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에서 광주대 쪽으로 오다보면 오른쪽 산줄기에 큰 암봉이 솟아 있다.
높지 않은 산이라 오르고 싶었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다.
작년엔가 어느 마을에서 등산로 입구를 찾다가 실패하고서
원화리에서 오른다는 정보를 얻었다.
하니움센터에서의 연수는 등록하고 얼른 나오고 만다.
원화마을 꾸불꾸불한 길 끝에 차를 세우고 옷을 갈아입는다.
동산로는 보이지 않는다. 개천가에 길이 보이는데 농막으로 가는 길 같아
묘지쪽으로 보고 오른다.
길이 없다. 묘지까지는 어찌 올라가겠는데 그 이후엔 맹감나무에
노간주나무의 바늘가시가 찌른다. 다행이 잡관목이 무성하지는 않다.
가파른 경사를 큰나무 작은 나무 사이를 낙엽에 미끌리며 20여분 땀을 뻘뻘 흘린다.
부처손이 가득한 바위에 서자 조망이 열린다.
봉우리 끝인지 누군가 나뭇가지 부러놓은 흔적도 보인다.
월출산의 뾰족한 봉우리는 희미하다.
바위에서 그나마 사람 흔적이 남아있는 산을 잠깐 걷자 천암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르르 만난다. 수리봉 이정표가 둘 서 있다.
봉우리에 올라가 두 개의 끝에 서 본다.
남쪽을 보다가 동쪽으로 모후산과 천운산 용암산을 본다.
무등산 골프장 뒤로 만연산을 감싸고 있는 무등산 덩치가 크다.
바위 사이 구부러진 소나무 사이 길은 부드럽다.
가끔 고인돌 상판인 듯 납작한 바위가 길 옆에 공간을 두고 비스듬히 누워 있다.
설마 여기서 고인돌을 뗴어가진 않았겠지.
수리봉이 제대로 나타난다. 의자도 있다.
종괘산 정상까지의 가파른 길엔 큰 밧줄이 매어있고 낙엽이 수북해 미끌린다.
종괘산에서는 나무가 가려 조망이 다 열리지 않는다.
광주 나주 쪽의 벌판을 보고 내려오다가 종을 걸었는지 모르는 큰 암봉을 만난다.
봉우리는 앞 뒤로 두 개다.
앞봉우리에 올라 건너편까지 올라보려고 가 보니 뛸만한데 아래가 무섭다.
포기하고 다시 바위를 감싸며 돌아온다.
끝봉우리쯤에 내리막이 보이는데 원화2리까지 부드러운 길을 잡아 내려온다.
2시간 가량 걸렸다.
원화2리 어느 식당 앞을 지나 차 있는 곳까지 4차로 갓길을 부지런히 걷는다.
20분가량 고개를 숙이고 부지런히 걸어 차로 돌아와 등산로를 다시 살펴보고 시동을 건다.
운주사를 갈까 광주로 가 세차를 할까 망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