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농구황제 꿈꾸는 라이벌
고려대 김영환 vs 연세대 양희종
1990년대 많은 농구팬들을 양산하면서 열광시킨 무대가 있었다. 사학의 라이벌 연세대와 고려대의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가 그것. 양교가 만날 때면 새벽부터 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체육관 주변은 늘 북적거렸다. 또한 두 팀의 경기는 서장훈 대 현주엽, 이상민 대 김병철, 우지원 대 전희철 등 포지션별 선수들 간의 맞대결로도 흥미를 끌었다. 그리고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올해 두 팀에는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많은 아마농구 팬들의 관심을 받아 온 양희종과 김영환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스포츠에서 라이벌이 형성되기는 쉽지 않다. 라이벌이 되기 위해선 뛰어난 기량도 갖춰야 하지만 일단 농구에서는 포지션이 맞아야 한다. 또한 같은 자리에서 맞섰을 때 이들이 보여주는 플레이가 어느 정도 비슷한 면이 있어야 한다. 돌파가 능한 선수와 3점슛이 정확한 선수를 놓고 라이벌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한 것이 남는다. 이런 면을 고려했을 때 양희종과 김영환만큼 라이벌로 삼기에 좋은 선수는 없다.
양희종과 김영환은 같은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비슷한 체격 조건을 가진 선수다. 플레이 성향은 약간 다르다고도 할 수 있지만 두 선수가 내외곽 공격을 모두 할 수 있고 수비나 리바운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소화한다는 점에서 둘이 라이벌이 되기엔 충분하다. 물론 두 선수 모두 농구를 알고하고 농구 센스가 뛰어나다는 것은 기본 사항이다. 또한 두 선수가 농구를 시작하기 전 다른 운동을 하다가 키가 커서 농구부에 스카웃이 되었다는 점도 흥미를 더해준다. 김영환은 축구를 했고 양희종은 태권도 유망주로 뽑혔을 만큼 둘 다 타고난 운동 신경을 자랑한다.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의 김영환
현재 무릎 재활중인 김영환의 가장 큰 매력은 무서운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공격에 있어서는 자신 있다”고 할 만큼 그의 득점력은 대단하다. 대학에 와서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가야고 시절 그는 종별 대회에서 49점을, 전국체전에선 무려 55점을 기록하며 득점 기계의 면모를 과시했다. 박건연 연세대 감독은 “김영환은 외곽슛이 좋고 포스트업을 잘 하는 공격이 좋은 선수”라며 김이 가진 공격 능력을 인정했다. 수비가 좋은 양희종도 자기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공격 옵션이 다양하다며 방어하기 어려운 선수임을 표현했다.
김영환의 공격은 단지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보다도 박력이 넘치고 힘이 넘친다는 특징도 있다. 경상도 사나이답게 저돌적인 돌파도 시도하고 고탄력이 바탕이 된 덩크슛으로 림을 흔들기도 한다. 여기에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정확한 3점포까지 가동해 그의 왼손의 위력을 배가시킨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가공할 득점력을 자랑하는 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아니다. 팀이 필요로 하는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도 제 몫을 충분히 하기 때문이다. 진효준 고려대 감독은 “내외곽에서 골고루 득점하기에 공격에서 비중이 큰 선수지만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도 빼 놓을 수 없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하면서 그의 존재를 높게 평가했다. 다만 진 감독은 좀 더 승부 근성이 강해지고 상체 웨이트를 좀 더 보강해서 파워도 좀 더 길러지길 원했다.
올해도 초반보다는 중반이 지나면서 자신의 모습을 찾을 것 같다고 말하는 김은 고려대가 확실히 부활했음을 알리는 선봉에 서야 한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에 그가 보여줄 다이나믹한 플레이는 고려대 농구부가 확실히 일어섰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진효준 감독이 “영환이는 작년에 비해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것이고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줄 것이다. 리바운드 가담도 더 적극적으로 될 것이다”라고 표현한 것에서도 올해 김영환이 팀의 에이스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팔방미인 멀티 플레이어 양희종
김영환이 무서운 폭발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라면 양희종은 실속 있는 플레이로 팀을 살리는 선수다.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뛰어난 양희종의 가장 큰 장점은 올라운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장과 체격 조건은 3번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지만 센터들을 압도하는 스텝과 길목을 읽는 눈, 동료의 기회를 만드는 패스 능력은 그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김영환이 힘을 바탕으로 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면 양희종의 플레이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부드럽다고 할 수 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소화하고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에서 그의 진가가 명백히 드러난다.
