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일단 파이란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리는(이게 경어인지 반말인지;;;)
것으로 시작을 하겠습니다...
파이란의 문체가 넘 귀여워서 약간 도용을 하고자...
완벽하게 베낄 능력도 사실은 없습니다;;;
파이란, 그렇다고 사시미 갈지마;;;
=-=-=-=-=-=-=-=-=-=-=-=-=-=-=-=-=-=-=-=-=-=-=-=-=-=-=-=-=-=-=-=-=-=
퇴마사들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승희만 밝았군요.;;;
승희는 퇴마사들의 아침식사 준비를 위해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일어납니다.
수면 부족으로 피부 상한다고 투덜대지만 이미 상한 피부가
어디 돌아오겠습니까...(_ _)☜비굴하게 조아린다;;;
오늘 아침의 메뉴는 된장찌개와 배추김치, 그리고 계란 후라이
정도군요...
퇴마사들의 계란후라이는 다 모양새가 틀립니다.
가장 먼저 요리해야 할 건 신부님 것.
신부님은 흰자를 지단처럼 넓적하게 부쳐놓은 것을 좋아하십니다.
노른자는 그냥 반숙으로 둥근 모양 그대로를 좋아하십니다.
승희양은 그릇에 흰자만 분리해서 옮겨담은 후 젓가락으로 잘 휘젓습니다.
그리고는 기름을 거의 두르지 않은 후라이팬에 둥글게 붓습니다.
너무 넓게 부어서 가운데에 구멍이 좀 났군요.;;;
승희양, 노련한 솜씨로 노른자를 그 곳에 슬쩍 떨어뜨립니다.
완전범죄를 노릴 만합니다.
그 다음은 현암군 것.
현암군은 보통의 후라이에 노른자가 완숙된 것을 좋아합니다.
승희양,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계란을 깨서 후라이팬 한 쪽에
떨어뜨립니다.
그리고는 신부님의 흰자를 섞었던 그릇에 자기 계란을 깨 넣고는
젓가락으로 노른자까지 미친 듯 젓습니다.
다 뭉개지고 섞여서 형체가 사라질 때쯤 후라이팬 한 쪽에 부어주고는
현암군 것을 잽싸게 뒤집습니다.
......좀 탔군요.
"어어어... 현암군이 탄 계란 보면 또 뭐라고 할 텐데...;;;"
이럴 때 부잣집 사람들은 그걸 버리거나(;;;) 애완동물에게 주고는(;;;)
새로 부칩니다.
그러나 이 곳은 그런 곳이 아니지요.
이 곳은 사이좋지만 상당히 가난한 퇴마록 월~드(발음에 유의하세요)
아니겠습니까.
버릴 수는 없지요.
승희양은 현암군의 후라이를 접시에 옮겨담고 일단 준후의 것을 부칩니다.
준후가 가장 정상적인 스타일-노른자 물렁하고 알맞은 크기의-을
선호하네요.
이렇게 후라이가 얼추 완성된 후, 승희양은 칼을 뽑습니다.
어느 쪽으로 뒤집어도 모양 손상이 없는 현암군의 후라이를 난도질
하네요.
후라이, 탄 것이 조금씩 벗겨져 나가며 노릇노릇하고 먹음직스러운
색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는 혹시 남아있을 탄 맛에 대비하여 승희양은 케첩을 현암군
것에 일부러 왕창 뿌려버립니다.
잠시 후..............
......"야, 현승희! 이게 뭐야!!!"
"어? 뭐, 뭘!"
"이 케첩 덩어리가 대체 뭐냐구!"
승희양, 이럴 경우를 대비한 비장의 무기가 있습니다.
"내가 케첩을 뿌리는데 이게 갑자기 열렸다구!"
네, 케첩병입니다. 승희양은 사이에 케첩이 덕지덕지 끼인(연출입니다)
병뚜껑을 현암군에게 들이대며 항변합니다.
사실 케첩병 뚜껑이 삐꾸가 아닌 이상 빠질 리는 없겠죠;;;
현암군, 볼 것도 없다는 듯이 현관가에 세워진 삽을 쥡니다.
신부님이 안 나서시면 이상하지요.
"현암군, 밥은 먹고 가게. 버릴 순 없지 않은가."
준후, 질세라 거듭니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고 하고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잖아요.
우리도 밥먹고 나서 도와줄게요."
이것들은 가족들이 아니라 차라리 원수입니다.
현암군, 눈물을 머금고 밥과 케첩으로 샤워한 후라이를 팍팍 퍼먹습니다.
"그래, 많이 먹어 현암군."
승희가 이 순간 현암군에게는 마녀로 보입니다.
붉은 케첩이 피처럼 보이기까지 하는군요.
식사 후.
마당에서 모두들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를 합니다.
현암군은 삽질을 하고, 승희앙은 옆에서 모종삽으로 폭폭 떠내고
있습니다.
준후군은 물뿌리개로 물을 뿌려 속을 다지고 신부님은 구덩이에 축복을
내리고 계시는군요. 정말 휴머니즘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잠시 후, 깊은 구덩이가 완성되고 현암군은 역사의 뒤편으로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갑니다.
이곳은 온화하고 자상하신 신부님과 귀엽고 잘 생긴 준후군과
여러가지 모양의 계란 후라이를 부치는 신기한 재주가 있는 승희양과
아담하고 동그란 무덤 하나가 지키고 있는 사이좋은
퇴마록 월~드(발음에 유의하세요)입니다.
=-=-=-=-=-=-=-=-=-=-=-=-=-=-=-=-=-=-=-=-=-=-=-=-=-=-=-=-=-=-=-=-=-=
파이란, 기분 나빴다면 사죄할게....(_ _)
-月下亂飛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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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단편]
계란 후라이
月下亂飛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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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2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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