 흡연에 대해 대중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자, 백악관 전용 사진작가는 재클린 손에 담배가 들려있으면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합니다.
퍼스트레이디 메리 토드 링컨은 사치로 유명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 캡처
위대한 대통령 링컨의 아내에게도 흠결은 있었습니다. 퍼스트레이디 메리 토드 링컨은 사치로 유명했습니다.
원체 부유한 특권층 출신인 그녀에게 사치는 그저 일상이고 매우 익숙한 것이었죠. 그러나 남편이 대통령이 되자 그 평범한 일상은 비난의 화살을 받는 과녁이 됐습니다. 남편의 대통령 취임식 때 입었던 드레스가 2천 달러짜리라는 소문이 나자 비판을 받았습니다. 지금 환율로 200만 원대인데 1860년대의 2천 달러의 가치는 어느 정도 였을지 상상할 수 없네요.
메리 토드 링컨은 옷과 화려한 장신구 이외에도 백악관을 늘 새롭게 꾸미는 것을 좋아했고 새로운 가구와 장식에 큰돈을 썼습니다. 게다가 퍼스트레이디로서 해외에 나갈 때도 가족이나 친구들 그리고 수행원을 대거 기용해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습니다. 이것이 다 세금이다 보니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했죠.
미국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의 아내, 레이첼 잭슨은 중혼 스캔들에 휘말렸다. 스미소니언 박물관 캡처
미국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의 아내 레이첼은 무려 중혼이었습니다. 부부는 1794년 결혼했는데 대통령 선거 기간에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집니다.
앤드류는 레이첼의 유일한 남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첫 번째 남편인 루이스 로바드와 이혼하지 않은 채로 앤드류와 결혼을 했습니다. 퍼스트레이디의 중혼은 정치적 스캔들이 되어 곤욕을 치르게 됩니다.
알고 보니 레이첼은 첫 남편과 결혼 생활을 얼마 하지 않고 부부 문제로 별거에 들어간 겁니다. 별거 생활이 오래되다 보니 미처 이혼하지 않은 것을 까먹어버린 것이죠. 그러다 당시 유부남이던 앤드루 잭슨과 연인 관계가 되어 재혼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 스캔들로 앤드류 잭슨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 반대편 지지자들에게 간통과 중혼을 했다고 네거티브를 호되게 당합니다. 그런데도 1828년 대통령으로 선출됐죠.
마음고생이 심해서였을까요? 레이첼은 퍼스트레이디가 된 후 불과 몇 달 만에 돌연 사망하고 맙니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아내 카를라 브루니는 재임 내내 불륜 루머에 시달렸다.
대통령의 스캔들은 세기의 관심사입니다. 스캔들하면 프랑스 23대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재임 당시 슈퍼모델 출신 가수이자 배우 카를라 브루니와 결혼해 화제를 뿌렸습니다.
두 사람은 ‘금사빠’였죠. 만나자마자 연인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08년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이미 이혼 경력을 두 번 가진 사르코지 대통령은 결혼 후에도 또 다른 스캔들에 휘말리곤 했습니다. 샹송 가수와 바람이 났다는 소문이 돌았고 카를라 브루니도 맞바람을 피기 위해 환경부 장관을 만나고 있다는 둥 불륜설과 이혼설이 재임 내내 불거졌습니다.
카를라 부르니는 결혼 전에도 “일부일처제는 따분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으니 대중들의 상상력을 극대화한 면도 있습니다. 실제 2007년 ‘마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브루니는 “나는 일부일처제보다 일부다처제 혹은 일처다부제를 더 선호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퍼스트레이디가 된 후에도 영국 ‘스카이 TV’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녀는 “나 또한 결혼 생활이란 게 영원히 지속되길 원한다. 하지만 그건 희망 사항일 뿐이다. 우리는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지 않나”라는 모호한 말로 스캔들을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사치의 여왕으로 더 유명한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의 아내 이멜다 마르코스.
동양권으로 가보면 최악의 퍼스트레이디도 있었습니다. 제10대 마르코스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이자 현 대통령의 어머니 이멜다 마르코스입니다. 이멜다는 국가 예산을 쇼핑으로 탕진한 전대미문의 퍼스트레이디입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 이후 필리핀을 탈출했을 때 대통령 관저에는 구찌, 샤넬, 디올 등 천 켤레 이상의 값 비싼 디자이너 브랜드 신발이 발견된 것은 매우 유명한, 악명 높은 일화입니다.
구두가 변형되지 않도록 온도가 조절되는 특별한 방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신발 이외에도 다수의 부동산, 비싼 보석, 예술품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고위 인사들이나 유명 인사들이 관저에 방문하면 이를 기념하기 위해 호화로운 파티를 열어 한 번에 수백만 달러를 써재꼈다고 하네요.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의 왕비 라니아 알 압둘라, 역시 사치로 유명하다.
사치하면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의 왕비 라니아 알 압둘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녀는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중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더불어 흠잡을 데 없는 세련된 패션 감각과 빛나는 보석, 액세서리는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하죠.
수많은 패션 잡지에 실리고 유튜브도 운영하는 유명한 스타일의 아이콘입니다. 항간에는 그녀가 사치를 하다 하다 금으로 만든 신발을 신고 다닌다는 소문도 들렸습니다. 라니아 왕비의 사치품 사랑은 일부 논란과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그러나 자선 활동이나 여성 권리와 교육 같은 사회적 대의를 옹호하는 활동을 많이 해오고 있기에 이멜다에 비해서는 ‘선녀’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유튜브 채널 <지식 아닌 지식>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