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전국 2시간대 연결, 신공항 백지화 예고편?
2016. 6. 18
어제 국토교통부는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2016∼2025년)’을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5년까지 서울-강릉은 1시간 7분, 서울, 강릉-부산은 2시간 30분, 광주-부산 2시간 20분, 서울-광주 1시간 30분, 강릉-광주 3시간으로 단축되어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게 됩니다.
또한, 수도권의 철도 교통망도 변화를 하여, 일산-서울역 13분, 송도-서울역 23분, 군포-서울역 16분, 동탄-서울역 23분, 의정부-서울 8분으로 현재 평균 1시간이 넘는 교통이 20분 이내로 획기적으로 달라진다고 합니다.
과거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시절인 60년대 말과 70년대 초, 전국에 고속도로를 놓으면서 시작된 '전국 1일 생활권'이라는 말은, 약 10년 뒤면 진짜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거주지에서 고속철이나 광역급행철을 이용할 수 있는 인구는 현재 약 45%에서 60%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그런데 필자는 정부의 이런 발표를 보면서, '만일 이런 반나절 생활권이 현실화 된다면 영남권에 제2의 신공항을 과연 건설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KTX의 건설이후 가장 큰 피해를 업종은 바로 국내 항공사였습니다. 지금 제주노선을 제외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국내선은 대부분 심각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 영남권 혹은 동남권 신공항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김해공항의 포화 상태와 더불어 영남권 지역주민을 포함한 해외 방문자의 국제선 이용이 크게 증가될 것과 영남권의 해외 화물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전국이 약 2시간 30분대에 연결이 된다면 과연 영남권에 별도의 국제공항을 건설할 필요성은 크게 줄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영남 주민들이 밀양이든 부산 가덕도든 신공항에 접근하기 위하여 1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굳이 영남 공항이 아닌 인천공항을 이용하여도 크게 불편한 것도 아닙니다. 특히 화물의 경우 승객처럼 크게 시간을 다투는 부분도 아닙니다. 국토부가 완료시점이라고 밝힌 2025년까지 불과 약 10년도 채 남지 않았으며, 이 기간은 영남권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는 시간과 별 차이도 없습니다.
영남권 신공항 또는 부산 신공항이 처음 정치권에 등장했던 것은 노무현이 당선자 신분이던 2003년 1월부터였지만 경제성 문제로 검토가 백지화되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대운하와 더불어 영남권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다시 백지화되었고,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영남권 신공항을, 문재인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문제는 5년 전 경제성을 이유로 백지화되었던 상황에서, 지금의 경제가 5년 전 보다 크게 달라졌는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성장률도 채 3%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영남권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이 달라졌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경제성이 없다던 김포를 거치는 인천-서울 운하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바꾸어 건설했지만, 지금 현실은 아무도 굴포운하를 이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대구 주민이 경남 밀양 신공항을 이용하려면 약 1시간,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이용하려면 약 1시간 30분이 소요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정부의 발표대로 전국 고속철이 개편된다면, 대구주민이 인천공항을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이것은 부산 가덕도든 경남 밀양이든, 대구나 안동의 지역주민 입장에서 굳이 영남권 신공항을 이용할 필요성을 가지지 못하게 만들 것입니다.
영남권 신공항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현재 인천공항처럼 전세계의 항공사가 경유를 하면서 다양하고 많은 항공 스케쥴이 확보되어야 하지만, 승객 수요가 인천공항보다 적을 수밖에 없는 영남권 신공항의 국제선 스케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한적 항공 스케쥴은 결국 승객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김해공항이 포화상태라면, 현재 김해공항 이용의 30%를 차지하는 공군을 인근의 사천이나 대구, 울진공항으로 이동시키고 김해공항의 활주로를 늘리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바로 경제성입니다. 만일 경제성이 없다면 신공항 추진 계획은 백지화되는 것이 옳습니다. 우리는 이미 새만금, 4대강, 청주,양양, 울진, 무안 공항에서 경제성보다 정치를 앞세운 나머지, 막대한 국고의 손실을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습니다.
영남권이 신공항 건설을 두고 분열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의 전국 반나절권 고속철 확충 계획안 발표는 신공항 백지화를 위한 정부의 사전 포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만일 대통령이 경제성과 국민 분열을 이유로 영남권 신공항 계획을 백지화 한다면, 영남 주민들의 반발은 있겠지만, 나머지 지역의 국민 대다수는 대통령의 백지화에 박수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 가덕도를 방문하면서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했던 문재인은 표만 ?는 분열의 정치인으로 비교될 것입니다.
신공항 건설만은 제발 정치적 이해득실이 아닌, 우선 경제성만을 가지고 건설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국토부의 계획대로 전국이 2시간대에 연결이 된다면, 영남권 신공항의 경제성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약수거사
(若水居士의 世上談論 http://blog.daum.net/geosa3661)
첫댓글 이 문제를 정부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갑론 을박 하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은 한 곳에 공항을 지어주면 다른 곳에는
그에 상응하는 다른 연결 통로를 지어줄 거다 이런 예측을 하시더군요.
즉 국민들 입장에서는 결국 이중과세를 떠안는 해결책을 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던데,,
아예 백지화 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구요.
백지화 한다고해도 부산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되돌리지는 못할 거라고 봅니다.
처음 공항 이야기가 나온 건 김해 공항 때문이었지 밀양 공항 때문은 아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