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9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24-28
2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2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27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2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이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자기 나라에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어릴적 시골집 대청마루 책상 앞에 걸려있던 낡은 액자 속의 사진 그림, <밀레의 만종>을 참 좋아했습니다. 저녁 6시. 교회 종탑에서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삼종소리를 들으며 하던 밭일을 멈추고 서서 기도하는 부부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일년간 병상생활을 하면서, 우리 어머니 또한 고향성당 종탑에서 울려퍼지는 삼종소리가 들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성당 종탑의 종을 치는 것이 금지되었지만, 지금도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시면 고향성당 삼종소리가 습관처럼 들립니다. 그러면 하던 일을 멈추고 삼종기도를 바칩니다. 이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우리 어머니로부터 '활동 안에서의 관상' 일(봉사)하며 기도하는 아름다운 삶을 배웠습니다.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 예수님께서는 세 차례에 걸쳐 십자가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십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부활의 영광, 그 구원의 삶을 살기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일러주십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그 첫번째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이 말씀대로 사는 것일까? 모든 순교자들과 은수자들과 수도자들이 이 말씀대로 산 사람들입니다. 첫 순교자 스테파노의 뒤를 이어, 예수님을 따르는 최고의 길은 순교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박해시대가 끝났을 때, 순교에 준하는 예수님을 따르는 최고의 길로 교회 역사 안에 등장한 것이 수도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수도생활은 예수님을 따라 기도하며 봉사하는 (Ora et Labora) 삶입니다.
기도하며 봉사하는 삶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입니다.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을 향하여 봉사하며 기도하는 사람들,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생명과 평화를 추구하는 우리 생태복지마을 사람들, 친구들이 바로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즐겁게 일하고 봉사하고 기도하는 우리 마을사람들 친구들, 참 아름답습니다.
'쉬지않고 일하는 사도'로 불리는 우리 수도회 창설자이신 글라렛 성인으로부터 '활동 안에서의 관상'의 삶을 배웠습니다. 사랑으로 이끌어주시는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