팀의 박건연 감독은 “팀 사정상 4번의 역할을 많이 하면서 자기가 경쟁력 있는 포지션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늦어진 것이 아쉽다. 올해는 조직적인 팀플레이 중심으로 팀을 이끌어갈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 토탈 바스켓도 구사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 줄 양희종의 역할이 절대적이다”라며 그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설명했다. 또한 안정된 수비와 리바운드, 득점의 3박자를 갖춘 양희종이 어느 역할을 특별히 잘 한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고르게 잘 하기에 그는 완성되지는 않았어도 완벽에 가까운 선수로 평가 받는다. 김영환도 “희종이는 특별한 장점을 뽑기 어려울 정도로 못하는 거 없이 다 잘 한다”며 라이벌이지만 양의 기량을 인정했다.
긴 팔을 이용한 리바운드가 좋고 무엇보다 볼에 대한 집착력과 승부욕이 강해서 장신자와 같이 리바운드를 떠도 공을 안 뺏긴다는 점은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더욱이 블록 타점도 좋아서 큰 선수를 만나더라도 높이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지 않는다.
진효준 고려대 감독은 “양희종은 어느 지도자나 제일 좋아하는 선수일 것이다. 수비에서 최선을 다하고 공격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많이 하면서 득점도 많이 하는 선수라서 위협적이다”며 그를 칭찬했다. 실제로 그가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해 긴 리치로 상대 장신 숲 사이에서 공을 낚아채는 모습은 마치 한 마리의 독수리가 공중에서 먹이를 낚기 위해 비상했다가 내려오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힘보다는 센스와 순발력 등을 바탕으로 하던 플레이에 힘이 더해지면서 파워 있는 모습도 서서히 보이는 중이다.
두 선수는 팀의 에이스이고 같은 포지션을 소화해서 유사한 면이 많지만 약간의 차이도 지닌 선의의 경쟁자이다. 하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되면 절친한 친구 사이로 바뀌었다. 2004년 영맨 대표로 처음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이들은 지난해 존스컵, 유니버시아드, 동아시아대회 등에 나란히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한솥밥을 먹었다. 뛰어난 기량을 소유했기에 국가의 부름이 있을 때마다 나란히 태극마크를 단 것이다. 차세대 한국 농구를 이끌 주역임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자를 두고 기량을 연마하며 개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이다. 상대방을 넘기 위해 더욱 부단히 연습하고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라이벌로 만났지만 상대방보다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펴는 둘은 좋은 동료이기도 하다. 개인과 팀의 자존심을 걸고 2006년을 맞이한 이들의 대결에 이목이 집중된다.
김영환
신장 / 체중: 193cm / 90kg
출신교: 마산회원초-임호중-김해가야고-고려대
장점: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폭발적인 공격력
단점: 1:1 대인마크 롤모델: 김성철
플레이 스타일: 파이팅이 넘치고 박력있는 남성적인 플레이. 힘있게 솟아올라 득점과 수비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고 외곽슛 뿐 아니라 골밑 플레이도 가능한 전천후 공격수.
양희종
신장 / 체중: 193.5cm / 91kg
출신교: 매산초-삼일중-삼일상고-연세대
장점: 공격리바운드와 탁월한 센스가 바탕이 된 수비
단점: 외곽슛 롤모델: 방성윤
플레이 스타일: 동료들을 살릴 수 있는 섬세하고 정교한 플레이. 슛과 리바운드 능력을 기본적으로 있지만 가드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패스웍까지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
최안식 기자
출처 : 점프볼 http://www.jumpball.co.kr/
첫댓글 둘 다 4픽안에 들어랏~!!!
우와...둘이가치잇으니깐 머싯다~
실제로 보면 지대 간지나겠다..키가 190이 넘으니..ㅠㅠ 나도 넘고 싶어
↑↑↑ 네, 지대 간지납니다.ㅋㅋ 김영환은 유니폼입고있는것밖에 못봐서 잘모르겠지만, 양희종은 정말....아놔..........ㅠ0ㅠ