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신분증으로 고급장비 대여... 페북마켓 통해 고가에 판매
RCMP 위장 수사로 버나비 남성 검거
수천 달러 장비 시리얼번호 추적 성공
휘슬러 스키장에서 고급 스키 장비를 대여한 뒤 돌려주지 않고 SNS에서 되파는 조직적 사기 범행이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해 말 휘슬러 스키 장비 대여점에서는 장비를 빌려간 손님들이 반납하지 않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모두 가짜 이름과 허위 신용카드로 예약한 뒤 고급 장비만 골라 빌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경찰(RCMP)이 확보한 법원 수색영장에 따르면, 이 장비들은 버나비에 사는 한 남성의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계정에서 재판매됐다. 아직 형사 기소가 이뤄지지 않아 용의자 이름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용의자는 직접 스키장에 가지 않고 소셜미디어에서 '배달원'을 고용해 대여 장비를 가져오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달원들은 소셜미디어 광고를 보고 휘슬러에서 스키를 수령해 버나비로 가져오는 대가로 수수료와 유류비를 받았다. 이들에게는 대여 계약서상 이름인 척 행동하고 최고급 스키를 고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경찰은 도난당한 스키와 부츠에 새겨진 시리얼 번호를 페이스북 광고 사진에서 발견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 모든 사기 대여 신청서에는 같은 신체 정보와 장비 사양이 기재된 특징도 포착됐다.
RCMP는 위장 수사관을 투입해 용의자와 직접 접촉했다. '아담'이라는 가명을 쓰는 남성이 메트로타운 인근 아파트 로비에서 경찰에게 도난당한 스톰라이더 스키와 살로몬 부츠를 1,100달러에 판매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수사 과정에서 이 용의자는 작년 4월에도 밴쿠버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5만 달러짜리 고급 주류를 가로채려 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그는 온라인 광고를 보고 물건을 픽업해주는 단순 심부름꾼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이후 직접 수령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수법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휘슬러 블랙콤 측은 "법적 민감성" 때문에 구체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리조트 내 200대의 카메라 등 도난 방지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RCMP는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